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바라보는 것을 큰 즐거움의 한 가지로 생각하며 사는 내게 어느 날 떠오른 것이 있었습니다. ‘생명은 신비이고, 세상은 아름다우며, 삶은 황홀하다’는 말이었는데, 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느끼며 살아오는 가운데 얻은 소중한 가치가 아니겠는가 싶어 아직도 내려놓지 않고 가슴에 새겨두고 사는 말이기도 합니다.

과거 왕조 시대에는 백성이던 사람들이 대한민국에서는 국민, 또는 시민이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 시민이던 사람들이 한 사회나 국가의 구성원으로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는 것에서 새로운 흐름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소비생활을 하는 가운데 자기 정체성이 확인된다는 것인데, 고대사회, 중세사회, 근대사회, 현대사회 하는 식의 시대적 구분을 하는 가운데 ‘소비사회’라는 개념이 생겼고, 그 사회의 구성원이 소비를 통해서 자기의 존재나 정체성을 확인하더라는 겁니다. 소비사회가 가능했던 것은 산업혁명 이후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된 다음부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산업혁명 이후 생긴 자본주의는 물질문명의 발달과 함께 급격한 상업주의를 팽창시켰고, 그 가운데 인간의 정체성 자체를 흔들만한 엄청난 사회구조와 인식의 변화를 불러온 것이 사실입니다.

근래에 들어 인간의 존재를 말할 때 쓰레기 생산자로서의 인간이라는 말이 가능할 정도까지 되었는데, 그러는 사이 인간의 사고가 황폐해지고, 인간이 존재하게 되는 배경인 자연과 생명질서가 극단적으로 교란되면서 심각한 위기라는 것을 곳곳에서 실감하게 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여기서 절실하게 요청되는 것이 녹색이라는 개념입니다. 지구의 살갗이라고 할 수 있는 지표면에 살아있는 모든 동물과 식물의 생명권이 보장된 세계를 ‘녹색’이라는 말 한 마디에 담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입니다. 어두웠던 미래에 새로운 빛과 희망을 말할 수 있는 것이 또한 녹색이라는 말 안에 담겨 있습니다.

이번에 우리 지역 충청북도에도 ‘녹색구매지원센터’가 생겨, 일차적으로는 녹색소비, 그리고 이차적으로는 녹색경제를 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것은 아름다운 세상의 아름다움을 지키고, 거기서 진정한 의미에서의 행복이 가능하게 되는 세상을 꿈꾸고, 그 꿈이 현실이 되는 일을 위한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업주의의 인간왜곡으로부터 인간을 지켜내고, 인간왜곡으로 인해 인류와 지구 생명공동체 전체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었던 현재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위해 작은 것부터 실천하고, 그 실천을 지원하고자 하는 것이 우리 ‘충북녹색구매지원센터’가 하고자 하는 일입니다.
이것은 누구 한 사람이 앞에서 이끌어간다고 하여 될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고, 그런 관심과 참여를 통해서만 꿈의 현실화가 가능한 일입니다. 녹색 생산과 녹생경제, 그리고 녹색소비는 우리 삶의 현장 모든 분야를 그 영역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제 첫 걸음을 내딛는 ‘충북녹색구매지원센터’가 참으로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일하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이들의 관심과 참여, 그리고 실천을 당부 드립니다. 우리 충북녹색구매지원센터는 이에 대한 다양한 역할을 힘 다 해 하겠다는 것과 시민들의 녹색실천을 위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약속을 드립니다.


김태종 충북녹색구매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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