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모가리 김치찌게> 이명렬, 장금순 부부


“서울에 살 때 제과점을 했었는데 한마디로 대박 났었지요. 남편이 제과.제빵 경력이 25년으로 실력이 좋았어요. 그런데 유명 제과점들이 근처에 들어서면서 인생의 계획을 다시 세워야 했어요. 서울에서 그대로 생활하는 것 보다는 아이들을 위해서 지방에서 살 생각을 했는데 남편이 몇 년 전 TV에서 원흥이 방죽과 법원이 있는 두꺼비 마을 이야기를 했어요.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청주에서 산남동이 가장 살기 좋은 마을이라고 나와 있어서 큰 고민 없이 그냥 내려 왔어요. 지인들이나 얘기 들은 사람들은 다들 무모하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내려와 보니 정말 좋네요. 유흥 시설도 별로 없고 사람들도 친절 하더라구요. 이제 6개월 조금 지났는데 산남동으로 이사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라는 이명렬(44). 장금순(39) 부부.


마디사랑 병원 뒤쪽 두꺼비 마을신문 사무실 근처라 가게가 문을 열기 위해 내부 공사를 할 때 여기엔 무엇이 들어설까 한동안 궁금 했었다. 그런데 ‘오모가리 김치찌개’란 간판이 올려 지자 이번엔 ‘오모가리’가 무슨 뜻이지? 하며 갸우뚱 했다. ‘오모가리’는 ‘뚝배기’의 전주 지방 사투리란다.

발목 잡힌 친정 부모님

개업을 하고 새로운 사람과 음식에 대한 호기심으로 마을신문 식구들이 식사 하러 갔을 때 음식과 친절함에 만족해 했던 기억이 난다. 후식으로 사장님이 직접 만든다는 딸기 맛, 메론 맛, 팥 맛, 커피 맛의 아이스~께끼~를 골라 가지고 나오며 생각지도 않은 횡재에 다들 즐거워 했다. 이렇게 솜씨가 좋으니 대박이 날 만도 했겠다. 그런데, 개업 때 잠깐 도와주러 내려 왔다던 성남에 사는 친정 부모님이 아직도 있다!. 사람 구하기 힘들어서 올라 가지도 못하고 아직까지 있다며 ‘발목 잡혔단다.’에구, 이를 어쩌나~. 사진 찍으려니 창피하다며 두 분이 여기저기 번갈아 가며 피해 다니는 통에 급기야 파파라치가 되어 쫒아 다녔다. 힘.들.다. 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힘든 것은 이 가족들이다. “정기휴일 없이 새벽 6시부터 그 다음날 새벽 3시까지 가게를 열어요. 친정 부모님이 새벽 6시부터 7~8시까지 가게 나왔다 들어가고 저희가 그 후에 나와 일 하죠. 바쁠 때는 물론 같이 하구요.” 친정 부모님이 도와 주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효녀 심청 희원이, 재롱둥이 예원이

이명렬. 장금순 부부에게는 두 딸이 있다. 충북 여중 1학년에 다니는 이희원 학생과 푸르지오 어린이집에 다니는 6살 이예원이다. 예원이는 어린이집 생활이 재미있다며 붙임성 있게 말도 건네고 배꼽 인사도 예쁘게 잘한다.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예원이가 사진 찍는다며 예쁜 원피스를 갈아 입고 나타났다. 사람을 좋아하는 귀여운 꼬마 숙녀다. 큰 딸 희원이는 이사오기 전 ‘리코더’로 예술학교 영재로 합격되어 3년 다니다 내려왔다. 얼마 전 두꺼비 생태문화관에서의 행사에서 연주를 한 적이 있다고 하니 산남동에 벌써 소문이 난 걸까? “큰 딸 희원이가 효녀라고 하던데요?” “뭐가요? 글쎄요? 주말이나 방학 때 바쁠 때는 가게에 나와서 카운터도 보고 음식도 나르고 부엌에서 부침개도 하는데 그것 때문에 그런가요? 부모가 바쁘면 다들 그렇게 하지 않나요?” 공부하는 것 만 으로도 큰 일 하는 것 마냥 투정 부리며 유세 부리는 요즘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데 어휴, 이 부모 간 큰 부모다. 산남동에서 충북 여중까지 버스 타고 다니며 학교 다니기도 힘들텐데 희원이가 고생하는 부모님을 거들어 줄 줄 아는 기특한 효녀인 것이 맞는 것 같다.

“친구가 생기면 좋겠어요”

“10년 동안 열심히 일해서 아이들 잘 키우고 그 후엔 여유롭게 살자고 신랑이랑 얘기 했는데 잘 될려나 모르겠네요. 연고지도 아니어서 가게 개업할 때 걱정 했는데 주위의 상가 분들도 도와주고 특히 바실리 칼국수 사장님은 식사하러 와서 손님 접대 방법도 알려 줘서 고마웠어요. 서로가 경쟁 상대라 서울 같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죠”라며 그래서 산남동이 좋다고 한다. “저도 그렇고 신랑도 그렇고 아는 사람 한 명도 없고 가게에 매어 있다 보니 친구가 생기면 좋겠어요. 특히 신랑은 족구나 조기 축구 같은 동아리 모임에 참여하면 좋을 것 같은데..”다행히 산남동엔 족구나 조기 축구 동호회가 많이 있으니 시간만 내세요. 이명렬 사장님~.

“장사가 잘 되면 몸이 아무리 피곤해도 마음은 즐겁다”는 장금순 사장님. 매서운 겨울이 지나고 이제 따뜻한 봄이 왔으니 산남동에서 좋은 친구들 많이 사귀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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