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방 곱돌이네 김은선.김은민 자매

 
     
 

 


“서울 인사동에 가면 요리 잘하는 남자연예인 이정섭이 하는 음식점이 있어요. 그 사람이 매일 오는 손님, 일주일에 한 번 오는 손님, 1년에 한 번 오는 손님, 잊지 않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다 고맙다고 했는데 이제 그 심정을 이해할 것 같아요”라며 진서방 곱돌이네 김은선(42) 사장은 말한다. 진서방 곱돌이네는 산남 리슈빌 건너편 뒷골목에 위치한 곱창집으로 여동생 김은민(33)씨와 같이 운영한다. 평소에 특유의 냄새 때문에 곱창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우연히 지인들과 함께 간 후 다시 먹게 된 곱창 집이다. 연탄불에 구워서인지 냄새가 나지 않고 맛있다. 그래서인지 젊은 여성을 동반한 연인은 물론 아이들과 함께 오는 가족도 자주 보인다.

말은 뱉는데로 돌아온다

김은선.김은민 자매는 서울 토박이다. 김은선 언니는 신랑과 함께 서울에서 속옷 가게와 생활용품점을 운영하다 연달아 실패했다. 하기 싫은 일을 신랑이 억지로 시켜서 실패하자 불평만 쌓이고 신랑을 탓하고 원망하기 바빴다. “나아지는 건 없고 신랑과의 사이가 악화되었는데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다스렸어요. 그러면서 어느 순간 깨달은 것은 ‘말은 뱉는데로 돌아온다’는 것이였어요. 그래서 힘들때나 속상할 때도 되도록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좋은 말만 하려고 노력해요. 그래서인지 이제 가게도 안정적으로 되어가고 좋네요”라며 자신감을 보인다.


 

동생 김은민씨는 결혼해서 청주에 살고 있었는데 언니와 형부의 가게가 실패하자 이 가게를 하자고 제의했다. 동생은 제천이 고향인 신랑을 만나 집에서 주부로 있다 언니와 가게를 하게 되었다. 신랑은 직장이 있지만 일이 끝나면 바로 와서 도와준다고 한다. “언니와 나이차가 9년인데 언니 나이를 먼저 말하면 내 나이도 덩달아 올라가요. 언니가 동안인데다 보통 몇 년 차이로 보지 않기 때문인데 기분이 좋지는 않아요. 그래서 요즘엔 내 나이를 먼저 말하죠. 호호” 나이 들어 보이기 싫어하는 천상 여자인가 보다. “아이들(3살, 5살)이 아직 어려서 서울에서 엄마가 내려와서 봐주고 있어요. 친구도 아는 사람도 없어서 힘들어 하시는데 죄송해요. 작은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면 올라 가신다고 하는데 걱정이예요”하면서도 “잘 되겠죠”한다. 이 두 사람을 보면 꼭 은방울 자매를 보는 것 같다.

희망을 갖고 시작

“처음엔 자리 잡기 힘들었어요. 전에 이 자리에서 장사하다 나간 사람이 실패를 하고 나갔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두들 뭐라고 했어요. 좋지 않은 자리에 들어와서 잘 되겠냐구요. -잘 될거예요. 저희가 살릴거예요.- 우린 희망을 갖고 시작하자고 했지만 잘 되는 날도 있고 그렇지 않은 날도 있어서 마음이 편치 않았죠. 어떤 상가 사람은 우리에게 해로운 말을 하고 다니기도 했는데 그렇게 힘들 때 최대포 갈비 사장님이 와서 음식을 먹으며 가게 운영이나 서비스에 대해서 많은 도움을 주었다”며 참으로 고맙다고 한다.


청주의 맛집으로

“청주분들이 냄새에 조금 민감한 것 같아서 되도록 한 번 더 씻고 손질해요. 처음엔 단지 돈 벌 생각만 했는데 이젠 그렇지 않아요. 장사를 하다 보니 음식을 깨끗하게 먹고 가면 기분이 좋고 조금이라도 남기고 가면 맛이 없어서 그러나 싶어 걱정 되기도 해요. 그래서 왜 남겼는지 물어야 하는데 아직도 겁나요. 구제역 때문에 다들 힘들어하고 무한리필하던 옆가게는 문을 닫고 임대까지 하던데 다행히 저희는 손님들이 꾸준히 찾아 주셔서 괜찮아요. 우리 꿈은 친절 서비스를 으뜸으로 하는 청주의 맛집으로 자리매김 하는 거예요. 더 노력해야죠.”

어느 날 마을일로 지인들과 얘기하며 늦게까지 있던 날 자리에서 일어날 때 여자들에게만 쥐어진 선물 하나, 그것은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나는 맛난 주먹밥이었다. “엄마들이 늦게까지 일할 때 다음날 아침 식구들 식사 차려주기 힘든데 가져가서 아침 대신 드세요.” 주부의 마음을 주부라 아는 걸까? 그것은 단지 몇 개의 주먹밥이 아니었다.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정!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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