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아이도 인식 못하고 하는 괴롭힘

자녀의 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까? 아침에 “학교 잘 다녀오겠습니다.”라며 인사하고 돌아선 아이가 학교에서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던가요? 다행스럽게도 선생님 말씀 잘 듣고 학업에 열심히 라면 정말 감사하지만, 한창 까불고 자칭 질풍노도의 시기인 것을 벼슬인양 생각하며 또래친구들과 분위기에 휩쓸려 다니기 쉬운게 요 또래 아이들이랍니다.

여러 종류의 학생이 있습니다. 

하나.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공부안하고, 그저 외모에만 신경 쓰는 멋에 살고 멋에 죽는 학생. 가끔 사고도 치고~ 둘. 집에서는 공부는 어느 정도하고 말썽피우지 않는듯하면서 학교친구들을 괴롭히는 것을 장난이라 여기는 학생. 셋. 집에서는 말수가 전혀 없으면서, 학교에서 괴롭힘의 표적이 되지 않으려 자기보다 더 만만한 상대를 괴롭히는 학생. 넷. 집에서는 말대답도 잘하고, 성질도 부리는데 학교에선 주눅 들어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학생. 다섯. 학교에선 반듯하게 생활하면서 집에만 오면 성질부리는 학생.

당신의 자녀는 어디에 속하나요? 이쪽저쪽도 아닌 진짜 모범생인가요?

어쩌면 모범생이라고 생각해온 당신의 자녀도 학교폭력의 가해자 일수도 있습니다.

다음은 가해자인 아이들 그리고 학교선생님도 크게 문제 삼지 않거나 심지어 피해자 아이들도 불편하지만 인식하지 못하는 괴롭힘 유형입니다.

1.지나가며 이유없이 툭툭치거나, 집쩍대기

2.열려있는 사물함 책이나 학용품 감추기

3.장난이라며 뒤에서 목을 졸르는 행동

4.교복셔츠에 싸인펜이나 형광펜으로 긋거나 점찍기.

5.거울로 햇빛반사기켜 눈부시게하기.

6.등뒤에서 풀이나 학용품던지고 서로 안던졌다고 잡아떼기.

7.책상위에 분필가루 묻혀놓기.

8.떼지어 다니면서 낄낄거리며, 한,두아이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놀려대기.

이런 행동을 한 학생에게 왜 그랬냐고 물어보면, 다들 장난이라 말합니다. 하지만 당하는 학생입장에서는 장난이 아니라 괴롭힘입니다. 더구나 친밀감이 전혀 없다면 더 고통스럽겠죠.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의 경우 성품이 착하다 못해 자기 방어력이 없거나 단짝친구가 같은 반에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이전부터 부당한 괴롭힘을 지속적으로 받아 당연하게 받아들이도록 적응된 아이도 많습니다.

겉으로 상처가 보여야 폭력이 아닙니다. 정서적인 폭력도 폭력입니다. 부모가 자녀를 학교에 보낼 땐 공부만 하라고 보내는 것은 아닙니다. 또래간의 단체생활을 통해 작은 사회를 경험하고, 꿈, 희망, 용기를 마음껏 키우길 바라는 마음도 당연히 있습니다.

오늘 자녀와 대화를 나누어 보세요. 자녀가 이런 행동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말이죠. 만약 아이가 위와 같은 행동을 폭력이 아닌 장난이라고, 친구끼리 그럴 수도 있다고 말한다면 자녀에게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물어보고, 올바른 인식을 시켜주어야 합니다. 자녀와 같이 반성하고 괴롭힘을 당한 학생에게 진심으로 사과하자고 해야 합니다. 왜 그래야 할까요. 우린 무엇보다도 그 아이들이 더불어 잘 살아가길 바라는 부모이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열심히 일하는 것도 자녀를 바르게 키우기 위해서 아닌가요? 시간이 없고 피곤하다며 미루지 말고 자녀와 진솔하게 대화를 나누어 보세요.

내 자녀가 괴롭히는 학생일수도,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 일수도 있습니다. 누구도 장담 못 할 일입니다.

학교에서도 주기적인 조사와 관찰을 통해 왕따로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이 없도록 조치해야 할 것입니다. 부모는 자녀가 말하지 않고, 학교에서 알려주지 않으면 모릅니다. 또한 자녀는 부모가 걱정할까 말하지 않을 수도 있고, 자신의 입장에서 거짓을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학교에선 부모에게 가해사실이나, 피해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려주길 바랍니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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