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고등학교 졸업식에 다녀 와서


며칠 전 미국영주권을 가지고 있는 사촌 언니에게 초청되어 경기도 평택에 있는 외국인 고등학교 졸업식에 참석하게 되었다. 처음엔 단순히 미국으로 대학을 가야 할 조카에게 이별 인사 겸 축하도 해주고 외국인들의 졸업식은 어떻게 진행되나 궁금하여 가보고 싶었다. 다녀온 뒤에는 우리나라의 교육활동에 직간접으로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 이 글을 쓰기로 했다.

며칠 전 미국영주권을 가지고 있는 사촌 언니에게 초청되어 경기도 평택에 있는 외국인 고등학교 졸업식에 참석하게 되었다. 처음엔 단순히 미국으로 대학을 가야 할 조카에게 이별 인사 겸 축하도 해주고 외국인들의 졸업식은 어떻게 진행되나 궁금하여 가보고 싶었다. 다녀온 뒤에는 우리나라의 교육활동에 직간접으로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 이 글을 쓰기로 했다.

 

졸업식은 선선한 오후 6시였고 1분 1초도 틀리지 않게 정확한 시간에 시작되었다. 듣기로는 참석해야 할 중요한 내빈들이 시작 시간에 늦어져도 행사 시작은 예고한 시각에 정확히 시작이 된다고 한다. 그 날 졸업식 풍경은 우리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국기 게양식과 함께 졸업을 하는 아이들은 한 명씩 모든 사람의 기립 박수갈채를 받으며 학사모를 쓴 모습으로 한 줄로 입장을 하였다.

손에 받아든 졸업식 리플렛은 내겐 낯선 모습이었다. 리플렛에 나타난 졸업식 진행은 정말 간단했다. 축하를 받을 사람들, 축하를 해주는 사람들 서로의 축하와 감사가 서로에게 전해지는 진행순서가 있을 뿐이었다. 사회자의 첫인사와 함께 각 선생님들의 소개로 졸업식이 시작 되었다. 인사가 끝나자마자 졸업하는 아이들은 모두가 손에 꽃을 받아들고는 부모님이 앉아 계신 곳으로 가서 꽃 전달 후 서로 포옹과 함께 눈물로 감사의 뜻을 전하였다. 그 장면은 참으로 가슴 뭉클하고 따뜻하였고 나 역시 감동할 수밖에 없었고 어느 새 눈가가 촉촉해지고 말았다. 교장선생님의 재치 넘치고 재미있는 말씀, 표정, 손동작에 참석자들은 개그를 보듯 웃었다. 몇 명의 졸업학생들의 답사 역시 아주 재미있게 이어져 모두들 배를 잡고 웃었다. 모두의 이야기를 마친 뒤 교장선생님께서는 졸업생들 모두에게 졸업장을 전달했다. 그 장면을 카메라에 담고 학사모를 던지는 것으로 졸업식은 끝이 났다.

졸업식이 갖는 의미는 모든 나라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졸업의 의미를 담는 의식의 모습은 나라마다 다르다는 것을 그 날 보았다. 내게 익숙한 졸업식 풍경은 졸업생들과 학부모들의 기쁨과 감격을 도외시하고 몇몇 내빈들, 특히 성공한 동문, 정치인, 학교 관계자들의 얼굴 알리기, 낯 세우기에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치우친 모습이다. 그 날 졸업식에서는 상장과 장학금을 주는 사람이 없었다. 또 누구도 격려와 축하를 위해 연단에 올라 장황한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기쁨의 눈물과 감사를 전하는 졸업생과 그 가족들이 주인공이었다.

우리나라도 색다른 졸업식을 하는 학교들이 뉴스를 타고는 한다. 그러나 뉴스거리가 된다는 자체가 아직 많은 학교들이 옛 틀을 버리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앞으로는 졸업생과 그 가족이 진정한 주인이 되는 졸업식 풍경을 많이 보았으면 한다. 우리도 이제는 그 때가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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