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간 무료급식 참여해 온 최분옥씨

▶ 분평리슈빌 정문앞  토속매운탕집을 운영하는 최분옥씨
25년전 남편이 무혈성괴사증이라는 병명으로 쓰러졌다. 옛날 같았으면 앉은뱅이가 되는 병이란다. 지금은 산남동이된 분동으로 시집와서 35년째, 남편의 병간호를 10년 넘게 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아들 하나와 두 딸들을 키우고 남편이 장암동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너무도 감사했다. 당시 받은 도움을 주변사람들에게 돌려주어야 겠다고 시작한 중앙공원 노인들을 위한 무료급식 자원봉사가 벌써 10여년이 되었다. 분평리슈빌 정문 앞 매운탕 집을 운영하는 최분옥씨(60) 이야기다.

기분좋은 인터뷰를 하고 나면 늘 기분이 좋다. 이웃사람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으니. 최분옥씨는 우리 동네 토박이다. 매운탕집을 오래해서 동사무소가 있는 이쪽동네에서는 왠만 하면 한번쯤 봐온 사람이다. 아직도 다리가 조금은 불편한 아저씨는 장암동에서 벼농사를 짓는다. 분평리슈빌이 들어서면서 원래 있던 매운탕집 조금 윗 편 아담한 4층짜리 건물에 1층에는 매운탕집을, 2층에는 큰딸이 천연비누와 화장품을 만드는 공방을, 그리고 3,4층에는 가정집을 꾸렸다. 손녀딸들이 뛰어노는 2층 공방에서 만난 최분옥씨는 인자한 미소에 상상했던 그 얼굴이다.

“금전적으로는 못해도 몸으로는 뭔가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작정 찾아간 무료급식소에서는 일손이 딸렸다. 설거지며 뒷일을 시작했다. 처음에 8명이 시작했는데 지금은 17명이 함께하게 되었다. 비용은 청주에 있는 사찰들이 돌아가며 후원을 하고 자원봉사자들은 음식 만드는 일에서 식사후 뒷일을 도맡는 다고 한다. “남들이 하니까 같이 하는 거라서 대단치는 않아요” 한다. 마침 공방에서 일을 하고 있는 둘째딸 이영실씨(34)가 “우리엄마 아프셔도 나가셔요. 날씨 찌뿌둥 하면 아프시다면서도..” 하며 거든다. “우리딸을 한번 실어주세요. 천연비누도 만들고 양초도 만드는데... 초는 어디있지?”라며 주거니 받거니 하는 모습이 정겹다.

“아무래도 엄마와 같이 있으니 도움을 많이 받아요" 식당을 하는 엄마가 1층에 있으니 생활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마침 인터뷰도중 산남동 자원봉사대장 최광자씨가 도착했다. 이웃에 살고 있어 오전나절에도 들렀다 갔다고 했다. “어떤 일에도 열심이에요” 또 거든다. 역시 아파트단지와는 또 다른 일반주택동네의 따듯한 느낌이 들었다. 중년에 시작한 자원봉사활동이 이제 노인소리를 들어야 하는 10여년 세월이 흘렀어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중이다.

이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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