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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초반부에서부터 잔잔한 미소를 머금게 하는 김만석분의 이순재씨와 송이뿐의 윤소정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필름은 경쾌하게 돌아갔다. 매일 새벽 우유를 배달하는 한 남자를 기다리는 한 여인. 자식들이 모두 떠나고 치매에 걸린 아내를 정성껏 돌보는 남편. 이렇게 서로에 대한 각자의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이들은 사랑이라는 단어로 우리 앞에 다가왔다.
요즘의 우리는 흔히 남녀가 서로에게 더 좋은 것, 더 많은 것을 해주기를 바라고 더 많은 것을 얻으려 하지만 우리의 마음속을 채우지 못하는 빈곤한 사랑의 시대에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점에서 이 영화는 우리에게 진정한 사랑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상대방에 더 좋은 것 보다는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는 그것 송이뿐의 장갑, 김만석의 머리핀, 빈 우유곽 선물 등등 이러한 것들은 요즘의 우리들에게는 하찮게 여겨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렇게 상대방을 배려하고 마음을 헤아리는 마음이 진정한 사랑이다 라고 우리에게 외치는 것은 아닐까? 또 다른 사랑의 방식은 무엇일까? 영화는 치매에 걸린 부부이야기를 펼쳐내며 이 부분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려 하고 있다. 치매에 걸려 지난 과거를 잊고 오직 남편만을 바라보며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아내를 정성껏 돌보는 남편을 보면서 요즘의 우리 젊은 세대는 요양원 생각을 떠올리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러한 헌신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라는 물음을 우리에게 제시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제 영화는 후반부로 들어서면서 우리들에게 더욱 애잔한 감정을 북돋은다. 치매에 걸린 아내의 고칠 수 없는 병으로 인해 아내의 죽음을 맞아 남편은 죽음까지도 부인과 함께하는 결심을 하며 김만석과의 작별 인사를 마무리하고 죽는 순간까지도 자식들 걱정을 하며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전한다.
상가집에 모인 자식들과 문상객들은 부부의 죽음을 호상이라 말하지만 진실을 알고 있는 김만석은 “나이 들어 죽으면 호상이냐 호상이 어디있어!” 라고 외친다.
바로 이 장면에서 영화는 죽음에 대하여 흔히들 말하는 호상의 의미를 꾸짖고 있는 것이다. 모든 세대를 통틀어서 죽음이라는 단어 앞에서 ‘호상’이라는 단어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이제 영화는 마지막을 향해 가면서 김만석과 송이뿐의 이별장면, 그리고 웃음지으며 죽음을 맞이하는 김만석, 새벽의 발이 되어준 오토바이를 몰고 산골마을 송이뿐을 찾아 둘이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하늘로 비상하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요즘의 젊은 세대들은 사랑이란 단어를 흔히들 자신들의 전유물로 생각하고 노년세대의 사랑에 대해 경시하는 풍조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만약에 진정한 사랑에 대한 경기가 펼쳐진다면 노년세대를 앞지를 것이라고 장담 못 할 것이다.
박 범 석
(산남 칸타빌 2단지 주민)
이 영화를 보면서 다시금 되새긴 것이 있다면 세대간의 탈출구를 생각해 보았다는 것이다. 공부에 내몰려 얼굴에 웃음을 잃고 사는 학생들, 치열한 경쟁에 내몰려 젊은 열정을 발산할 곳 하나 마땅치 않아 방황하는 젊은이들, 핵가족화 되면서 설자리를 점점 잃어가고 있는 노년세대들. 이들에게는 각 세대에 필요한 탈출구가 있어야 하고 그래야만 우리사회는 더욱 건강하게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이 모여 혼신의 연기를 보여주고 또 잔잔한 마음의 감동을 안겨준 “그대를 사랑합니다”
우리도 오늘 “당신을 사랑합니다. 영원히” 라고 고백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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