놀이, 체험, 인성 + 선한 일

▲ 지난 4월 17일 놀체인양업 사회적협동조합과 사회적협동조합 두꺼비마을은 상호 간의 상생과 마을 교육 활성화에 협력하는 것을 골자로 한 업무협약식을 맺었다.

 4월의 봄비가 내리고 그친 오후, 윤병훈 신부님을 만났다. 비온 후 청량한 날씨 때문이었을까? 그분과의 대화는 맑고 깊고 청아하기까지 하였다. 가톨릭 사제이자 교육학자, 청주 양업고 초대교장이었던 윤병훈 신부는 교육에 대한 깊은 이해와 철학을 바탕으로 산남동에 놀체인양업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주민들 가까이 들어와 마을교육을 펼치는 윤병훈 신부의 놀체인 양업과 그만의 교육 노하우를 소개한다.

  부모나 교사들은 사실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의 교육은 아이들이 행복한 어른으로 자라기 위한 노력보다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노력을 강조한다. 이런 문제점을 지적하고 바꾸어야 한다고 공감하지만 정작 중요한 교육의 틀은 변하지 않아 여전히 많은 아이들이 경쟁에 시달리고 시들어간다. 이런 공교육의 모습에 윤병훈 신부는 교육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교육학자로서 또 성직자로서 대안 교육의 필요성을 느껴 대안학교인 양업고등학교를 설립, 운영하였다. 그가 추구해온 교육철학과 경험을 들어보았다.

  소위 S.K.Y.대학을 목표로 하는 기존교육은 아이들을 학교 밖으로 밀려나게 한다. 이 때문에 학교밖 아이들이 증가하였고 이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여 여러 사람들의 노력으로 1998년에 대안학교인 양업고등학교를 설립하였다. 학교 초창기엔 어려움이 많았다. 부적응 아이들과 퇴학생, 중도탈락한 아이들에게 책과 노트를 펼치게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학교는 사람을 길러내는 교육의 장소이고 그곳에서 놀이와 체험을 통해 학습 동력을 갖게 된다는 믿음으로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서두르지 않았다. 강제하고 통제하고 비난하고 설교하는 대신 자연에서 흙을 만지고 숲을 체험하게 하였다. 평지에서 놀다가 산악 등반을 시작하자 아이들은 조금만 고도가 올라가도 힘들다고 하였다. 그런 아이들과 보조를 맞추어 처음엔 구룡산을 오르고 다음은 속리산, 그 다음은 지리산, 마침내 히말라야까지 오르게 되었다.

어려워 보이는 일도 서로 힘을 합치면 가능해지는 기적.
  해외 현장 프로그램으로 중국을 갔을 때의 일이다. 북한주민을 돕기 위한 봉사의 일환으로 만주벌판에서 감자 줍기를 하게 되었다. 40명의 아이들은 드넓은 만주 벌판에 널린 감자에 질려 감자를 담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자포자기하고 있었다. 얼마 후 3천명의 중국 군인들이 나타나 감자를 줍기 시작하였고 금방 감자밭에는 감자 자루들로 차곡차곡 쌓여갔다. 아이들은 그 모습에 힘을 얻어 감자를 줍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어려워 보이는 미션은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게 만들기 쉽지만 힘을 합치면 거대해 보였던 일들도 아무 것도 아닌 일이 되는 순간이었다.

 

놀체인양업의 교육방향을 설명한 매뉴얼

교육은 아이들에게 강제로 시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게 만들어 자발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
산악등반 프로그램으로 지리산 정상에 오른 아이들은 힘들여 올라와 보니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북도가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산 아래에서는 돌자갈만 보았다고 하였다. 그리고는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를 알게 되자  “공부방을 마련해 주세요.”, “방종하지 않게 도와주세요.” 라고 말하였다. 체험을 통해 자발적으로 학습동력이 생긴 순간이었다. 학습 수준이 초등학교 5학년이 었던 아이들은 스스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고, 스스로 흡연터를 없애는 등 술과 담배를 멀리하게 되었다. 부모의 의지가 아니라 아이 스스로의 의지로 잘못된 행동을 끊어내고 원하는 대학을 진학하고,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삶을 개척하는 아이들이 생겨났다.
  입시위주의 경쟁구조를 통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을 통제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그 부작용으로 우울증, 은둔형 학생들, 대인관계 불안 등이 발생한다. 이는 어른들의 잘못이다. 20% 만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80%의 대다수 학생들을 위한 교육을 통해 자기주도 능력을 키워주어야 한다. 요즘 세대는 40세가 되어도 자기주도적 삶을 살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교육의 쇄신과 개혁을 통해 행복한 삶을 스스로 만들어 가기 위한 인성을 갖추어야 한다. 윤병훈 신부는 그 15년 동안 교육현장에서 대안교육을 실천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층 가까이 마을속으로 들어와 행복한 인성 교육을 실현하고자 한다. 놀체인양업 사회적협동조합에서 우리 마을 아이들이 자기주도적인 행복한 어른으로 성장해 가기를 기대해 본다.

놀체인양업의 모집 공고문
놀체인양업의 모집 공고문

 

놀체인양업사회적협동조합
홈페이지 www.nolchain.com 전화 : 043)296-5004
위치 : 청주시 서원구 산남로 68, 3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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