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질고 착한 요 임금과 순 임금

 

                              이영순(청주역사문화학교)선생님이 그림 요임금과 순임금
 

 

 

 

 

 

 

 

 동양의 유토피아, 우리가 그리워하는 머나먼 옛날의 아름다운 세계는 누가 언제부터 열었을까? 대개 요순시대를 가장 이상적인 시절로 꼽을 것이다. 요임금은 오제의 네 번째 황제이고, 순임금은 선양(덕 있는 사람에게 왕권이 전해졌다고 하는 양보의 방식)에 의해 왕이 된 다섯 번째 황제이다.

 요순시대는 그야말로 태평성대, 가장 살기 좋았던 시대였다고 하니 성군중의 성군이라고 하는 요·순임금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요임금은 임금이 되었어도 아주 검소한 생활을 실천하였다고 한다. <한비자>에 의하면 그는 겨울에는 사슴가죽옷을 여름에는 삼베옷을 입었고, 집은 띠풀과 통나무로 지었으며, 식사는 거친 푸성귀국으로 만족했다고 한다. 그래서 왕의 문지기라도 이보다는 더 잘살았을 것이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라고 하니 그 생활을 가히 짐작할 만하다. 하지만 검소한 것만으로 어디 훌륭한 임금이라 할 수 있으랴. 요의 성군으로서의 자질은 덕행에 있었다. 나라의 모든 책임을 자기의 탓으로 돌려 더욱 열심히 일했고 악전이라는 신선이 요임금을 염려하여 선물한 잣을 먹을 시간조차 없이 바쁘게 일했다고 한다. 또한 그를 보좌했던 신하들도 각자 맡은 일에서 최고의 역할을 발휘하였으니 그야말로 나라 살림을 위한 최고의 드림팀이 요임금 때 짜였던 것이다. 물론 모든 일이 순조롭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혹독한 가뭄과 20여 년의 홍수로 생존에 위협을 받기도 했지만 요의 훌륭한 덕성과 명신들의 노력으로 이 모든 난관을 훌륭하게 극복하고 마침내는 태평성대를 이룰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요임금과 더불어 인간으로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고초를 인내와 덕성으로써 이겨낸 성군이 있으니 바로 순임금이다.
전설에 따르면 순의 아버지는 장님이고 어머니는 그가 어렸을 때 세상을 떠났다. 이후 계모를 맞이했는데 계모와 이복동생은 순에게 횡포를 부리고 아버지 역시 한통속이 되어 급기야는 기회만 되면 순을 없애버리려 했다. 그러나 순은 본성이 착하고 너그러워 가족들의 핍박과 학대에도 여전히 아버지에게 효성이 지극하고 계모와 이복동생에게도 잘했다. 순은 지성껏 아버지와 계모를 섬겼지만 결국 집에서 쫓겨나고 말았는데 그의 어진 성품으로 가는 곳마다 순의 이웃이 되려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는 바람에 커다란 마을이 생겨났다고 한다. 순의 소문을 들은 요임금은 자기의 두 딸을 순에게 시집보내 순의 생활을 직접 지켜보았는데 순은 임금의 사위로 지위가 달라졌다고 해서 교만하지 않고 여전히 가족에게 지극정성을 다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모질고도 악했던 가족들조차도 스스로 죄를 뉘우치고 선한 길로 들어서게 하였다. 이렇듯 순의 효심과 어진 마음은 모진 악한들에게마저 승리를 거두었다.
요와 순, 이 두 임금은 누가 보아도 지도자의 모범이 될 만한 도량과 너그러운 인품을 지니고 있었다. 성군(聖君)의 한자를 풀어보면 잘 듣고 잘 말하는 왕이라는 뜻이다. 물론 요·순임금에 대한 이야기가 후세 사람들에 의해 미화된 바가 많겠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요순시대를 이상향처럼 그리워하는 이유는 요·순임금에게 볼 수 있는 지도자의 자질 때문일 것이다.
‘호선(好善)하면 강하거나, 지혜가 많거나, 식견이 비록 모자라더라도 가히 나라를 다스릴 만 하다’고 한다. 선을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힘도, 지혜도, 지식도 모두 아우를 수 있다는 뜻이다. 요순임금의 이야기를 통해 좋은 지도자란 어떤 사람이며, 리더쉽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영순(청주역사문화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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