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퀸덤 도서관장 이종복 주민.

“우리 아파트 도서관에 새로운 관장님이 오셨는데 정말 굉장해요!” 산남 퀸덤의 백주영 대표회장이 희색이 만연하다. 얼마 전까지 도서관 관리자 모집공고에 연락이 없다고 걱정하더니 드디어 적임자가 나타난 모양이다. “어떤 점이요” “그동안 살아온 인생도 멋지지만 앞으로 우리 아파트 도서관을 위해 훌륭한 일을 적극적으로 많이 할 것 같아요!” 퀸덤 도서관을 잘 운영하기 위해 밤을 새워가며 혼자 바코드 작업을 하며 책 정리를 하더니 드디어 또 한명의 원군을 만났다.

사람이 없나?

 

“엘리베이터 게시판에 모집공고가 붙은 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그대로 있는 걸 보고 -사람이 없나?- 생각하다가 백회장한테 전화를 했죠. 도서관 관리자로서 단순한 대출과 반납 업무만이 아닌 관장으로써 책임감 있게 이끌어갈 사람이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도움이 될까 해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지적 욕구와 자기계발

 

이종복 주민은 건축사 사무소의 대표이다. 어려서부터 지적 욕구가 많아서 시간 있을 때마다 책을 보고 결혼 이후에도 자기계발을 위한 활동을 계속 추구하며 살았다고 한다. “우리 부부 둘 다 청주가 고향이구요 부모님은 모충동에 살아요. 서울에서 직장생활 10 여년을 했는데 그 와중에도 새벽에 영어 학원을 다니며 공부했죠. 저는 특히 언어쪽에 관심이 많아요. 청주에 내려온 지 15년이 되었는데 내려오자마자 다언어 활동단체에 가입해서 지금까지 다니고 있어요. 언어는 공부가 아니라 습득입니다. 다언어 활동단체는 여러 나라의 언어를 접하는데 가족이 다 참여를 해야 해요. 가족이 모두 참여하니까 나는 물론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교육이 되니까 좋더라구요.” 그가 가입한 다언어 활동단체는 청주시와도 홈스테이 교류를 맺어서 얼마 전에는 공예비엔날레에 참가한 일본인들이 집에서 숙식을 하며 지냈다고 한다.

 

“도서관에 와서 며칠 동안 일한 소감이 어떠신가요?”

“이렇게 많은 아이들과 사람들이 도서관을 애용하는 줄 몰랐어요. 논술, 한자, 바둑 같은 프로그램 때문에 아이들이 계속 왔다갔다 하니까 활기차요. 사직동이나 사창동 같은 다른 동네에서도 부모님과 하께 오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이제 도서관은 변해야 합니다. 책을 깨끗하게 보관하는 창고가 아닌 조금 지저분하고 파손 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행위로 하는 도서관이 되어야 합니다.”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운영해야 되겠다는 계획이 있나요?”

“백회장이 그동안 열정을 가지고 운영해 왔던 방식대로 작은 도서관 모임도 잘 참여하고 다양한 프로그램도 개설하면 좋겠죠. 재능 기부자를 발굴해서 강연을 하고 사람이 없으면 저라도 나서서 강의 해야죠. 하하하~. 제가 향교를 10여 년 이상 다녔는데 사자소학이나 명심보감 같은 책으로 공부를 했어요. 소위 말하는 유학은 잘못 알려진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사자소학이나 명심보감은 단지 한자를 공부하기 위한 도구가 아닙니다. 말하고, 듣고, 행동하는 것에 대한 진정한 의미, 살면서 중요하다고 생각 되는것들을 배우는 학문입니다. 배웠으면 행동으로 옮겨야 하고 그래야지만 진정으로 내 것이 되는 것입니다. ”

 

퀸덤의 도서관이 시간이 지날수록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생명력이 넘치는 이유는 이러한 봉사 정신으로 숨은 노력들을 하는 사람들이 있고 참여를 하기 때문이다. 어느 누군가가 마련해 놓은 진수성찬에 편안히 앉아 밥숟갈을 들기보다 그 상을 차리기 위해 내 작은 정성을 보태는건 어떨까?

 

저작권자 © 두꺼비마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