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를 읽고 나서...

이 책의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기아에 관해 쓰인 책입니다. 2005년 기아로 인한 희생자 수를 집계한 것을 보면 10세 미만의 어린이가 5초에 1명꼴로 죽어가고 있으며, 비타민 A부족으로 시력을 잃은 사람이 1/3꼴이며, 세계 인구의 1/7에 이르는 8억 5000만 명이 심각한 만성적 영양실조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기아에 희생당하는 사람들이 2000년 이후 1200만 명이나 증가한 것입니다. 유엔식량 농업기구의 평가에 따르면 당시 농업생산력을 기준으로 계산하여 생산되는 식량의 양은 지금 인구의 2배인 120억 인구를 거뜬히 먹여 살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기아가 발생한 원인은 식량 자체는 풍부하게 있는데도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식량을 확보할 수단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지금 저희는 나름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에서 매일 배불리 먹으며 굶는 걱정이 아니라 남은 음식 걱정, 매 식사 메뉴를 걱정하고 있는데 다른 나라에서는 굶어죽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선진국에서는 고기를 너무 많이 먹거나 영양과잉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후진국에서는 반대로 수많은 사람들이 영양실조로 굶어죽어 가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수확되는 곡물의 1/4을 부유한 나라의 소들이 먹고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우리나라에서는 소들이 목초지에서 풀을 뜯지만, 미국 같은 경우에는 소들도 과학적인 근거를 갖는 방법으로 비육(주로 고기를 생산하기 위하여 운동을 제한하거나 질이 좋은 사료를 주어 가축을 살이 찌게 기름)되기 때문에 소들이 먹어치우는 곡물이 연간 50만 톤에 달한다고 합니다. 미국 중서부나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소들이 온도조절이 되는 ‘피드 롯 ’이라는 거대한 시설에서 사육되는데,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곡물사료가 주어지는 시스템이 되어 있다고 합니다. 프랑스의 르네 두몽 이라는 농학자가 연구한 바로는, 켈리포니아에 있는 피드 롯의 절반에서 연간 소비되는 옥수수의 양이, 옥수수를 주식으로 하면서도 만성적인 기아에 허덕이고 있는 잠비아 같은 나라의 연간 필요량보다 더 많다는 계산이 나왔다고 합니다. 사람도 영양실조로 죽고 있는데 정작 소는 배불리 먹고 지구 인구의 2배가 되는 120억 인구가 먹을 수 있는 식량이 있는데도 정작 가난한 사람들은 식량을 확보할 수단이 없어 굶어 죽어가는 우리 사회의 잔인한 현실을 읽으면서 너무 분해서 손이 떨렸습니다.

 

거기다가 세계시장에 비축된 식량의 가격이 종종 인위적으로 부풀려진다고 합니다. 세계의 주요 농산물이 거래 되고 있는 시카고 곡물거래소는 몇몇 금융 자본가들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습니다. 부유한 나라들은 식량을 대량으로 폐기처분하거나, 법률이나 그 밖의 조치를 통해 농산물의 생산을 크게 제한하고 있습니다. 남반구에서는 식량이 없어 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는데 농산물 가격을 높이기 위해 어이없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이 있는데도 그 어느 나라에서도 기아에 대해 가르치지는 않습니다. 식량생산을 늘리는 것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아에 대한 인식인 것입니다.

이러한 기아 현상은 아프리카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라고 많은 분들이 생각 하실 텐데 북한도 기아로 인한 문제가 아주 심각합니다. 1995년에서 2000년 사이에 200만 명 이상이 굶어죽었습니다. 1990년도에 비해 곡물의 수확은 늘었지만, 취약한 토지소유 구조, 비료와 농기구의 부족, 만성적인 에너지 위기로 인해 곡물 생산량이 최저 생계선 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2006년 북한의 식량 부족분이 80만 톤 이상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2004년 유니세프와 FAO는 북한 아동의 영양실태에 관한 광범위한 조사에 착수했는데, 그 결과에 따르면 15세 미만 아동의 37%가 심각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수유모의 30%가 영양실조고 빈혈 증세를 보여, 아이들에게 젖을 줄 수 없는 형편입니다. 학교에서 통일에 관련해 배울 때 북한 경제가 좋지 않다고는 했지만 설마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이런 심각한 문제가 일어 날 줄은 몰랐습니다. 요즘 같은 때에 영양실조라니, 왠지 멀게만 느껴지지만 우리가 매일 먹으며 버리는 음식들, 다른 사람들은 없어서 못 먹는 중요한 것 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기아에 관한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런 일도 할 수 없는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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