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교육지원청 류재황 교육장 인터뷰

두꺼비마을신문은 2018년 새해를 맞아 ‘우리동네 공공기관을 찾아서’라는 특집을 꾸린다. 주지하듯이 산남동 두꺼비마을은 천혜의 환경 마을 외에도 교육청, 법원, 검찰청사가 있는 교육-법조 타운이기도 하다. 이에 지역주민들이 우리 동네에 있는 공공기관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상호 존중의 마음으로 상생할 수 있도록 해당 기관장을 찾아 인터뷰를 진행한다. 그 첫 번째 순서로 청주교육을 이끌고 있는 류재황 교육장을 만나보았다.

▲ 교육장실에 만난 류재황 청주교육지원청 교육장. ⓒ조현국

 행복교육지구 사업’이 중점 사업인 것 같습니다. 올해 사업과 애로점은 무엇입니까?
“당장 해야 할 사업이 ‘내고장 문화 탐방’ 사업과 작년에 했던 것 중에서 지역연계 학생 동아리 활동하고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동아리 사업이 있어요. 작년부터 판을 벌려놓았는데, 학교와 지역사회가 어떻게 잘 소통하느냐가 문제입니다. 행복교육활동가들과 선생님들이 힘을 합치는 게 관건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역과 연계된 동아리가 학교로 들어오면 선생님들 업무가 과중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최근 뜨거운 관심사가 자유학기제 자유학년제인 것 같습니다. 자유학년제의 경우, 언론 보도를 보면 충북은 저조하다고 하는데, 교육장님이 보기에는 어떤가요?
“자유학년제는 올해는 시범 운영입니다. 자유학기제가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다고 정책적으로 판단하여 시행하는 것입니다. 자유학기제를 일정 부분 운영해보니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그래서 올해는 자유학년제를 한번 해보자고 하는 것이다. 한 학기가 아니라 한 학년을, 그리고 전국적으로 다 확대하기 힘드니까 시범적으로 몇 학교만 시행하는 것입니다. 청주의 경우, 미원중과 용성중 등에서 신청하여 시행합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아직도 불안해합니다. 국영수 가지고 내신 관리하는 것에 익숙해 있어 애들 공부 안 시키고 체험활동만 다니고 하는 것에 불안해하는 것이죠. 하지만 중학교 1학년 시기에 시험 부담 없이 자유스럽게 자기 진로에 대한 탐색도 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런 다음에 그 목표를 향해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해 나가자는 것이 자유학기제의 취지입니다. 예전처럼 무조건 공부해라, 좋은 대학가면 훌륭한 사람이 된다는 논리로 진행되는 암기 위주의 교실 수업이 아니라 지식들을 어떻게 창의적으로 융합하고 창의적으로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 가느냐 하는 것이 자유학기제, 자유학년제 시대의 수업 방식입니다. 아이들이 체험하고 토론하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교실 수업 자체가 토론 수업으로 바뀌어야 하고, 이 때문에 한 학기 동안 선생님들이 고생을 굉장히 많이 합니다. 교실 수업에도 개혁과 혁신의 바람이 지금 불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도 선생님들이 이대로는 안 된다,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공감하고 있습니다. 자유학기제 혹은 자유학년제가 자연스럽게 정착되면서 성공할 것이라 봅니다.”
 

행복교육지구 사업 외에 ‘청주교육의 수장’으로서 중점을 두고 펼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요?
“교육 격차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를 가장 큰 숙제로 가져가고 있습니다. 청주가 충북교육의 58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으나, 청주에 막상 와서 보면 구 청원과 청주시가 교육격차가 큽니다. 또한 청주시 내에서 원도심과 신흥 대단위 주거단지 학교하고 격차가 커요.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 시설 환경을 개선하고, 행복씨앗학교 등 좋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격차가 해소되는 걸 목격하게 됩니다. 열악한 학교를 집중 투자하여 시설 환경 개선을 최우선적으로 해주고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불균형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
이라 봅니다. 그 다음으로는 특색있는 독서교육 사업을 계속해 나갈 계획입니다. 아이들을 위한 교육 핵심은 인성이 잘 갖춰져야 하고 그 다음에 일찍 자기 꿈을 찾고 꿈을 쫓아서 자기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인성을 갖추고 진로를 정하는 데에 있어 간접 체험이 중요하고, 그 간접 체험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라고 보니까요.”

▲ 류재황 교육장이 대담자에게 청주교육 현황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김동수

처음 부임(2017년 3월)하셨을 때 교육청에 울타리도 없고, 또 주민들이 교육청 주차장에 주차하고 인근 식당에 가는 모습이 낯설지 않았는지요?
“제가 처음 부임해서 청사 주위를 한 바퀴를 돌다보니까 잔디가 중간 중간에 훼손이 되어 길이 나 있던 거예요. 보니까 주민들이 교육청에 주차하고 식당갈 때 빠른 길로 가려고 하다 보니 그렇게 길이 난 것이에요. 그래서 직원들과 상의해서 주민들이 다니는 길이니 길을 내어주자, 그래서 블록을 깔아주고 철쭉으로 빈자리를 보식했어요. 그랬더니 1년이 지났는데 보니까 잔디가 하나도 손상되지 않았더군요. 교육은 당연히 지역주민과 함께 가야합니다. 그것이 행복교육의 핵심입니다.”

산남동 두꺼비마을 아파트에는 작은도서관이 많습니다. 마을의 독서 분위기가 더욱 진작될 수 있게 책 한 권 소개해주신다면?
“저는 어려서부터 책을 읽기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공무를 하다 보니 책을 옆에 쌓아놓고 있으나 책을 읽을 시간이 없어 아쉽습니다. 요즘 읽은 책은 ‘책읽는 청주’에서 추천한 『시를 잊은 그대에게』(정재찬, 휴머니스트, 2015.)인데요, 굉장히 좋더라구요. 한양대 교수님이 저자인데, 공대 법대 의대 학생들 등 시를 잘 안 읽는 학생들에게 시를 재밌게 설명해주는 책입니다. 아이들에게 시가 갖고 있는 깊은 뜻을 쉽게 이해시켜 주는 책이라 추천해드립니다.”


두꺼비마을신문은 학생 독자들도 많고 또한 청소년기자단도 있습니다. 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교육장님의 좌우명과 좋아하는 경구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제가 학창시절부터 갖고 있는, 또 제가 담임을 하거나 학교 현장에 있을 때 항상 급훈으로 썼던 게 안창호 선생님이 말씀하신 ‘애기애타(愛己愛他)’입니다. 안창호 선생님은 내 자신을 인정해야만 그렇게 되면 남을 배려하고 사랑을 베풀 수 있다, 그 남이 이웃이 될 수도 있고, 국가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하셨어요. 중학교 때 선생님께서 해주셨던 말씀이었는데 저에게 굉장히 크게 와 닿더라고요. 그때까지만 해도 제가 조금 내성적이고 나서지를 못했어요. 그 말을 듣고 ‘나’부터 인정하고 나니 자신감이 생기더군요. 제가 평생 가지고 가는 글귀입니다.”

예정된 인터뷰 시간은 30분이었다. 그러나 청주 교육 현안에서 개인 관심사까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기고 말았다. 청주 교육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역주민들과 함께 행복교육을 실현해나가려는 류재황 교육장의 중점 사업은 현재 진행되는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그의 교육 철학과 행정으로 인성을 갖추고 자기 진로를 찾아나가는 학생들이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인터뷰 및 정리_조현국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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