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햇살에 참새가 모여들듯 우리 아기들도 아침에 어린이집으로 모여 종일 짹짹거리며 놀다가 저녁이 되면 썰물처럼 집으로 돌아간다.
요즘은 맞벌이하지 않으면 아이를 키우고 사는 것이 어려워졌다. 부모와 충분한 시간을 보내고 나서 어린이집에 오는 아이도 있지만 부모의 사정 때문에 억지로 부모를 떨어져서 오는 아이들이 많다.
나도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일을 해 왔기 때문에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이를 떼어 놓고 출근할 때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지금도 내 아들과 딸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 직장생활을 해야 해서 아기와 떨어져 지내야 한다면 ‘엄마도 일하는 동안 네가 많이 보고 싶어. 하지만 엄마가 하는 일도 중요해 대신 집에 있는 시간 동안 더 많이 사랑해 줄게’라고 말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수시로 안아주고 저녁에 만나면 오늘도 너무 잘했다고 칭찬해 주면 좋겠다. 아이는 엄마가  주는 사랑으로  종일 버틴다.
요즘 오후 시간이 되면 우리 원을 졸업하고 다른 어린이집으로 간 아이들이 매일 현관 앞에 와서 원장님을 소리쳐 부른다. 마치 학교 다녀온 딸이 큰소리로 엄마를 부르듯, “원장님 나 어린이집에 갔다 왔어요~”라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어린이집에  가서  잘 놀고  왔구나~친구들하고  재미있게 놀았어?”라며  매일 안아준다.
우리 어린이집이 아파트 안에 있다 보니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아이들은 수시로 들려서 내게 인사를 하고 간다.
얼마  전에는  초인  종소리가  나서  나가  보니  반갑게도 졸업한 예서였다.
“우리 예서 어서 와 ~그동안 안 보여서 이사 간 줄 알 
았어.” 얼굴에는 핏기가 없어 보이고 왠지 힘이 없어 보이는 예서를 힘껏 안아주었다.
뒤따라오시던 할머니가 “졸업한 후 밖에서만 인사를 하지 초인종을 누르는 일은 좀처럼 없었는데 오늘은 웬일인지 쫓아가서 초인종을 먼저 누르네요~” 할머니는 민망한 듯 말씀을 하신다.
다음날 예서가 할머니, 엄마와 같이 다시 어린이집을 찾아왔다. 예서가 어젯밤에 할머니 돈 있으면 자기 만원만 달라고 하더란다. 만원 가지고 뭐 하려고 물었더니 선생님들 붕어빵 사다 드리고 싶다고 6살밖에 되지않은 예서가 말을 했다고 한다.
붕어빵을 사서 들고 온 예서를 안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예서야  정말  고마워~ 어릴  때 만난  선생님을  이렇게 기억해주는 것도  고마운데, 붕어빵을  사 왔어!” 
어린  제자가  전해  준  붕어빵  한  봉지가  나의  힘듦과  고단함을  싹  날려  주었다. 고목이  되어  가는  선생님을  찾아준  어린  제자  때문에  눈물이 울컥했다.

최미경 원장 (계룡리슈빌 어린이집)
최미경 원장 (계룡리슈빌 어린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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