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외길, ‘한상가득’ 이덕수 실장

▲ 산남동의 백종원, 이덕수 실장님의 요리 포스

“포항이 고향인데 울산에서 생활을 했어요. 모친이 5학년 때쯤 돌아가셨는데 아버지가 자식을 잘 돌보지 못하셨어요.
그래서 10대 후반 17~8세쯤 일찍 집을 나왔고 그때부터 요리를 배우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하고 있어요.”

‘한상가득’은 산남동 검찰청 인근에 있는 한식뷔페다. 이곳의 최진숙 사장은 산남동 입주 초기부터 아파트와 상가에서 영수 학원을 오랫동안 운영했다. 산남동 마을공동체 일에도 적극 참여하여 마을신문의 오랜 후원과 두꺼비살림 초기 출자, 저녁 타임 무료 매장 봉사도 몇 달 동안 했다. 지금은 성화동 지역아동센터와 마을공동체에 후원하고 있다. 평소 안전한 먹을거리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가 그런 성격의 한식 뷔페를 오픈 했다 해서 가끔씩 들러 밥을 먹곤 했다. 요리하는 용기에 납이 들어간 건 쓰지 않고 주로 스텐이나 유리 제품을 사용한다. “비싼 유리 용기가 자주 깨지고 무거워서 손목이 많이 아프지만 건강한 음식을 위해 원칙을 지키려고 해요.” 바쁜 와중에도 최 사장은 이덕수 실장에 대해 자주 언급했다.
“내 무릎의 은인이십니다. 다리가 아파 질질 끌며 다녔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저 일하지 말라고 우리 실장님이 음식을 알아서 다 해놓으세요. 늦잠 자라고 가게에 일찍 나오지도 말래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 고 음식 만드는 걸 좋아하고 즐기세요. 연세도 있으시고 직원인데 본인 가게, 본인 일처럼 열심히 해주셔서 제가 너무 편하고 감사 해요. 우리에겐 은인이죠. 신랑도 실장님이 건강히 오래 계셨으면 좋겠는데 너무 쉬지 않으셔서 걱정이라고 해요.”

▲ 추민재 사장의 음향 조절 후 이덕수 실장이 멋지게 노래를 부르고 있다.

 

장사의 3원칙 친절, 위생, 만족도
그는 비하동에서 버스 타고 출퇴근을 한다. 9시까지 출근인데 8시 30분이면 도착한 다고 한다. 육수도 사지 않고 그때부터 2~3 시간 동안 직접 우린다. “요리는 물론 설거지 등 일이 있으면 네 일 내 일 가리지 않고다 합니다. 힘들다고 하면 일 못해요. 내 일이다 생각하고 즐겁게 해요. 하루에 20~30 개 요리를 하는데 가공식품이나 사 온 소스 말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직접 원재료로 제맛을 내기 위해 노력해요. 말 그대로 ‘집밥’ 이죠. 한식, 양식 다 가능한데 고기 요리가 전문이에요. 특히 돼지 양념갈비가 제 전문 분야예요. 아내도 음식을 잘 해요. 지웰시티몰 1층 ‘셰프의 국수’에 가면 만날 수 있어요.
저 못지않게 솜씨가 좋아요.”
이덕수 실장은 복대동에서 가게를 운영했 었다. 돈도 벌어보고 실패도 해봤다고 한다.
“장사의 3원칙이 있어요. 첫째, 손님에게 항상 친절해야 하고 둘째, 음식의 맛은 기본이고 깔끔해야 해요. 마지막 세 번째는 손님이 음식 드시고 가면서 “잘 먹었습니다” 할 때드는 만족감이죠. 이 세 가지를 항상 생각하며 운영해야 해요. 살다 보니 힘들 때가 있더라구요. 그럴 땐 내가 왜 이렇게 밖에 못했나 반성합니다. 마음을 비우고 즐겁게 긍정적으로 살려고 노력합니다.”

