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전 마지막 수업. 아이들은 중학교에서의 첫 겨울방학을 맞이한다. 2월 등교일이 일주일도 채 되지 않으니 실은 1학년 마지막 수업이나 다름없다. 학교에 적응하고 새로운 친구들 사귀느라 바짝 긴장하고 애쓰던 3월의 아이들을 떠올리면 몇 해나 지난 이야기처럼 아련하고 웃음이 난다.

한 해 동안 아이들은 더불어 무엇을 느끼고 배우고 얼마나 성장했을까? 아이들에게 겨울방학 동안 ‘나의 인생을 소개합니다.’ 라는 제목으로 자기 소개서를 써보도록 하였다. 예전의 자기 모습, 시도와 변화, 지금의 모습, 앞으로 되고 싶은 모습이 드러나도록 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성품을 찾게 했다. 과제 설명을 듣고 민이가 손을 번쩍 든다.
민: 선생님, 저는 성품이 하나도 없는데요?
나: 음, 민이 너한테 적합한 성품이 없다는 거야?
민: 네. 없는데 어떡해요?
나: 그래. 하나도 없다 싶으면 막막하겠다. 얘들아, 민이가 지금 자기에게 적합한 성품이 없다고 말하는데 이렇게 말하는 민이는 어떤 성품으로 보여?
아이들: 솔직해요. 당당해요.
나: 아, 솔직하고 당당해 보이는구나.
범: 확실해요.
나: 확실하다고?
범: 네. ‘없는 거 같다.’ 가 아니라 ‘없다.’고 확실하게 말하니까요.
아이들이 너도 나도 민이의 성품을 찾아준다. 매일같이 싸우던 녀석들이 어느새 서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아 가고 있다.
과제를 알려주고 한 해 학교생활을 서로 인터뷰하는 시간을 가졌다. 친구들에게 묻고 싶은 질문을 찾아 적고 네 명이 모여 앉아 하나의 인터뷰 질문에 돌아가며 답을 한다. ‘1년 동안 어떤 목표를 가지고 살아왔습니까?’, ‘1학년 생활 동안 가장 외롭고 힘들었던 일은 무엇이니?’, ‘내일이 크리스마스인데 솔크(솔로 크리스마스)라면 뭐하고 지낼 건지?’ 아이들의 질문은 참 기발하고 다양하다.
현: 지금 우리학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진: 어, 괜찮아. 처음에 나 혼자 배정받아서 싫었는데 지금은 우리 반 애들이랑 다 친해지고 좋아.
나: 현아, 그 질문이 너에게 특별히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궁금한데 말해줄 수 있어?
현: 저도 처음 3월에 되게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학교가 좋아졌어요. 그래서 다른 애들은 어떤지 궁금했어요.
흥미로워하던 아이들 얼굴이 시간이 갈수록 진지해진다. 일 년 동안의 중학교 생활이 정리가 되어 시원하면서 뿌듯하고, 1학년이 끝나가는 것이 섭섭하다고 한다. 친구들의 속마음을 알게 되었다며 서로 애썼다고 토닥거린다.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 한 녀석이 앞으로 나와 나를 안아주며 속닥인다. “선생님, 내년에 다른 학교 가지 마세요.”
가슴속에 무언가 뭉근하니 남아 따뜻한 겨울방학이다.

마지막 수업

 

겨울방학 전 마지막 수업. 아이들은 중학교에서의 첫 겨울방학을 맞이한다. 2월 등교일이 일주일도 채 되지 않으니 실은 1학년 마지막 수업이나 다름없다. 학교에 적응하고 새로운 친구들 사귀느라 바짝 긴장하고 애쓰던 3월의 아이들을 떠올리면 몇 해나 지난 이야기처럼 아련하고 웃음이 난다.

한 해 동안 아이들은 더불어 무엇을 느끼고 배우고 얼마나 성장했을까? 아이들에게 겨울방학 동안 ‘나의 인생을 소개합니다.’ 라는 제목으로 자기 소개서를 써보도록 하였다. 예전의 자기 모습, 시도와 변화, 지금의 모습, 앞으로 되고 싶은 모습이 드러나도록 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성품을 찾게 했다. 과제 설명을 듣고 민이가 손을 번쩍 든다.

민: 선생님, 저는 성품이 하나도 없는데요?

나: 음, 민이 너한테 적합한 성품이 없다는 거야?

민: 네. 없는데 어떡해요?

나: 그래. 하나도 없다 싶으면 막막하겠다. 얘들아, 민이가 지금 자기에게 적합한 성품이 없다고 말하는데 이렇게 말하는 민이는 어떤 성품으로 보여?

아이들: 솔직해요. 당당해요.

나: 아, 솔직하고 당당해 보이는구나.

범: 확실해요.

나: 확실하다고?

범: 네. ‘없는 거 같다.’ 가 아니라 ‘없다.’고 확실하게 말하니까요.

아이들이 너도 나도 민이의 성품을 찾아준다. 매일같이 싸우던 녀석들이 어느새 서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아 가고 있다.

과제를 알려주고 한 해 학교생활을 서로 인터뷰하는 시간을 가졌다. 친구들에게 묻고 싶은 질문을 찾아 적고 네 명이 모여 앉아 하나의 인터뷰 질문에 돌아가며 답을 한다. ‘1년 동안 어떤 목표를 가지고 살아왔습니까?’, ‘1학년 생활 동안 가장 외롭고 힘들었던 일은 무엇이니?’, ‘내일이 크리스마스인데 솔크(솔로 크리스마스)라면 뭐하고 지낼 건지?’ 아이들의 질문은 참 기발하고 다양하다.

현: 지금 우리학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진: 어, 괜찮아. 처음에 나 혼자 배정받아서 싫었는데 지금은 우리 반 애들이랑 다 친해지고 좋아.

나: 현아, 그 질문이 너에게 특별히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궁금한데 말해줄 수 있어?

현: 저도 처음 3월에 되게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학교가 좋아졌어요. 그래서 다른 애들은 어떤지 궁금했어요.

흥미로워하던 아이들 얼굴이 시간이 갈수록 진지해진다. 일 년 동안의 중학교 생활이 정리가 되어 시원하면서 뿌듯하고, 1학년이 끝나가는 것이 섭섭하다고 한다. 친구들의 속마음을 알게 되었다며 서로 애썼다고 토닥거린다.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 한 녀석이 앞으로 나와 나를 안아주며 속닥인다. “선생님, 내년에 다른 학교 가지 마세요.”

가슴속에 무언가 뭉근하니 남아 따뜻한 겨울방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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