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남퀸덤 102동 윤용남 씨댁

산남 3지구에는 8개의 아파트 단지가 있다. 집안은 주인의 취향에 따라 다 각기 다르게 꾸미지만, 단지마다 돌아가며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번엔 어디를 가볼까? 퀸덤은 아직 한 번도 안 가봤구나. 누구를 졸라서 집을 공개하라고 할까? 역시 부탁하기가 만만한 사람은 알려진 사람들이다. 두꺼비생태공원 안내자면서 퀸덤에서 반장을 하고 있는 박수현 씨가 자기네 통장을 추천했다.

산남중학교와 마주보는 집


산남퀸덤의 2통장이면서, 요가지도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윤용남 씨(41세). 박수현 씨와 함께 그녀가 살고 있는 퀸덤 102동을 찾아갔다. 현관문을 열자 요즘 생태문화관에서 산남동 부녀회원들과 함께 한 ‘찾아가는 두꺼비학교’의 장승, 솟대 등 자연물 만들기 작품들이 조르르 늘어서서 나를 반겨준다. 편안하고 자연스런 거실에는 TV 옆에 자리 잡은 커다란 인형들이 포근함을 더해준다.

그녀는 이곳에서 남편과 중 3인 딸, 중 2인 아들과 함께 산다. 아이들은 운 좋게도 둘 다 산남중학교에 배정 받았는데 학교가 바로 코앞이다. 거실 유리창을 열고 손을 흔들면 학교에 있는 아이도 마주 손을 흔들 수 있을 만큼 가깝다. 학교가 가까워서 오고가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니 참 좋겠다. 우리 학교 다닐 때 보면 먼데 사는 아이보다 오히려 학교 가까운데 사는 아이들이 지각을 잘하던데 이집 아이들은 어떨까? 큰딸은 느긋하게 8시 10분쯤 집을 나서고 아들은 그전에 서둘러 학교에 간다고. 같은 배에서 나왔어도 성격은 다 다르니 신기한 노릇이다.


통장 & 요가강사

통장을 하면서 요즘 푸르지오 노인정에서 요가봉사도 하고 있는 그녀는 큰 키에 까무잡잡한,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하는 건강미인이다. 나이보다 탄력 있는 몸매는 운동을 열심히 한 덕분이리라. 전에는 분평동에 살다 이곳으로 이사 왔는데 그전부터 산미분장동사무소로 요가를 배우러 다녔다고 한다. 전문요가강사 자격증을 딴 건 아니지만 요가를 배우고 산미분장동 ‘요가봉사대’에 들어가 봉사활동을 한 지도 벌써 4년째다. 통장을 겸하고 있는 주부로서 시간 내기가 쉽진 않지만, 남에게 도움을 주는 보람 있는 일이라 그만두질 못한다. 


요가는 운동이라기보다 수련이란다. 높은 데 있는 것을 끌어내리고 낮은데 있는 것을 끌어올리고 복식호흡을 하며 명상을 한다. 어떻게 가르치는지 궁금해 가르쳐달라 하고 그 자리에서 따라해 보았다. 어르신들의 연세를 고려해 가볍게 만든 동작들이다. 어깨, 팔도 두드리고 박수도 치고 스트레칭도 하고 한 5분이나 했을까, 잠깐인데도 몸이 개운해지는 듯하다. 요가는 자신의 몸에 맞춰 해야 병이 안 난다고. 안 되는 걸 무리하게 따라하면 그 부분에 덜컥 병이 생긴다. 천천히 시간을 들여 꾸준히 해야 몸이 편안해진다. 제대로 하고 싶은데 오늘따라 치마를 입고 온 게 아쉬웠다. 매주 화요일 11시에 푸르지오 노인정에서 무료로 한다니 시간이 있고 건강해지고 싶은 사람들은 참석하면 되겠다.


이사 오면서 사람들도 알고 싶고 소일거리 삼아 통장에 지원했다. 할 일도 많고 가끔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불평하는 주민들이 있어 마음 상할 때도 있지만 열심히 하고 있다. 남편은 그녀가 바쁠 땐 청주시민신문을 대신 돌려주기도 할 정도로 든든한 지원군이다. 산미분장동사무소에서 라틴댄스도 배우고 있다는 그녀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동사무소에 이런 좋은 주민프로그램들이 있는 줄 모른다며 안타까워했다.

앞으로 노인복지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그녀는 ‘요양보호사’ 자격증도 땄다. 곳곳에 나와 내 이웃을 돌보며 열심히 사는 그녀 같은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 사회는 아직도 희망이 있다.

저작권자 © 두꺼비마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