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진 배첩장인의 옹골진 삶의 이야기

▲ 배첩장 홍종진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제 7호. 작품의 생명을 되살리고 결과물을 보고 놀라는 사람들을 보며 기뻐하는 장인. 돈을 보고 시작했다면 배첩을 시작하지 않았을 거라는 소신. 이는 50년이 넘도록 배첩의 명맥을 이어가는 데 살아온 홍종진 배첩장인을 설명하는 수식어다.
홍종진 배첩장인은 15살에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윤병의 선생님께 약 10년간 배첩을 배우기 시작했다. 재료를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풀을 쑤는 것, 칼을 가는 것, 배접 방법까지. 단계별로 천천히 배웠지만 당시 종이 등의 재료가 귀해서 배첩을 배우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어깨 너머로 배첩을 배웠던 그가 현재는 배첩전수교육관 설립을 계기로 제자를 양성하면서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배첩의 이모저모 

▲ 배첩전수 교육관 내부전경
그림이나 글씨에 종이나 비단 등을 붙여 족자·액자·병풍 등을 만들어서 아름다움은 물론 실용성과 보존성을 높여주는 전통적인 서화 기법. 우리는 이것을 가리켜 ‘배첩’이라고 한다. 중국 한나라 때가 기원으로 알려진 배첩은 중국 당나라 때에 한층 발전하여 정립단계에 이른다. 우리나라에 어떻게 전해졌는지는 모르지만 고구려 고분벽화의 병풍그림으로 보아 삼국시대 때 전해져서 한국 배첩의 기초가 형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배첩은 통일신라와 고려를 거쳐 꾸준히 발전하였으며, 조선시대에는 배첩장이라는 전문가가 등장할 만큼 성황을 이루었다. 이들은 배첩 기술을 전승 보존하기 위하여 중요무형문화재로 현재 기술을 보존하고 있다. 배첩의 재료에는 풀·한지·비단·목재·축·축머리·장식·등황·먹 등이 쓰인다. 풀은 종이와 함께 가장 기본적인 재료이다. 한국 배첩에서는 밀가루로 풀을 쑤고 녹말을 완전히 내린 후 말려서 가루로 보관하고, 필요에 따라 꺼내 묽게 쑤어 사용하는 독특한 풀쑤기법을 고수한다.
제작기법은 액자·병풍·족자·장정 및 고서화 처리의 다섯 가지이다. 속지가 손상된 것은 상태에 따라 세탁하거나 그냥 배첩하고, 표지는 형식·재질·색에 맞추어 준비하고, 끝으로 붉은 실로 다섯 군데를 맨다. 특히, 고서화 처리는 높은 안목과 기술을 갖춘 배첩의 최고 경지를 요한다. 작업과정은 분해-가배접-세탁-배접으로 이루어지고, 경우에 따라 손상된 서화 부분에 붓을 대는 수정작업이 따른다.


현대 문화의 적응에 노력하는 배첩 

▲ 풀을 보관하는 풀항아리
홍종진 배첩장인은 배첩의 예스러운 것도 중요하지만 현대 구조에 맞게 연구해야 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점점 잊혀져가는 배첩 문화를 아파트에 맞는 액자 등의 공예품을 제작하고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현대 주거 구조에 맞게 계속해서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지난달 24일, NGO 센터에서의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홍종진 배첩장인은 이 강의 등을 통해 배첩이 시민들에게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특히 어린 아이들과 학생들에게 많이 어린 아이들과 학생들이 배첩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조선시대 서화의 융성과 왕실 및 문중이 조상의 초상을 모시는 유교적 정신을 바탕으로 주목받았던 배첩. 이제는 한국 전통 한옥의 구조에 맞는 병풍에 그치지 않고, 높은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선 현대 사회에 배첩이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주목된다.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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