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영어캠프를 다녀와서

  나와 캠프에 참여한 친구들은 2012년 12월 26일 저녁 6시30분까지 인천공항에 모였다.
모여 보니 정말 아는 아이가 단 한명도 없었다. 6주일동안 함께할 아이들을 단 한명도 모르다니... 나는 두려움에 가득 차게 되었다. 물론 예상하고는 있었지만 막상 겪어보니 정말 당황스러운 일이였다. 인원파악을 한 후 짐을 부치고, 비행기에 오른 몇 시간 뒤, 드디어 필리핀에 도착했다. 날씨는 한국과 정 반대였다. 매우 추운 한국과는 달리 필리핀은 아주 덥고 후덥지근하였다. 하지만 그 다음 날 부터는 조금 괜찮아지고 적응이 조금씩 되는 것 같았다.

  학교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기숙사가 정해졌다. 우리가 간 학교는 WCC대학으로 마닐라에 있었다. 대학교내 건물은 사진에서 본대로 깨끗하였다. 기숙사도 괜찮았다. 나는 1살 어린 민지라는 아이와 같은 학년 소윤이 그리고 1살 많은 세희 언니 그리고 필리핀 선생님 한분과 같은 방에서 지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까지는 7시 30분에 일어나 아침체조를 하러 가는데 땅이 보도블럭이 아닌 돌로 깔려있어서 조금 불편했다. 그리고 아침밥을 먹었다. 밥은 주로 한식이였는데 한국에서의 맛과는 정말 달라서 맛있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그것도 시간이 지나니 조금 괜찮아 지고 적응이 되었다.
  공부의 스케줄은 생각보다 빡빡하였다. 먼저 읽기수업인데, 발음교정을 1:1로 교육받았다. 쓰기수업도 1:1수업이었고, 그 후 네이티브 수업을2시간 동안 했는데, 주로 책을 사용하지 않고 자유로운 토론이였다. 또한, 그 중간에 들어있는 간식시간은 내가 제일 기다리고 즐거워하는 시간이었다. 다음으로 소그룹 수업은 주말에 하는 주말테스트를 준비한다. 마지막으로 문법 수업이었다. 다음으로 2시간 수학시간만 받으면 끝이었다. 하지만 주말 엑티비티 연습을 해야 했으며, 또 그 후엔 휴식을 조금 취한 뒤 일기를 쓰고 취침을 했다. 이 많은 스케줄은 너무나도 나를 고생시켰다. 주중동안 이런 긴 학습 시간이 반복되었다. 금요일은 필리핀 학교를 갔다. 학교시설은 훌륭하지는 않았지만 신기했다. 다양하게 아이들이 섞여 있는 듯, 나이를 따지지 않는 것 같았다. 한 교실에 언니 오빠 여동생 남동생이 섞여있었고, 2반 정도가 있었다. 그리고 학교가 1층 밖에 없었다. 그 학교에서 2시간 수업을 받았는데 쉬는 시간 필리핀 아이들은 강당처럼 보이는 곳에서 게임을 하고 놀고 있었다. 학교가 끝나면 성당을 가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교회를 다니는 아이들만 가고 교회를 다니지 않는 나와 다른 아이들은 남아서 놀았다. 나는 이 시간도 아주 좋아했다. 이렇게 일과가 끝난 후 주말은 행복했다. 많은 엑티비티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때 백설 공주 연극도 하였다. 물론 영어 연극으로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활동이었다. 또 머그컵도 만들고, 스피치 컨테스트도 하고 마닐라와 클락, 수빅등 필리핀시내투어와 대학탐방도 하고 친구들과 김밥도 만들었다. 김밥은 우리가 만들었지만 맛있었다. 필리핀 반찬으로 만드는 것이 조금 거슬리기는 했어도 재미있었다. 영어 토론대회도 하였다. 뗏목을 타고 팍상한 폭포를 갔다. 여기저기에 떨어지는 작은 폭포들과 흐르는 연못, 그리고 파란 하늘이 잘 어우러져 있었다. 또 따가이따이 섬에 있는 타알화산도 다녀왔다. 따가이따이 섬은 필리핀에서 화산이 폭팔하던 섬이다. 그곳의 특이한 점은 화산이 폭발하여서 호수가 생겼는데 그 후로 또 한번 더 폭팔해서 호수안에 호수가 더 있는 특이한 섬이다. 가는 동안에는 조랑말을 타고 갔다. 다행이 그 전에 말 타는 활동이 있어서 연습이 되어서인지 그렇게 무섭지는 않았다. 원래 한국에서 나는 동물 타기를 무서워하였고 말은 당연하였다. 하지만 이 곳 체험에서 말을 탈수 있게 되어 기뻤고, 말을 타는 재미도 알게 해주어 고마웠다. 그리고 버스로 따가이따이 섬을 가는데 마을을 지나게 되었다. 마을은 우리나라 시골과 매우 비슷했다. 그런데 밭에 염소와 동물들이 그냥 풀을 뜯어먹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그리고 졸업식 연습으로 영어 노래도 배웠다. Today my life begins 라는 노래인데 정말 힘차고 감동적인 노래여서 내가 참 좋아하게 되었다.

