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이 ‘코로나19’ 이야기로 도배가 되는데 머리좀 식힐겸 딴 이야기 좀 해보려 사진을 생각했다.요즘 스마트폰 사진은 셔터만 누르면 누구나 작가가 된다. 스마트폰이 다 알아서 해주니까. 전문 가용 카메라는 지금도 상당히 어렵고 배워야 할 것도 많지만 우리 일반 시민은 배울 필요도 없다. 여기 2장의 사진은 84년 전 우리집 사진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시골 환갑잔치’ 사진은 내 외할머니 환갑잔치다.
지금은 100세 시대여서 환갑 생일은 가족끼리 밥한 끼 먹으면 그만이지만 80여년 전만 하더라도 평균 수명이 50세를 넘지 않아서 61세까지 살아 있으면 후손들이 큰 잔치를 해줬다. 온 일가친척이다 모이는 것은 물론 온 동네가 떠들썩했다.
그 중에서 사진 이야기. 우선 사진을 찍으려면 사진관을 찾아가 예약을 해야 하고 촬영 당일은 머슴이(집에서 일하는 사람) 사진기를 지게에 지고 기사는 거드름을 떨며 십여리 길도 마다하지 않고 걸어서 왔다.
가족 사진을 찍으려 온 가족이 단장하고 모이면 삼각대에 카메라를 세우고 촬영기사는 검은 천을 뒤집어 쓰고 영상을 조정한 후 마그네슘을 터트려 조명하고 찍었다.
어떤 사람들은 사진에 찍히면 혼이 빠져나온다고 피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찍힌 사진이 배달되면 가보처럼 귀히 여겼다. 사진값도 비싸서 쌀이 몇 가마였단다.

 

또 한 장 애기 돌사진은 내 돌사진이다.
6·25 사 변당시 피난 보따 리에 딸려와 이사진이 남았다.
그 당시 일제 강점기로 서울에 살았으니 사진을 접하기 쉬웠던 것 같다.
촌스런 애기 사진이지만 오래된 사진이니 재미로 봐주길 바란다.
그럼 사진의 변천사 좀 생각해보자. 우리나라에 사진이 처음 들어 온 것은 고종황제 시대였고, 일반 시민은 사진을 구경한 사람도 없었다.
세월이 흘러 이조말 →일제강점기→일본패망 →6·25사변→현재. 처음 흑백 필름 카메라 원시 적인 것에서 조금씩 발달, 흑백 필림 사진의 전성 기를 지나왔다.
우리 일반 시민이 쉽게 사진을 즐긴 것은 6·25 사변 당시 유엔군이 참여하면서 흑백카메라가 보급되기 시작했다. 컬러 사진 필름이 나온 것도 불과 45년전 일이었고 그나마도 촬영한 필름을 서울에 가야 현상·인화가 됐다.
필름카메라 전성시대였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디지털카메라는 한참 후에 나왔다.

 

▲ 피원기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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