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고 따뜻하게 겨울나기

11월 8일, 입동이 지나고 동장군이 조금씩 기지개를 폅니다. 추워지는 기색에 벌써부터 걱정부터 되시는 분들도 많으시지요?

몸의 생체 균형이 잘 맞아 건강한 분들은 추위나 더위를 잘 타지 않습니다. 그러나 필요이상으로 항진되어 열이 많아지면 더위를 타게 되고, 몸이 약한 사람들은 추위를 많이 타게 됩니다.

 

흔히들 몸이 찬 사람들이 추위에 약하다고들 합니다.

손, 발이 찬 것은 추위에 약하다는 뜻인데요. 반면 배가 차다고 모두 다 약한 것은 아닙니다. 자, 모두들 누워서 실습을 해 봅시다. 배꼽을 기준으로 배꼽 위[上]가 차가운 경우는 위장 소장 대장 등의 장이 찬 것입니다. 약한 것은 아니지요. 이런 분들은 소화장애, 부종, 설사 등이 동반되기가 쉽습니다. 배꼽 아래[下]가 차갑거나 누르면 아픈 경우가 있는데 대개 배꼽 근처에서 누르면 심장이 뛰는 것 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동계(動悸)라고 하는데요, 이런 분들이 약한 체질입니다.

 

몸이 약하다는 것은 면역력과 저항력이 약하다는 것이죠. 나 스스로의 신체 활동을 하는 것도 약하지만 추위나 바이러스 등 외부 자극에도 약합니다. 추위를 잘 타고, 하체(허리 다리 무릎)가 약한 편이고, 날씨에 민감해서 날씨가 흐리면 몸도 같이 흐려지죠. 소변을 자주보거나 잔뇨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있는 분들은 추운 날씨가 싫습니다. 그래서 몸을 따뜻하고 건강하게 보호를 해야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몸을 따뜻하고 건강하게 할 수 있을까요? 정답은 역시, 기본에 충실한 것입니다. 골고루 잘 먹고, 적당히(지쳐서 힘들지 않을 정도) 운동하는 것입니다. 말은 참 쉽네요^^. 하지만 조금 더 보탠다면 몸을 따뜻하게 해 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지난 겨울에도 소개드린 적이 있었죠.

 

바람풍자가 들어가는 3곳의 경혈을 따뜻하게 해주면 효과적으로 추위를 방어할 수 있습니다. 풍지(風池), 풍문(風門), 풍시(風市)혈이 그것인데요. 풍지혈은 ‘바람의 연못’이란 뜻이고, 풍문혈은 ‘바람의 관문’, 풍시혈은 ‘바람의 시장’이란 뜻이죠. 모두 바람이 많이 모이고 드나든다는 뜻입니다. 풍문혈 풍지혈은 뒷목에서 머리카락이 시작되는 곳에 있습니다. 풍시혈은 허벅지 옆쪽에 있는데 차렷 자세에서 가운데 손가락이 닿는 부위쯤 됩니다. 그래서 목도리를 이용해서 목을 따뜻하게 하고, 허벅지를 따뜻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겠죠? 목도리를 하는 것과 미니스커트를 입지 않는 것은 한의학적으로 매우 건강한 생활 습관이랍니다.

 

또한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차[茶]를 마시는 것 역시 추위를 이길 수 있는 방법입니다. 수많은 차들이 소개 되어 있고 즐겨 드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 중 겨울철에 유용한 것으로 간단하게 몇 가지만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1. 오미자차 – 오미자는 5가지 맛이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중 신맛이 가장 강하죠. 폐와 신장을 튼튼하게 합니다. 동계(위에 설명)가 있는 분들, 추위를 많이 타고 손발이 차고 날씨에 민감한 분들, 소변을 자주 보거나 잔뇨감이 있는 분들에게 보약입니다. 특히 오미자의 신맛이 적게 느껴지거나 오히려 달게 느껴지면 몸에 더 잘 맞는 것입니다. 반대로 너무 신맛이 강하게 느껴지는 분들은 맥문동차를 한번 드셔보세요.

2. 맥문동차 – 폐를 튼튼하게 하는 대표적인 것이 맥문동입니다. 내가 좀 약하다 하고 느끼시는 분들 무난하게 드실 수 있습니다. 혹시 맛이나 향이 미식미식하게 느껴지면 안 드셔도 됩니다^^. 몸에서 잘 맞지 않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3. 생강차, 계피차 – 손발이 차고 추위타는 분들에게 무난하게 좋은 차입니다. 감기 초기에 추위가 더 느껴질 경우에 더 좋습니다. 동계가 없는 경우가 더 좋습니다. 동계가 있으면 오미자차가 더 나은 경우가 많습니다.

4. 감잎차 – 특별히 약하지도 않는 분들은 비타민C가 풍부한 감잎차가 좋습니다. 붓기도 빼주고 피부미용에도 좋으니 추위에 피부가 잘 트시는 분들은 보리차처럼 꾸준히 마셔도 괜찮습니다.

5. 모과차 – 모과는 긴장된 근육을 잘 풀어주면서 근육에 양분을 공급해줍니다. 추운 날씨에 근육과 조직이 약해지고 기능이 떨어지면 넘어지기 쉬워집니다. 그래서 어르신들에게 좋습니다. 쥐가 잘나는 분들 골다공증 있으신 분들에게도 좋습니다.

 

생활 속에서 한의학을 응용하여 차를 마시는 것은 매우 좋습니다. 개인마다 체질이 다르고 유익한 차(茶)도 다릅니다. 유익하지 않은 것을 많은 양을 오래 복용하면 부작용이 있겠지요. 뭔가 불편한 증상들이 생겨납니다. 하지만 조금씩 소량으로 드시는 것은 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마치 뜨거운 물을 한 번에 마시면 입안에 화상을 입지만 조금씩 마시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몸도 마음도 추워지는 계절입니다. 따끈한 차 한잔 하시며 올 한해를 멋지게 정리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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