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원 봉사를 다녀 와서


6월 6일 현충일, 묵념을 끝내고 나서 가장 먼저 혁준이와 같이 혜능 보육원에 도착했다. 다만 이번에 새로 들어온 친구들을 제외하곤 이전에 몇몇 봉사활동을 벌써 갔다 온 터라 보육원에서 봉사활동 하는 것에는 낯선 것이 없었다. 과연 어떠한 봉사활동을 할까라는 상상에 젖어있었다. 하지만 잡초 뽑기란 말을 듣고 약간의 실망이 있었다. 이렇게 귀한 연휴에 잡초 뽑기라니... 좀더 뜻있는 활동을 할 줄 알았던 내 예상은 빗나갔다. 

하지만 우리가 아니면 또 누가 해야 하는가라는 마음가짐 하나로 꿋꿋이 하기로 했다. 우리는 혜능 보육원 앞 입구에서 잎사귀 같은 조그마한 잡초에서 봉숭아 크기만큼 자란 잡초까지 뿌리 채 뽑는 일을 1시간 가까이 했다. 비록 초여름에 가까워지면서 내리쬐는 햇빛과 땅에서 올라오는 열기 때문에 하는 내내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하였다. 리어카에 가득 실은 잡초더미와 혜능 보육원 아이들의 웃는 얼굴을 보니 얼굴에 뿌듯함이 묻어났다. 그리고 봉사활동을 끝내고 나서 기념사진과 조촐한 외식을 끝내고나서 이내 곧 각자의 집으로 해산하였다. 

솔직히 나를 비롯해서 내공얌얌 친구들도 이 황금 같은 연휴를 할애한다는 것에 약간의 망설임은 있었을 것이다. 각자 하고 싶은 일도 있었을 테고, 평소 지쳐있던 심신을 풀 절호의 기회를 아마도 놓치기 싫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시간 많은 주말을 헛되이 보내고 나중에 되어서야 빠듯한 하루를 보내게 되면 언제 이런 봉사활동을 할 수 있을까? 가까이에 있는 즐거움에 빠져 정작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을 잊어버리는 일은 없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 중학생들의 자발적인 독서토론 동아리 내공얌얌은 한 달에 한 번 후원도 하고 보육원 봉사도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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