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사랑하는 엄마들의 모임- 산남한내들아파트 양연슬씨

지난 6월2일 늦은밤 아홉시 산남 원흥이한내들아파트 관리동으로 젊은 엄마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엄마를 떨어지기 싫어 따라온 아이도 셋이다. 반갑게 서로 인사를 하며  8명의 엄마들이 빙 둘러 앉자 양연슬(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들의 모임/ 이하 '아 ㆍ사ㆍ.모' 회장, 산남 한내들)씨가 이날 모임의 주제를 던진다. "아이들 영어공부 어떻게 시키고 계세요?" 그러자 엄마들 눈이 반짝이며 서로의 경험담을 풀어낸다.  "저희 아인 ○○영어로 시작했는데 잘 하다가 지금은 힘들어해 잠시 쉬고 있어요" "저는 엄마표 영어에 관심있어 여러 영어지도 사이트에 들어가 자료를 내려 받아 아이 단계에 맞춰 진행하고 있는데 괜찮은 것 같아요." "그래요? 저도 그 사이트 한번 검색해봐야겠다." "저는 병원에서 근무하는데 가끔 건강검진을 받으러 외국인이 내원을 해요. 그런데 막상 제가 할 수 있는 말이 몇마디 안돼서 참 속상하더라구요. 그래서 아이에겐  소통할 수 있는 영어를 가르치고 싶어요."  " 어떤 공부방법이든 영어는 엄마가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하도록 습관 잡아 주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맞아요. 그러기 위해서 동기부여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저마다 서로의 경험담을 풀어내며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알짜배기 정보를 아낌없이 주고 받는다.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들 모이다.

아파트 주거형태에 핵가족시대. 젊은 엄마 혼나 나 홀로 육아를 하다보면 겪게 되는 좌충우돌 육아스트레스는  상당히 크다. 잘 키우고 싶은 욕심과 달리 책이나 매체를 통한 많은 정보는 때론 그림의 떡처럼 현실성이 없다. 이럴 땐 옆집 선배엄마의 솔직한 경험담은 소금과 같다.

양연슬씨는 세아이 이규리(산남초4), 이혜령(산남초2), 이주은(산남유치원)의 엄마다. 그녀는 세 아이를 키우면서 가족끼리 소통하며 아이들 키우는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단다. 그러나 마음과 달리 조심스런 성격에 주변인에게 말 한마디 꺼내보지도 못했다는데. 

뜻이 있으면 기회는 우연히라도 찾아오나 보다. 양연슬씨는 지난 4월 한내들 아나바다  장터 행사를 돕기위해 모인자리서 조현국 산남한내들입주자대표로부터 처음 모임만들기를 권유 받았다. 그런데  이런~, 행사가 끝나갈 무렵 바로 가칭 '한내들을 사랑하는 엄마들 모임' 표로 얼결에 소개받아 인사까지 하게 되었으니 이제 진짜로 뭔가를 하지 않으면 안되게 됐단다. 그렇게 작은 소통의 바람을 담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되어 게시판에 공고를 했느데 생각외로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 4월말 18명의 엄마들이 관리동 사무실서 첫 모임을 갖고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들의 모임'이란 정식명칭과 매월 한차례 이상 모임을 갖기로 결정을 했다.  그 후, 유아부ㆍ초등부 또래별로 소모임을 가져 친목과 함께 육아정보를 주고 받고 있다고 한다. 

양연슬씨는 " 방학 때 한달정도 아이들을 위한 품앗이 교육을 계획하고 있어요.  재능있는 엄마들은 아이들 수업을 담당하고 다른 엄마는 보조교사와  간식준비를 하는 식으로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어요." 라며 앞으로의 계획에 눈을 반짝인다.

 친밀감이 평생의 바탕

열띤 토론을 벌이는 엄마들 말을 가만히 들어보니 아이 교육에 대한 관심만큼 소신도 뚜렸하다. 소위 입소문 좋은 학원에 무턱대고 보내기보다 내 아이에게 맞는지를 먼저 고려한다는 목소리다. 양연슬씨는 학원에 의지하지 않고 엄마와 함께 하는 교육의 장점으로 친밀감을 꼽는다.  "어린아이에게 단순 지식을 가르치는 것보다는 엄마하고의 친밀감이 바타이 되어 받아들인 경험과 체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좋은 추억처럼 어린 시절 부모와 쌓인 친밀감이 평생 아이 정서의 바탕이 된다고 그녀는 믿고있다.

그러나 연슬씨도 생각만큼 행동으로 실천되지 않아서 고민하는 보통 엄마다.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데 솔직히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아요.  속상하지요. 저 같은 보통 엄마들끼리 모여 '나도 그래'라며  위로 받고 격려하다보면 현실적으로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좀 더 너그러워질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요."  라고 말한다.

'당신은 학부모인가요? 아니면 부모인가요?' 라고 짧지만 강한 메시지를 던진 공익광고가 있었다.

당연히 우린 진심으로 부모가 되고 싶어한다. 그러나 문득 '내 아이만 양육'이란 관성에 수위조절을 못해 학부모가 되어버린 모습을 발견하곤 힘들어 한다. 이제 '우리아이'  양육에  관심을 돌려보자.  어쩌면 내 아인 사랑과 관심 나눔에 더 행복하게 자라줄지도 모른다.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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