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도서관문화재단 준비위원회는 일단, 책을 좋아하고 누군가에게 책을 권하며, 책 속에 미래가 있다고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그리고 청주에 책마을도 좀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책 좀 사랑하는 사람들, 우리는 그래서 기획된 출판도시 파주로 향했다.

른 아침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출발하기로 한 시간 아침 7시30분, 늦은 사람 없이 용암동 초롱이네 도서관으로 다들 모였다. 책소풍이란 언제나 즐거운 나들이다. 소풍에 휴게소가 빠질 수 없지 않은가. 우리 회원 하나하나는 모두 재능이 출중하다. 산남계룡리슈빌 황경옥 샘은 책을 사랑하면서 게다가 샌드위치도 이렇게 잘 만들 줄이야...... 휴게소에 빠질 수 없는 삶은 달걀까지... 역시 삶은 달걀이라 했던가.
 
▲ 파주 출판단지 내에 있는 '지혜의 숲'. 내부를 돌며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들었다.
을 품은 도시 파주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를 반긴 곳은 파주출판도시의 산과 같은 서가 '지혜의 숲'이었다. 누군가는 책의 무덤이라고 한다고 하지만 지혜의 숲을 설명해 주신 파주출판문화재단의 선생님은 이 서가에서 '책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많이 한다고 한다. 책은 그 사람의 인생이며 삶 그 자체라고 말한다. 그는 한낱 시체처럼 진열되어 있는 책, 그 책에서 매일 인생을 읽곤 한다. 또 ‘지혜의 숲’ 옆에 새로 둥지를 틀은 '어린이책 예술센터'를 둘러보는 자리에서 출판문화, 독서문화가 일상인 도시를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관심과 합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좋은 얘기와 우리지역에서 귀감으로 삼을 많은 것을 둘러보고, 아름다운 가게의 수입에 많은 기여를 한다고 하는 중고책서점 '보물섬'에 들러 나는 이사할 때마다 폐기처분해 오던 소설책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천명관, 김연수 작가의 소설을 2권 샀다.
 
 
 
혜의 숲’ 건물 2층에는 직원과 방문객을 위한 작은 식당이 있다. 먼 거리를 달려온 우리로서는 시간을 아끼는 차원에서 구내식당에 들어갔다. 식당은 크지 않았고, 번잡하지도 않았다. 맛은 우리집 식탁을 옮겨 놓은 것 같은 편안하고 익숙하지만 맛있는, 그런 점심식사였다. 이곳을 방문하게 되면 구내식당을 적극 권하고 싶다.
 
▲ 보리 출판사 윤구병 대표와 직원들이 건물 이곳저곳을 설명해 주고 책과 관련한 다양한 얘기를 나누었다.
점심 식사 후 우리 견학의 하이라이트 '보리출판사'에서 윤구병 대표를 만났다. 윤 대표는 “보리출판사는 더디지만 인간과 목숨을 주고 받는 나무를 베는 가치가 있는 꼭 필요한 책을 출판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가 방문한 시간은 3시 50분, 편집실에 들러보니 마감을 서두르고 있다. 보리출판사의 퇴근시간은 오후4시로 6시간 근무한다. 이는 윤 대표의 다른 출판사와 경쟁하지 않으며 세상에 꼭 필요한 책을 만드는 출판철학, 그의 삶의 철학을 온 몸으로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이제 파주에서의 마지막 여정으로 '평화를 품은 집' 도서관에서 맛있는 책수다를 하였다. 출판도
▲ 평화를 품은 집 내부
시 내에서 15년간 작은도서관을 하다가 이 곳(다소 시골?)으로 자리를 옮겨 평화를 읽어주는 도서관을 지었다고 한다. 시골 언덕에 위치한 이 도서관은 자연과 함께 서 있는 그래서 경사들이 그대로 도서관이 된 집을 보게 되었다. 이 곳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제노사이드 전시관을 통해 평화를 전하고 있다. 다락갤러리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세월호가 우리를 분노하고 여전히 아프게 하였다. 임진강에서 직접 잡은 매운탕으로 저녁을 하고 늦게 청주로 출발하였다. 파주 문화마을 헤이리 커피는 다음으로 기약하고 아쉬운 일정을 모두 마쳤다.
 
주는 우리에게 평화, 통일이라는 주제로 한번 쯤 방문하였을 것이다. 새롭게 다가온 출판도시는 우리에게 많은 즐거움을 선사하였다. 다음에는 지혜의 숲 2층에서 책을 베개 삼아 한번 잠을 청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청주에서도 지혜의 숲이 생기고, 평화를 품은 도서관이 생기고, 거리에서는 책파티가 열리고, 그리고 책읽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손은성(충북여성살림연대 사무국장)
 
 
*제노사이드(Genocide)란?
특정 집단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절멸할 목적으로 그 구성원을 학살하는 행위를 말한다. 보통 집단 학살(인종 살해) 이라고도 한다. 인종 또는 부족을 뜻하는 그리스어 ‘Genos-'와 살인을 뜻하는라틴어 ’cide-'의 합성어이다.
 
제노사이드라는 용어는 법률학자이자 변호사인 라파엘 렘킨Raphael Lemkin(1900-1959)에 의해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유대계 폴란드 사람인 라파엘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대항하여, 국제 사회에 나치의 조직적 살인을 고발하기 위한 방법을 계속 모색하였다. 그러한 노력으로 1944년, 국제법상 집단 학살을 범죄 행위로 규정하도록 하는 법안을 제안하였다.
이듬해인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독일의 반인륜적 범죄 행위를 처벌하기 위해 이른바 ‘뉘른베르크 재판’이 열렸다. 이 재판에서 비로서 나치 수뇌부가 자행한 범죄 행위가 제노사이드로 인정되었다.
또한 이러한 반인륜적 행위가 더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국제 사회의 의지에 따라 1946년 12월,국제연합UN 총회에서 제노사이드가 국제법상범죄 행위라는 사실을 선언하게 되었다, 이어 1948년 12월, 제노사이드에 관한 협약인 ‘제노사이드 방지 및 처벌에 관한 협약Convention on the Prevention and Punishment of the Crime of Genocide'을 승인하였다. 제노사이드가 공식적으로 국제 범죄로 규정된 것이다. 1951년 1월, 이 협약이 발효되었으며, 우리 나라에서는 1951년 12월에 발효되었다. 이로써 118개 나라가 제노사이드를 방지하고 처벌할 의무를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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