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봄을 향해서 힘차게 출~~발!!

드디어 2011년의 새 봄이 왔다. 지난 겨울은 너무도 춥고 길어서 과연 봄이 오기는 하

는 걸까? 하는 바보같은 생각도 하곤 했었다. 하지만 자연은 항상 그래왔듯이 시간의 수레

바퀴를 묵묵히 굴려주었다. 정신 없이 하루 하루 바쁘게 보내느라 항상 계절이 시작되는 것을 놓치곤 했지만 이번 봄엔 저 아래 남쪽 지방에 매화가 피었다는 소식에 아직 이른 것을 알면서도 출근길마다 우리 동네엔 혹시 꽃소식이 없는지 유심히 살피곤 한다.

이 곳 청주에 온 지도 벌써 7년, 산남동에 둥지를 튼 지도 5년 째가 된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생전 처음 와보는 낯선 도시에 신랑 직장 따라 설래는 마음으로 이삿짐 차에 오르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어디를 가든지 사람들이 서로 어깨를 부딪치던 서울과는 전혀 다른 여유로운 도시의 풍경과 상쾌한 공기에 다시 서울로 가고 싶다는 생각은 저 멀리 사라져 갔고 무엇보다도 아이 키우기에 좋은 환경과 좋은 이웃 사촌들이 있어 제 2의 고향으로 삼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 바로 이 곳 이었다.

그 중에서도 산남동은 청주에서도 정말 맘에 드는 동네다. 구룡산에 포근히 둘러싸여서 사라질 위기에 있던 두꺼비와 공존하며 더불어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는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동네가 그리 흔치는 않을 것이다. 이 곳에 이사해야겠다고 정하고 아파트 건설 현장에 와보았을 때 원흥이 방죽을 지키고 있던 몇 백년은 족히 됐음직한 아름드리 나무를 보고 한 눈에 반했었다. 이런 보물이 하마터면 없어질 뻔 했다는 사실에 아찔했었고. 나무와 함께 주변의 꽃과 다른 생명들 모두 함께 사라질 위기에서 되살아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했었다. 자연과 더불어 산다는 것은 인간에게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 들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자연을 지켜내는 모습들이 우리 아이들에게도 자연과 더불어 사는 법을 자연스레 가르칠 수 있는 좋은 예가 아닐까?

화석연료의 무리한 사용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 편리함만을 추구해온 결과로 생겨난 쓰레기들 때문에 생겨나는 문제들과 사람의 욕심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동물등, 지구의 앞날을 걱정하는 환경운동가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보며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못 할 지라도 조금의 힘이라도 보태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리고 마을 신문을 보면서 한 발 앞서 실천하는 이웃들의 모습에 마음이 놓이고 거창하지는 않지만 주부로서 하나씩 하나씩 생활습관을 바꿈으로써 힘을 보탤 방법이 있다는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전에는 내가 없는 세상은 크게 관심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가 커가면서 내가 더 이상 이 세상에 없을 미래를 떠올리는 때가 종종 생기곤 한다. 나는 가고 없지만 내 아이와 또 그 아이의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온전하고 살기 좋은 세상이었으면 하는 바램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런 세상을 원하기에 지금 이 순간 ,이 봄부터, 내 동네부터 관심을 가지고 살펴야지 하는 생각에 다시금 힘을 내본다.

이 봄,집 앞 원흥이 방죽의 이름모를 예쁜 들꽃과 파릇 파릇한 새싹이 유난히 기다려진다. 

이은진 (산남영조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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