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차 촛불문화제를 마치고 참가자들이 단체로 찍은 사진의 한 장면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머리에 촛불을 이고 찍은 사진 말이다. 그 모습은 어두운 밤을 밝히는 반짝이는 별빛 그 자체였다. 5월 24일부터 7월 26일까지 10주 동안 매주 금요일 성화동 장전공원에 모인 시민들은 하나같이 별들이 되어 구룡산의 어두운 밤하늘을 밝히고 있었던 것이다.
10차례 열린 촛불문화제의 동력은 지역주민들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였다. 공연도 진행도 평범한 주민들이 앞장섰다. 가수로 활동하는 성화동 주민은 노래로, 색소폰· 트럼펫·대금 연주가 취미인 주민들은 악기 연주로 참여했 다. 주민들은 율동팀을 자발적으로 결성하여 참가자들과 다함께 춤을 췄다.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이 깔고 앉을 깔개는 노인정 어르신들 손에서 나왔고, 저녁 식사를 못하는 참가 자들을 위해 김밥, 국수, 달걀, 음료수 등이 모여 들었다. 문화제 개최에 필요한 경비는 참가자들이 십시일반으로 현장 에서 모금으로 마련했다.


10차례, 아니 11차례(5월 25일 두꺼비생태공원에서 열린 ‘시민문화제’ 때 촛불 행진)나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끈질기게 촛불문화제가 열렸던 이유는 무엇일까? 도시 숲 구룡산이 갖고 있는 생태적 가치를 자기 삶과 함께 하려는 시민들의 강렬한 요구를 떠올려보지 않을 수 없다. 미세먼지가 일상이 된 시대에 청주의 중요한 도시 숲으로서 구룡산은 지역 주민들과 시민들에게 ‘허파’였으며, 두꺼비가 살아 가는 구룡산은 도심 속 생태의 보고로서 생명문화도시 청주의 상징적 장소였던 것이다. 아이들의 미래와 두꺼비로 상징되는 구룡산에 사는 모든 생명과 함께 살아가려고 시민들은 기꺼이 ‘촛불’을 밝혔다. 촛불문화제가 진행되면서 아이 들의 참여도 두드러졌다. 아이들은 동요로서 민요로서 구룡산 사랑을 표현했고, 폐박스에 그림을 그려 구룡산과 함께 살고 마음을 전했다.

그런 노력의 결과, 지난 8월 19일에 구룡산 보존 문제를 다룰 도시공원 거버넌스가 마침내 다시 열렸다. 15명으로 구성된 거버넌스 위원들은 심도 있는 검토 과정을 거쳐 9월 9일에 구룡공원 추진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오는 9월 23 일부터 10월 2일까지 열리는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시의회 심사 및 확정’ 시기를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관심이 필요한 대목이다. 8월 26일에 열린 거버넌스 회의에서 구룡공원 현안을 검토할 때 추진원칙을 ‘절대 보전안’을 상정했으나 ‘보존 최우선’으로 조정되었다. 9월 2일, 9월 9일에 열리는 도시공원 거버넌스에 보존을 열망하는 지역주민 들과 시민들의 참관이 필요한 이유다. 촛불문화제 정신은 개발 위주의 청주에서 보존과 상생의 진정한 생명문화도시 청주로의 전환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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