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페 그레이스 부엌’ 이영희 대표(좌)와 오동균 신부(우). ⓒ조현국 마을기자

산남동에는 각양각색의 특별한 가게가 많다. 사람들을 사랑하는 주인을 닮은 작고 소박한 가게 ‘카페 그레이스 부엌’처럼 말이다.
  매일 한정된 수량만을 생산하는 갓 구운 빵과 스페셜 원두로 내린 드립 커피가 매력적인 이곳은 우리동네 ‘두꺼비살림’과 같은 지붕을 공유하며 운영하는 동네 사랑방이다. 이곳에 가면 두 서너 개의 작은 테이블과 딱딱한 원목의자 위로 조금 촌스럽고 소박한 느낌의 손뜨개 방석과 ‘누가 만든 걸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수제 작품들이 친근하게 손님들을 맞이한다.
  유난히 어여쁜 잔에 색 고운 차가 담기고, 소꿉놀이하듯 호밀빵 카나페가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접시를 채우면 누구나 소녀처럼 까르르 수다를 떨며 편한 사람과 즐거운 시간을 가지게 된다.

▲ 입구 유리문.  ⓒ조현국 마을기자
▲ 실내모습. 사진_조현국 마을기자

‘카페 그레이스 부엌’은 대표 이영희님의 세례명을 따서 지었는데 매번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내 돈 주고사 먹으러 가면서도 친구 집에 초대받아 가는 듯한 마음이 든다. 매일 구워내는 한정판 호밀빵과 깜빠뉴, 통밀빵은 단맛보다는 곡식 특유의 구수함과 속 편한 든든함으로 단맛과 부드러움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밀의 맛이 무엇인지 이야기하는 듯하다.

‘농가밀을 아는가?’
  농가밀은 개개인의 농부가 다양한 종류의 밀을 소규모 생산 후 종류별로 제분하여 만드는 생산 이력 자체가 특별한 귀한 밀이다. 설탕과 버터 등의 첨가물로 만들어내는 달고 부드럽고 쫄깃한 간식 빵이 아닌 밥처럼 먹는 빵을 만들기 위해 <그레이스 부엌>은 모든 빵을 농가밀로 천연 발효종 빵만을 굽는다.
  현미밥처럼 밀기울을 포함하는 100% 통밀을 제분해 만드는 통밀빵은 다양한 쨈이나 마멀레이드, 치즈 등과 함께 끼워 먹기도 하지만 올리브 오일에 발사믹 식초 몇 방울 떨군 소스에 찍어 먹으면 구수한 풍미가 일품이란다.
  글루텐이 적어 빵 만들기가 어렵다는 호밀빵은 특별한 반죽 기술과 천연발효 기법으로 구워내 미네랄과 단백질이 풍부한 빵이라고 한다. 날씨가 추운 북부 독일 쪽에 밀가루 대체작물로 키워진 호밀은 오늘날 고급빵, 건강빵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단골손님에게 얻은 팁

  마침 매장을 찾아주신 손님 –지북동에 사시는 박경옥(사진)님은 구워낸 빵을 사러 동네가 아닌 산남동에 일부러 찾아오신다고 했다. 그레이스의 빵은 먹으면 건강해지는 느낌도 들고 속이 편해 자주 찾으신다는데 질긋 거리지 않는 식감과 질 좋은 견과와 상큼한 크랜베리가 즐거운 깜빠뉴를 즐기신다고 한다. 막구운 빵에 잼도 발라 먹고, 남으면 계란 토스트도 해먹고…… 두고 먹을 빵은 지퍼백에 소분해서 냉동시켰다가 전자렌지에 2~3분 돌려먹으면 갓 구운 듯 맛나다는 팁도 아낌없이 전수하셨다.

  손님이 즐긴다는 말씀에 생각났는데 얼마 전 생청국장에 수제 요거트 만들어 둔 게 있어서 아침식사 겸 냉장고 비울 생각에 이거저거 꺼내 먹다가 깜빠뉴가 보이 길래 아무 생각없이 잼으로 착각하고 생청국장과 간장소스를 올려 먹었다. ‘유레카~ 세상에 맛있다!’ 심지어 묘하게 댕기는 어울림까지… 호기심에 생청국장과 요거트까지 올려 먹는 나를 보고 질색팔색 도망가는 딸아이도 찾지 않고 빵 두쪽을 홀라당 먹었다. ‘뭐지?’ 싶긴 하면서도 묘하게 어울려서 비주얼이 부족해도 즐거이 먹었다. 집…이니까!

▲ 천연발효종 빵

내 말을 들은 그레이스님께서 한마디 팁을 주셨는데 농가밀 천연 발효종 빵은 곡식 본연의 맛이 강하기 때문에 잼이나 마멀레이드뿐만이 아니라 고추장을 살짝 발라 먹어도 맛있다고 했다. 아~ 내 입맛이 이상한 게 아니라 다행이다. 사실 청국장과 요거트 조합이 맛있어서 살짝 고민한 데다 딸아이가 놀려서 속상했었던 기억이 있던 내게 위로가 아닐 수 없다.

▲ ‘카페 그레이스 부엌’ 간판. ⓒ조현국 마을기자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과 기도와 정성으로 만드는 치유의 빵, 스페셜 원두로 내린 향긋한 드립 커피가 마중하는곳 ‘카페 그레이스 부엌’은 산남동 ‘두꺼비살림’ 내에 있다.

▲ ‘카페 그레이스 부엌’의 빵은 매일매일 구워낸다. ⓒ조현국 마을기자

정직하고 건강한 우리 농가밀의 맛이 궁금하다면 망설이지 말고 ‘카페 그레이스 부엌’을 찾아보자.

 

∎카페 그레이스 부엌 연락처 : 010-5492-2350
∎운영시간 : 오전9시~오후9시
∎주 소 :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 원흥로72, 호반빌딩(공유공간)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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