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여섯 살 되던 해 어느 날, 덧셈 뺄셈을 가리키던 엄마가 “여기 빵 열 개가 있는데 현교가 다섯 개를 먹었어요. 빵은 몇 개가 남았나요?”라고 물어보니 “다섯개 남았어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쌍둥이 동생 은교에게 똑같이 문제를 내어 보았습니다. “여기 빵 열 개가 있는데 은교가 다섯 개를 먹었어요. 빵은 몇 개가 남았나요?”라고 물어보니 “뚱돼지 되지요”라고 대답했던 은교. 

쌍둥이 자매인 은교와 현교는 이제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빵 다섯 개가 남았다고 똑부러지게 대답했던 현교는 반에서 1등을 놓치지 않는 우등생이 되었습니다. 시험보기 전에는 1등을 놓치지 않으려고 밤을 새워가며 공부하고, 덩달아 부모까지 아이의 비위를 맞춰주어야 했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성적이 나오기까지 온갖 스트레스를 부리면서 부모를 힘들게 합니다. 반면 은교는 내일이 시험이라도 평상시처럼 공부하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부모를 힘들게 하지도 않습니다. 직장생활로 지친 부모님들을 위해 틈틈이 집안일을 도와주는 은교, 부모님 결혼기념일 또는 생일에는 사랑이 담긴 깜짝 편지와 애교로 부모님의 엔돌핀이 되었습니다. 공부 잘하는 현교보다 부모마음 알아주는 은교가 더욱 사랑스럽다는 쌍둥이 엄마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현교와 은교 중 누가 더 마음에 와 닿는지요?

어린이집에서 또래 아이들 중에 유난히 친구들이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가만히 살펴보면 친구들에게 친절하고 친구가 넘어지면 많이 아프냐고 물어봐주기도 하고 놀이 시 친구에게 양보도 잘해주는 친구였습니다. 공감능력이 뛰어나므로 친구가 아파하면 시묵룩해서 친구옆에 앉아있고 친구가 좋아하면 덩달아 좋아하면서 늘 여러명의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이런 아이들은 정서지능이 높은 아이들입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내 아이가 이런 아이기를 원합니다. 학부모 상담 시 부모님이 가장 궁금해 하시는 점은 내 아이가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는지를 제일 궁금해 하십니다.

정서지능은 형성시기가 중요합니다. 영유아기 때부터 친구들과 관계를 제대로 맺지 못하는 아이는 친구들로부터 거부당하고 부적응 행동을 보이게 됩니다. 이러한 부적응은 청소년기와 성인기까지 이어지므로 타인과 관계를 처음 맺는 유아기 경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인터넷상의 소통이 많아 공감능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엄마가 힘들고 지칠 때 아이가 무엇인가 집중하게 하려고 핸드폰의 게임이나 아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 등으로 시선을 고정시키는 부모들이 가끔 계시는 것 같습니다. 잠시 아이는 부모를 힘들지 않게 할지는 몰라도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아이에게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낳게 하는 육아방법입니다.

우리 아이 공감능력은 어떻게 키워야할까요? 엄마는 아기와 끊임없이 눈을 맞추고 스킨십을 하며 생애 최초의 공감 능력을 쌓는 것을 시작으로 부모-자식 간의 애착이 얼마나 긴밀했느냐 여부가 공감 능력을 키워주기도 하고 줄이기도 하는 시작점이 됩니다. 부모는 평상시 구체적인 단어와 표정과 행동으로 적절한 감정을 표현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아이도 부모와 함께 다양한 감정을 솔직히 표현해 볼 수 있도록 노력해 봅니다. 마치 배우들이 배역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경험하듯이 아이들 또한 역할놀이를 통해 타인을 공감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수 있습니다.

공감 능력이 부족한 아이는 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다른 사람의 감정에 민감하지 못하기 때문에 타인에게 상처와 고통을 주고도 죄책감도 느끼지 못합니다. 공감은 결국 상대방을 감동시키는 소통에너지이므로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성공한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부부가 공감으로 소통하고, 내 자녀와 공감으로 소통하는 부모 밑에서 자라나는 아이는 가슴이 따뜻하며 사회에서도 공감하고 소통할 줄 아는 아이로 자라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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