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형 변호사
소극적 음주측정,  음주측정불응죄가 성립할까?

A씨는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되었는데, 경찰관의 음주측정요구를 받고 형식적으로 음주측정에 응하였을 뿐, 호흡측정기에 음주측정수치가 나타날 정도로 숨을 불어넣지는 않았다. 이러한 경우에도 음주측정불응죄가 성립할까?

 도로교통법 제44조는 ‘①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건설기계관리법」 제26조제1항 단서에 따른 건설기계 외의 건설기계를 포함한다.)을 운전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경찰공무원은 교통의 안전과 위험방지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제1항을 위반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을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운전자가 술에 취하였는지를 호흡조사로 측정할 수 있다. 이 경우 운전자는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148조의 제1항 2제호는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으로서 제44조제2항에 따른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지 아니한 사람은 1년 이상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음주측정에 응하지 않은 경우에 형사처벌 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문이 없으나 위 사안과 같이 경찰공무원으로부터 음주측정을 요구받은 운전자가 형식적으로 음주측정에 응하였을 뿐 호흡측정기에 음주측정수치가 나타날 정도로 숨을 불어넣지 아니한 경우 음주측정불응죄가 성립되는지에 관해서는 다툼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해 판례는 ‘도로교통법 제41조 제2항 에서 말하는 '측정'이란, 측정결과에 불복하는 운전자에 대하여 그의 동의를 얻어 혈액채취 등의 방법으로 다시 측정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는 같은 조 제3항과의 체계적 해석상, 호흡을 채취하여 그로부터 주취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환산하는 측정방법, 즉 호흡측정기에 의한 측정이라고 이해하여야 할 것이고, 한편 호흡측정기에 의한 음주측정은 운전자가 호흡측정기에 숨을 세게 불어넣는 방식으로 행하여지는 것으로서 여기에는 운전자의 자발적인 협조가 필수적이라 할 것이므로, 운전자가 경찰공무원으로부터 음주측정을 요구받고 호흡측정기에 숨을 내쉬는 시늉만 하는 등 형식적으로 음주측정에 응하였을 뿐 경찰공무원의 거듭된 요구에도 불구하고 호흡측정기에 음주측정수치가 나타날 정도로 숨을 제대로 불어넣지 아니하였다면 이는 실질적으로 음주측정에 불응한 것과 다를 바 없다 할 것이고, 운전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호흡측정기에 의한 음주측정에 불응한 이상 그로써 음주측정불응의 죄는 성립하는 것이며, 그 후 경찰공무원이 혈액채취 등의 방법으로 음주여부를 조사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0. 4. 21. 선고 99도5210 판결)라고 판시한 바 있다.

결국 위 사안에서 A씨에게는 음주측정불응죄가 성립된다.
 

안재형 변호사 (법률사무소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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