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국화(國花)가 무궁화꽃 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너무나 익숙한 꽃이지만 아쉽게도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국화라는 것 밖에는 아는 것이 너무 없는 것 같습니다.

무궁화는 아욱과의 나무로 7월부터 8월까지 매일 아침에 꽃을 피었다가 저녁이면 꽃이 말려지고 다시 아침이면 피기를 반복합니다. 사전에서 무궁(無窮)이란 말을 찾아보면 ‘공간이나 시간 따위가 끝이 없음’이라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끝없이 계속 핀다고 무궁화입니다.

떨어질 때도 대부분의 꽃들이 꽃잎 한장 한장 흩어지며, 떨어져서, 주위를 지저분하게 만드는 것과 다르게 꽃송이 전체가 말려서 송이 째 떨어집니다. 그래서 무궁화는 협동과 단결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꽃말은 ‘일편단심’입니다.

우리는 무궁화가 국화(國花)라고는 알고 있지만 이는 법령에 근거한 것은 아닙니다. 무궁화는 나라에서 정하거나 다른 나라처럼 황실이나 귀족 가문의 문장에서 유래한 것도 아닙니다. 이에 대해 우리말과 전통연구에 큰 업적을 남긴 영국인 성공회 신부 리처드 러트(Richard Rutt ;한국명 노대영)는 자기 저서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계의 모든 나라꽃이 그들의 황실이나 귀족의 상징이 전체 국민의 꽃으로 만들어졌으나,한국은 유일하게도 황실의 꽃인 배(梨)꽃이 아닌 백성의 꽃 무궁화가 국화로 정해졌고, 이는 민주전통의 부문이다”

그렇습니다. 무궁화는 어려운 일제 강점기 때 독립투사만큼 혹독한 고난을 견뎌냈습니다. 일제는 민족혼 말살 정책을 쓰면서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던 무궁화를 자르고 뽑아버렸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는 지금 100년 이상 된 무궁화는 한그루도 없다고 합니다.

무궁화는 꽃잎의 형태에 따라 홑꽃, 겹꽃, 반겹꽃 세 가지로 분류하고, 꽃 색깔에 따라 크게 배달계(순백) 단심계(가운데 붉은색) 아사달계(꽃잎에 무늬)로 분류합니다.

요즘은 화원에서는 빨강, 노랑 등 화려한 하와이무궁화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무궁화는 추위에 강하지만 하와이무궁화는 이름처럼 하와이의 주화(州花) 이고 말레이시아의 국화이기에 겨울철 최저기온 5~10도 이상, 적정온도 25도 이상의 고온에서 잘 자라며, 어느 무궁화나 양수(陽樹)로 햇빛이 좋아야 꽃을 잘 핍니다.

은은히 우리의 삶과 함께 하고 있는 무궁화. 우리 곁에서 언제나 피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어릴 때 놀았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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