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빈이의 서울여행기

친구와 단둘이 서울여행. 이렇게 작은 일 같은 일로 이렇게 큰 벅참을 경험한다는 것이 내게는 신선한 경험이다.
부끄럽지만 아마도 지금까지 한 번도 나 스스로 여행계획을 짜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학교절친 다섯명이 1박 2일로 떠나기로 했던 서울여행. 부모님의 반대, 종교생활 등의 이유
결국 둘만 쓸쓸히 당일치기로 출발하게 되었다.
굳은 의지를 보여드리고 꼭 즐겁고 보람차게 다녀오고 싶은 마음을 가득 담은 여행계획서를 들고 아쉽지만 실망하지 않고 고고!!!
서울 시티투어버스를 타는 것도 아니고 가이드가 우리와 함께 가는 것도 아니었지만 우리 스스로 갈 곳도 먹을 곳도 정하고 교통과 거리까지 고려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만의 힘으로 계획한 여행이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KTX를 타고 우리가 처음 향한 곳은 경복궁!!! 그런데 서울 지하철을 타고 내리니 우리 앞에 나타난 궁이? 잉? 창덕궁? 잘못 내렸나?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창덕궁에서 구경하자!!이게 바로 자유여행의 묘미 아니겠냐? 며 마음을 달래는 찰라에 운좋게,
반갑게 만난 궁궐 앞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도 인증샷 찰칵! 궁을 산책하느라 백년 된 설렁탕이 백년만에 먹는 밥인것처럼 더 맛잇었다.
이번엔 동묘시장으로 가자!! 여러 구제물건들과 옷을 파는 시장에서 옛스럼움을 즐기며 신나는 쇼핑! 나는 소원했던 예쁜 청자켓도 싸게 샀당 ㅎ
서울에 와서 홍대를 놓칠 순 없지. 활기찬 거리와 방탈출 카페에서 탐정이 되어 탕!탕!. 난생 처음 본 VR게임장도 신선했다.
역시 서울이 넓기도 재밌기도 최고구나!


홍대 여기저기 먹거리도 먹고 쇼핑도 하고 가족 선물도 사고, 저녁은 맛집으로 유명한 엉터리생고기 고기 무한리필로 푸근푸근. 이제 배도 찼으니 서울야경 보러 가실까요? 남산타워에서 케이블카도 타고 반짝반짝 야경 앞에서 찰칵! 아~ 돈이 모자라서 친구랑 우정, 성공 기원 자물쇠는 채우지 못했지만  ‘꼭 꿈을 이루자!’  마음속으로 철컥 자물쇠를 채웠다.
참, 오늘 새롭게 생긴 꿈 하나! 20살이 되면 홍대 근처에서 살게 되기를~^^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씨에 기차타고 돌아오며 친구와 나는 감성폭발.
오송역에 도착해 소복한 눈을 밟으니 이 세상에 불가능이란 없을 것 같은 아주 거창한 깨달음이 생겼다.
또 직접 모든 계획도 짜고, 직접 부딪치며 수정하고 도전한 값진 경험이었고 함께라서 든든했던 친구와의 우정, 또 오늘 하루 엄청나게 걸어다니며 엄마아빠가 데려다 주시는 일상속의 감사함을 느꼈다.

쪼개어 산 선물들을 가득 펼쳐놓고 열흘 같은 하루의 무용담을 펼치느라 또 한 번 여행을 다녀온 느낌이다
서울부터 세계일주까지?, 서울부터 뉴욕까지?
오늘을 시작으로 일년의 한번씩은 나만의 여행을 떠나고 싶어졌다.
10년이 지날 즈음 권규빈의 여행일기책을 혹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를 믿어주시는 든든한 부모님과 함께 할 친구가 있으니 가능하겠지?
이 다짐을 하고자 이 글을 쓴다.
하루는 결코 짧지도 하루의 추억이 결코 작지도 않았다.
작지만 마음속에  큰 추억과 깨달음을 찾으러 떠나보자.
꼭 지켜지진 않더라도 세밀한 계획과 또 계획과 다른 세상 앞에서 할 수 있다는 도전정신 그리고 믿어주시는 부모님과 단 한명의 친구만 있다면 누구나 가능한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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