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참석한 '푸르지오' 에너지교육

 


저녁을 준비하는데 “오늘 저녁 8시 주민생활관 2층에서 에너지 교육이 있으니 주민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라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아차! 오늘 에너지 교육이 있었지? 나와 아이들은 서둘러 저녁식사를 마치고 교육장으로 향했다.

오늘 강의 제목은 ‘고지마섬의 백 마리째 원숭이’. 음~ 에너지와 원숭이가 어떤 관계가 있다는 거지? 강사는 생태보전시민모임의 여진구 대표로 아주 재미있고 재치 있는 분이셨다. 우리가 지금처럼 에너지를 펑펑 쓰면서 계속 살아간다면 머지않아 앞으로 초래할 세 가지 부족현상이 있는데 하나는 물 부족, 또 하나는 에너지 부족,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식량부족이란다. 지구는 먼 옛날이나 지금이나 물의 양은 단 1%라도 늘어나지도, 줄어들지도 않았다. 단지 마실 수 있는 물과 마실 수 없는 물로 나뉠 뿐인데, 마실 수 있는 물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지 않은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상수도시설이 되어 있지 않은 산간 마을에선 비가 오지 않아 땅이 말라 농사도 못 짓고 마실 물이 없어 소방차로 식수를 제공받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한다. 그러고 보니 TV에서 아줌마, 아저씨가 양동이며 고무다라에 물을 담아 나르고 집안 곳곳에 물을 채우는 모습을 본 듯하다. 올해는 채소 값이 여느 해와 달리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치솟고 배추대란으로 까지 이어졌었다. 약간의 기상이변으로도 비가 너무 많이 온다든지 아니면 아예 비가 오지 않는 지역이 있다든지 지구의 온도가 채 1도도 올라가지 않았는데 지구의 3분의 1이 물에 잠길 만큼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물이 없으면 땅이 황폐해지고 땅이 황폐해지면 농사를 지을 수 없고 농사를 지을 수 없으면 식량부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아직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지금도 지구 반대편에선 하루에도 굶어죽는 아이들이 수만 명에 이르고 마실 물이 없어 웅덩이에 고인 더러운 물을 마시고 피부병에 걸려 죽는 아이들 또한 많다고 한다.

‘에너지와 환경’ -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어른들이 물려줘야할 중요한 유산이라고 하시며 고지마섬의 ‘백 마리째 원숭이’를 들어 나부터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함을 강조하셨다. 고지마섬에 약 4천 마리의 원숭이가 사는데 먹을 게 없어 정부에서 고구마를 먹이로 주기로 했단다. 그런데 다른 원숭이들은 이제껏 해왔던 대로 고구마에 묻은 흙을 쓱쓱 그냥 털에 문질러 털어 먹는데 어느 날 18개월 된 한 어린 원숭이가 물에 씻어 먹더라는 것이다. 이것을 본 다른 원숭이들이 하루, 이틀 지날수록 하나 둘 따라 하기 시작하고 백 마리째 원숭이가 물에 씻어 먹자 마침내 모든 원숭이가 물에 씻어 먹게 됐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백 마리째 원숭이 현상’으로 어떤 일이 임계치를 넘게 되면 그 현상은 널리 전파되고 마침내 다른 사람들에게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됨을 강조하셨다. 그리고 그 시작점은 바로 ‘나’. 나부터 실천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래~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나부터 실천해야지. 추운 것을 제일 싫어하는 나지만 집에 돌아오자마자 실내 온도를 24.5도에서 23.5도로 1도 낮췄다. 두꺼운 솜이불을 꺼내 덮고 거실에선 털양말과 잠바를 입고 생활하기로 했다. 수도꼭지는 ‘쏴~아’에서 ‘쫄쫄쫄’에 가깝게 잠그고, 일주일에 두 번 하던 아이들의 목욕도 한번으로 줄이고, 시장도 그때그때 필요한 것만 구입하기로 했다. 이번 교육을 통해 아이들과 ‘에너지 아껴 쓰기’ 공감대가 생겨 좋았다.

 

김지연 (산남푸르지오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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