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직한 공간, 주민 활용도 높은 인테리어 주민이 원하는 강좌 마련해 놓고 있어

‘우리 마을 도서관이 좋다’

청주지역 작은도서관 169곳. 5~6년 전만에도 생소하게 들리던 작은도서관이 이제는 169곳에 이른다. 말 그대로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아파트마다, 교회마다, 또 공공시설마다 작은도서관을 쉽게 볼 수 있다. 물론 공간만 덩그러니 있고 전혀 활용하지 않아 애물단지로 전락한 곳도 있다.
하지만 작은도서관이 있음으로 해서 주민들은 모일 수 있었고 또 마음을 모아 공동체를 위한 작은 불씨도 피어날 수 있었다. 단순히 책을 보는 공간이 아니
▲ 이선자 대원2차 칸타빌작은도서관장
라 소통의 공간, 공동체를 위한 장소, 이른바 사랑방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산남동 8개 아파트의 작은도서관은 자타가 공인하는 모범도서관이다. 공간 활용은 물론 주민참여, 공동체 형성에 일조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사랑방’이라는 말 그대로 주민들의 사랑을 톡톡히 받고 있는 산남동 8개 아파트의 작은도서관을 차례대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
 
 
대원2차 칸타빌작은도서관
산남동 대원2차 칸타빌작은도서관은 30여 평 규모에 탁 트인 공간, 깔끔한 나무 바닥과 심플한 의자, 널찍한 책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 ‘모던’한 느낌이다.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도 있고 사색에 잠긴 사람들, 마루에 누워 장난을 치는 아이들, 조용히 책을 꺼내 읽는 사람도 있다. 사랑방처럼 아늑하게 꾸며놓은 마루에는 쿠션도 있어 누구라도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다.
올해로 문을 연지 6년째를 맞고 있는 칸타빌작은도서관에는 8000여권에 이르는 아동 및 성인도서가 구비되어 있다. 사실 기존의 작은도서관은 아이들 공간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프로그램이나 도서도 아동에 치우쳐 있어 마을의 사랑방이 되기엔 다소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이선자 관장은 “아파트 도서관에는 볼만한 책이 없다고 대부분 생각하는데 칸타빌은 그렇지 않다”며 “대원2차 칸타빌은 518세대로 그리 큰 규모의 아파트는 아니지만 주민들의 연령대가 60~70대까지 골고루 분포되어 있어 다른 도서관과는 달리 성인도서를 꽤 많이 구비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매달 일정금액을 정해놓고 주민들이 원하는 도서를 중심으로 베스트셀러 및 신간도서를 꾸준히 구입하고 있다고.
현재 칸타빌작은도서관에서는 이선자 관장을 비롯해 권명자, 박선주, 유정원, 박순천, 이영애, 박향미, 김정애, 홍수미 씨 등 모두 9명의 봉사자가 교대로 도서관 지킴이 및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작은도서관은 공동체 형성의 첨병
브라질의 대표적인 빈민촌이었던 꾸리찌바 시에는 100개가 넘는 작은도서관이 있다. 꾸리지바에서 작은도서관의 역할은 한마디로 ‘문화의 횃불’ 그 자체라고 한다. 도서관이 공동체 형성을 위한 매개자일뿐 아니라 지역민들의 지식과 정보습득을 위한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도서관 역할과 주민들의 역량 등에서 볼 때 브라질의 빈민촌 상황과 우리 청주지역은 당연히 다르다. 하지만 작은도서관이 수행해야할 역할과 위상은 대동소이하다고 할 수 있다. 책을 매개로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고 ‘어울림’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작은도서관의 장점이자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이의 일환으로 칸타빌작은도서관에서는 주민들이 원하는 다양한 강좌를 마련해 놓고 있다. 책 읽어주기, 한국사, 레고 등 주민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개설, 꾸준히 운영하고 있는 것. 이선자 관장은 “앞으로도 주민들이 원하고 더욱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개설할 계획”이라며 “작은도서관은 지역‘주민들의 만남, 소통, 교육의 장소인 만큼 가까운 이웃집에 놀러가듯 편안하게 이용하면서 읽고 싶은 책들을 맘껏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kb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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