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종이 넘는 대가족


조용필의 ‘서울서울서울’이란 노래를 흥얼거리다 보면 중간쯤에 베고니아화분이 놓인 우체국 계단~이란 가사가 나옵니다. 아파트나 거리를 지날 때 베고니아화분을 보는 날이면 하루종일 그 구절만 흥얼거릴 때가 있습니다.
주로 빨간색이 눈에 띠지만 흰색과 핑크색도 있습니다.
베고니아의 원산지는 브라질, 멕시코, 필리핀 등지의 열대, 아열대 지방에 널리 분포되어 있는 품종이기에 전세계적으로 2000여종 이상이 있습니다. 잎을 주로 보는 관엽베고니아도 있지만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베고니아는 꽃의 감상을 목적으로 하기에 꽃베고니아(perpetual begonia)라고 통상 예기합니다.
19세기말 유럽에서 일본으로 전해져서 우리나라에는 1910년도 쯤 들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화려하고 다양한 꽃색에 감탄해서 화원에 오시는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지만, 온실에서 자란식물을 갑자기 찬바람에 노출시키거나, 그늘지고 어두운 실내에 놓다보니 쉽게 모양이 망가지고 죽었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베고니아는 물을 자주 주면 뿌리가 썩기 때문에 화분의 흙이 어느 정도 말랐을 때 물을 흠뻑 주면 됩니다. 또한 잎이 젖어 있으면 병이 생기기 쉬우므로 분부기로 물을 뿌리는 것은 피하고 잎이 더러워졌을 때는 젖은 수건으로 닦아 주거나 물기를 말려주어야 합니다.
햇빛이 아주 강한 한여름을 제외하고는 양지에 키워야 꽃도 잘나오며 화색도 좋습니다. 종류가 많아서, 생육조건도 약간씩 다르지만 어느 종류나, 줄기나 잎이 연약하게 웃자라, 화분으로 키우다보면 뿌리 밑부분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으므로, 지지대를 하거나 전정을 해주어 튼튼하게 키울 필요가 있습니다. 2~3주에 한번씩 비료를 주면서 빛 좋은 곳에 두면 아주 튼튼하게 잘 키울 수 있습니다.
많은 종류가 있다는 것처럼 번식이 쉬워서 인지는 모르나 일본의 가모 모도데루라는 식물학자가 지난 1988년에 자신이 육종한 큰알뿌리 베고니아의 새로운 품종을 김정일화(花)로 명명하고 김정일위원장에게 선물했다고 해서 한동안 매스컴에 오르내린 적이 있습니다.
붉은 색을 좋아하다보니 그런가봅니다. 그때 한번 실망했었는데, 1994년 뤽베송감독의 프랑스영화 ‘레옹’에서 어린소녀 마틸다가 들도 다닌 화분이 베고니아였다고 오랫동안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사진을 보았는데 아그레네오마란 관엽식물이라서 또 실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계절 아름다운 꽃이 피고 번식이 용이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베고니아! 다음엔 베고니아에 얼킨 어떤 이야기가 들릴까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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