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국길(任賢國吉), ‘어진 사람을 등용하면 나라가 길 해진다’는 뜻이다. 유향(劉向)이 편찬한《설원(說苑)》*의〈존현(尊賢)〉편에 나오는 성어다.
훌륭한 지도자일수록 인재를 잘 발탁하고 적소에 일을 맡겼다. 자신의 친소와 관계없이 인격과 능력을 갖춘 인재를 등용하는 입현무방(立賢無方)은 고대 성현들이 힘을 기울인 정책이었다.
국가는 어진 이를 임용하면 길하고, 불초한 자를 들어쓰면 흉하게 마련이다. 제(齊)나라 환공(桓公)이 관중(管仲)을 발탁하고 사후의 몰락을 강조한 것이 흥미롭다. 잘 알려졌듯 관중은, 태자 시절 환공을 암살하려 한 원수였다. 하지만 환공은 관중의 능력을 인정하여 재상에 임명한 뒤 이후 승승장구하여 패자(霸者)가 되고 천하를 바로 잡았다.
관중이 죽으면서 추천한 사람을 물리치고 간신 수조(竪 )와 역아(易牙)를 중용하더니, 환공은 사후에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천하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한때의 잘못 판단으로 명예를 잃고 나라까지 기울게 한 본보기였다.
친척이나 원수나 상관없이 능력에 따라 인재를 추천하여 친구불피(親仇不避)란 말을 남긴 진(晉)나라 대부기황양(祁黃羊)은 대공무사(大公無私)의 표본이다.
임현물이(任賢勿貳)라고 ‘맡기고 난 뒤 의심치 말고 끝까지 밀어 주라’는 말은 명심할 일이다. 그렇다고 등용하고 난 뒤 잘못이 드러나고 모두들 욕하는데도 그냥 직무를 맡긴다면 그것 또 한 나라를 길하게 하는 일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설원(說苑)》은 고대 선현들의 행적이나 일화와 우화 등을 수록한 교훈집이다. 《설원》을 편찬한 유향은 전한(前漢)시대 왕족 출신의 학자였다.

문연 이화수(남이황금길소식 기자, 전 장신대학교 자연치유 대학원 교수)
문연 이화수(남이황금길소식 기자, 전 장신대학교 자연치유 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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