“이거 맛있다. 대박 날 것 같은데?”
최진숙-추민재 사장 부부와 이덕수 실장은 하루 일과를 마치면 간단한 반주와 함께 셋이 모여 저녁을 한다. 각자 먹고 싶은 음식을 만들어 오기도 하고 새 메뉴도 개발해서 품평회도 한다. 추민재 사장이 개발한 야심찬 새 메뉴 치킨을 바로 튀겨왔다. 바삭하고 약간의 칼칼함이 깔끔하다. 치킨에 슬라 이스 마늘을 토핑하기 위해 맛 좋은 마늘을 찾아 며칠 전 단양까지 답사도 다녀왔다. 이 메뉴는 완성되면 배달까지 할 생각이다. 우연히 이 자리에 함께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조합 재미있다. 서로 본인들이 한 음식이 맛있다며 자화자찬이 폭풍 만발이다. “이거 맛있다. 진짜 맛있다. 대박 날 것 같은데?” “아 니야, 내 것이 더 맛있어.” 그러면서 서로의 메뉴를 보완하고 챙겨준다. 사장과 직원의 관계라기보다는 터울 많은 큰 형님과 막내 동생 같은, 또는 큰 오빠와 막내 여동생 같은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며 ‘힘든 하루를 이렇게 즐겁게 마무리하며 살아가는구나. 이런 분들이 만든 음식을 먹으니 그래서 그렇게 맛있었구나’ 하는 소박한 일상이 정겹게 느껴졌다.
이 실장은 “저는 노는 성격이 아니에요. 집에서 밥을 먹어도 소화 안 되고 나와서 일해야 즐겁고 편하더라구요. 오전엔 점심 준비, 오후엔 저녁 고기 요리 준비, 저녁엔 다음날 아침 재료 준비. 어차피 제가 해야 할 일이 죠. 남의 가게가 아니고 내 가게라 생각하고 일해요. 즉석 요리, 시간 걸려도 맛있게 하기 위해 바로바로 합니다. 주인 부부와 내가 삼위일체가 되어야 해요. 세 사람 마음이 맞아야 되고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려고 해요.
마음과 마음으로 이어진 관계 즉, 신뢰가 중요하죠. 소통되고 즐거워요. 셋이서 머리를 맞대고 가게를 이끌어 가야하는 상황이라 어떻게 하면 가게가 잘 될지 항상 생각합니 다. 아프지 않으면 70까지라도 하고 싶어 요.” 최 사장 왈, “2인 일체만 해도 돼요~”

 

자랑스러운 동장 표창장
누군가 얘기했다. “우리 실장님 노래도 잘해요” “그래요? 그럼 한 곡 부탁해요~” 한상가득에는 노래를할 수 있는 무대 위에 분위기 있는 피아노와 음향 설치가 되어있다.
금,토요일엔 가수의 노래 공연이 있다고 한다.
그 무대 위에 실장님이 자신감 있게 올라가 마이크를 잡았다. 빼지도 않는다. 곡목은 이정옥의 ‘숨어 우는 바람소리’. 애창곡이란다.
♬ 갈대밭이 보이는 언덕 통나무 집 창가에 길 떠난 소녀같이 하얗게 밤을 새우네♪
추민재 사장은 “에코가 약한데 그 정도면 정말 잘하시는 거예요” 한다. 떨림도 없고 너무 자연스럽게 빠져드는 실장님, 분위기 있는 풍성한 성량이다. 앞으로 무대복을 따로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 참에 가수로도 겸업 데뷔 하시죠~ “난 사교춤도 잘춰요. 배우려면 나한테 오세요.” 퀵퀵 슬로 우, 퀵퀵 슬로우. 차차차~ 능력이 다재다능 이다. 실장님 왕년에 한가락 하셨군요. “아 내도 노래 잘해요. 옛적에 전국노래자랑에서 ‘부산갈매기’로 대상 받았어요. ” 요리에 댄스에 노래에 부부가 가히 연예인 급이다. 그는 울산에 살 때 시장 표창장을 비롯 여러 상을 많이 받아 보았는데 그 중 가장 자랑스러운 것은 동장이 준 ‘동장 표창장’이라고 한다.
일상에 힘들고 지칠 때 화려하진 않아도 엄마가 차려주신 따뜻한 밥 한 끼는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와 무한한 에너지를 준다. 많은 이익보다 우리의 건강을 좀 더 배려하는 한상가득의 밥 한 끼가 그런 영양식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한상가득은 점심에는 한정식 뷔페, 저녁에는 실장님 특기인 고기 요리를 선보인다. 대패삼겹(우삼겹), 생삼겹, 돼지양념갈비, 소불고기 전골에 3000원만 추가하면 해물(낙지, 가리비, 홍합 등)이 가득한 탕이 서비스로 나온다. 5시 이후 오픈 행사시에는 또 다른 신 메뉴와 무료 해물탕, 주류 등 풍성한 서비스가 준비되어 있다고 하니 기대해 봐야겠다

 

 

저작권자 © 두꺼비마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