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만성, 자녀교육 달인되기>
발달단계와 기질을 알면 교육이 보인다. 1

인트로-다시 생각하는 키워드, 대기만성(大器晩成)
얼마 전, 개그콘서트에서 '주부9단' 엄마를 보았습니다. '자식들보다 훨씬 뛰어난 학식과 능력을 갖춘 엄마'였지요. 사실 ‘개콘’은 ‘우리 얘기’이지요. 웃음 뒤에 씁쓸함을 남기는 우리들 모습이지요. 언제부터, 왜, 우리는 그런 엄마가 되었을까요?
동의보감을 리라이팅한 고전평론가 고미숙 씨는 그 이유를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는 생명과 자연에 가까운 일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우리 시대 엄마들에게는 ‘생명의 경이’니 ‘자연의 이치’니 하는 말들은 듣기 좋은 꽃노래에 불과하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이 몽땅 자본과 상품에 포섭된 탓이다. 말하자면, ‘자식=교육=성공’이 한 세트로 묶여 버린 것이다. 조기교육의 광풍은 여기서 비롯한다. 더 빨리, 더 많이....”


큰 그릇은 늦게 만들어진다! 대기만성(大器晩成), 이 당연한 사실을 우리는 왜 그리 자주 잊어먹을까요? 곰곰 생각해보면 우리는 모두 學生입니다. 죽을 때 우리의 이름 앞에 그렇게 쓰여 있지 않습니까? '현고학생부군신위'(顯考學生府君神位), 배우면서 살아가는 사람, 죽는 날까지 배우다가 가는 존재가 바로 사람! 아이를 기르고 또 그 과정에서 스스로 배워가는 것, 그게 바로 인간의 성장 단계가 아닐는지요.
예로부터 교육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사람은 모두가 같은 사람이면서 동시에 저마다 각각 다른 존재이다. 같은 존재란 이 세상에 사는 사람의 하나로서 보편적 발달 과정을 거쳐 성숙하는 존재로서 그러하고, 자신만의 개별적인 발달 과정을 거쳐 성숙하는 존재라서 또한 각각 다르다.’ 인간 본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 거기가 교육의 출발점이라고 힘주어 말하고 있는 거지요.
어린 아기들은 대개 비슷비슷해 보입니다. 그러나 학교에 다닐 즈음이면 서로 다른 특성을 갖게 됩니다. 또 아이들마다 발달 속도가 다르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동의 발달 단계를 중요하다는 걸 텐데요. 대표적인 발달 단계로는 피아제의 인지 발달 이론, 콜버그의 도덕성 발달 이론, 에릭슨의 인성 발달 이론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이 지면에서는 주로 발도로프 교육학적 관점에서 아동의 7년 주기설에 대해 살펴볼 예정입니다.


살짝 대략적으로 보자면요. 생후0-7세는 이 세상에 온 한 아기가 자기를 둘러싼 울타리 안에서 신체를 발달시켜가야 합니다. 이어 7-14세 아이들은 세상에 우뚝 서기위해 경험해야 할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14-21세 청소년들은 사고(thinking)의 힘을 기르는 시기로서 내면 세계가 성숙해짐과 동시에 자기 세계가 엄격하게 존중되기를 바라는데요. 각 시기에 맞는 활동, 읽어야 할 책, 부모와 교사의 역할 등이 다 각각 다릅니다.
도대체 한 아기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온전한 사람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하는 걸까요? 궁금해요? 궁금하면 앞으로 함께 공부해 봐요.^^천천히 발달단계에 맞추어, 아이의 개별 기질에 맞게 아이들을 교육하는 일, 그게 바로 큰 그릇을 만드는 장인의 손길일 테니까요.

                                           김해숙 (교육공동체 노래하는나무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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