  이런 많은 일이 있는 순간 많은 추억을 쌓았다. 전혀 몰랐던 아이들과 정말 정이 들었다. 언니 오빠 여동생 남동생 친구들이 서로 모르는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같이 생활하고 같이 고생하여서인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많은 언니오빠들이 어린 우리를 챙겨주어 고맙고 어떠한 일에도 두렵지 않았다. 그렇게 많은 시간이 지나 캠프가 막바지에 달하여 드디어 2월4일 졸업식과 캔들파이어 시간이 되었다. 캠프생활을 다짐하였던 타임캡슐을 열어보고 캔들파이어를 하는 동안, 이 많은 사람들과 이렇게 정을 쌓았는데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많은 학생들이 눈물을 보였고, 물론 나도 그들과 같았다. 서로 몇 시간만 있으면 모두 헤어진다는 것이 그렇게 서운할 수가 없었다.  정말로 신기했다. 시간의 속도가 계속 바뀌는 것 같았다. 6주가 많이 지나지 않았을 때에는 시간이 빨리 안가고 너무 느려서 정말 답답했는데, 이제는 시간이 너무 빨랐다고 느껴졌다. 캔들파이어를 한곳은 졸업여행으로 온 리조트로 촛불을 부친 캔들들이 물위를 떠다니는데 너무 예쁘고 감동적이었다. 별자리도 훤히 보이고, 주변도 참 아름다운 풍경이였는데 그런 풍경과 다르게 학생들과 선생님들 주변에는 헤어짐에 대한 슬픔이 쌓여있었다. 나와 가장 친했던 1213호 언니들은 모두 8주였고, 룸메이트 중에서 가장 친해졌던 아이도 8주였다. 6주인 아이들은 비행기에서 같이 앉아 괜찮았지만 8주인 아이들과는 너무 서운했고 서운한 마음이 벅차올랐다. 그래도 마지막 날 리조트를 떠나고 비행기를 탄 후 구름도 구경하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3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드디어 한국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한국에 도착한 첫 느낌은 그냥 너무 추운 날씨에 우리 모두 깜짝 놀랐다는 것이다. 춥다고 벌벌떠는 언니들도 있었고 시원해서 좋다고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꿈에서 확 깨어나는 듯하였다. 이렇게 6주간의 이 캠프는 정말로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고 행복한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이 캠프에서 만난 아이들과 필리핀, 그리고 모든 것들이 내 추억이 되었다. 생생하게 필리핀에서 눈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은 이제 어느덧 까마득한 과거로 가버렸지만 추억은 그래도 생생하다. 필리핀은 그다지 잘사는 나라는 아니었지만, 나에게는 정말로 나의 소중한 추억의 나라가 되었다. 지금까지의 나에게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믿겨지지 않는 일들이 신기한 그곳에서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물론 영어도 배웠지만, 지금껏 내가 행복한 아이이고, 내가 꼭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도 배웠다. 정말 나의 좋은 추억 중에서도 소중하고 즐거웠던 이번 캠프는 ?영원히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리고 기억해야 할 아름다운 캠프였다.

                                                 김그림(산남초5)어린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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