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상징하는 꽃 하면, 겨울 동(冬)자를 쓰는 붉은 동백꽃이 생각납니다. 그러나 동백나무는 너무 추운 우리 지역의 노지에서는 키울 수 없습니다. 지금은 아열대성으로 기후가 변해가기 때문인지 동백꽃도 양지 바른 곳 이면 중부내륙지방에서도 가끔은 월동하는 동백을 볼 수 있기는 합니다.

동백나무는 일년내내 푸른 상록수이며, 차나무과에 속하는 키 큰 나무입니다. 꽃말은 기다림, 애타는 사랑, 신중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식물을 가정에서 키우다 보면 키우는 방법을 잘 모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어떤 식물이나 자생지의 특성을 알면 키우기가 용이합니다. 동백은 따뜻한 해안가의 습도가 높고, 바람이 잘 통하고,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 자생합니다. 가정에서도 이런 특성을 알고, 비슷한 조건을 만들어 주면, 잘 키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연산홍 이나 철쭉처럼 6-7월경 쯤 다음해에 필 꽃눈이 형성되므로, 전정을 하려면 장마철 이전에 해야 다음해 꽃을 잘 볼 수 있습니다. 동백꽃은 붉은색의 겨울에 피는 꽃이라고 생각하지만, 봄에 피는 춘백(春栢)도 있고, 흰색, 연노란색, 분홍색등 다양하며, 일본을 통해 세계로 퍼져 나갔습니다.

일본은 동백을 춘(椿)리라고 부릅니다. 신령스런 나무란 뜻입니다. 푸치니의 라보엠과 비제의 카르멘 그리고 베르디의 춘희(라트라 비아타)를 세계 3대 오페라라고 합니다. 그중에서 베르디의 춘희는 아렉상드로 뒤마의 소설을 오페라로 만든 것입니다. 뒤마가 1848년 쓴 소설 춘희의 원제는 ‘동백꽃을 가진 여인’입니다. 이것을 일본인들이 번역하면서 자기들이 부르는 동백 이름 춘(椿)으로 해석하여 춘희(椿姬)라고 불렀는데, 그걸 또 우리는 아무 수정 없이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동백꽃은 나무에서 한번 피고, 땅에서 또 한번 피고 해서 두 번 핀다고 합니다. 동백꽃이 지지도 않고 봉오리 째 떨어져서 땅에서 꽃이 핀 듯 보여져서 생긴 말입니다. 이 때문 인지 송창식은 ‘선운사’란 노래에서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이를 보고 일본에서는 꽃 머리가 통째로 떨어지는 모습이 불길하다고, 선물이나 병문안에는 피하는 꽃으로 생각한다고 합니다. 그런 일본의 영향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집에서는 동백을 키우는 게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시중에는 이러한 오해에서 키우면 안 되는 꽃과 나무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직도 일본문화가 우리의 생활 곳곳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동백꽃 하면 생각나는 소설이 또 있습니다. 김유정의 <동백꽃>입니다. 그런데 소설 <동백꽃>의 배경은 강원도 춘천입니다. 동백나무가 자랄 수 없는 지역입니다. 그래서인지 김유정은 소설에서 노란 동백꽃이란 표현을 썼습니다. 김유정이 말한 동백꽃은 노란꽃의 생강나무 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생강나무를 산동백 또는 동박꽃나무 등으로 부른다고 합니다.

동백꽃을 생각하다가 송창식의 ‘선운사’를 흥얼거립니다.

‘선운사에 가신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 곳 말이에요.’

 

올해는 동백꽃을 보러 꼭 한 번 가보아야겠습니다.

저작권자 © 두꺼비마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