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변호사  사무실에서  법원에  재판하러  가려면  짧은 다리를  건너야  한다. 다리 양쪽으로  두꺼비생태공원이 펼쳐져  있다. 공원  비탈에는  참나무  같은  것들이 공원으로  만들기  이전의  모습  그대로  서 있다. 구룡산  물들이 만나  처음으로  고이는  연못과  그 옆의  아름드리  느티나무도  옛 모습  그대로다. 극단적인  이윤 추구를  사명으로 하는 개발주의자들에 맞서, 청주 생태 시민들이 연대하여 오랜 싸움 끝에  얻어낸 결과물이다. 
법원 바로 앞에 자연공원이 있는 것을 두고, 변호사들과 공원을  산책하면서  농담을 나눈  적이  있다. 어떤  이가 “청주의  법원  청사  환경이  전국에서  최고야”라고 하길래, 나는 “세계  최고”라고  하였다. 정말로  이런  환경은 세계적으로도 손꼽을  만한 것이다.
주민들은 자연공원을 만드는 것에서 나아가, 생태공원을 자양분으로 삼아 15년 전 마을공동체의 가치와 소통을 담는 ‘두꺼비마을신문’을 찍어내기 시작했다. 마을주민이 기자, 편집인이 되어 주민의 소리를 담아 주민들을  서로  이어주고  있다. 신문이 주체가  되어  공동체를 위해  의미  있는  행사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신문이 없었다면, 마을공동체는 구두선에 머물렀을  것이다. 
두꺼비마을신문의  차별점은  마을주민들이  만든다는 것 말고도, 기사가  주변  삶에  대한  것들이라  크게  공감이 가고, 칼럼  필진이  다양하여  여러  분야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틀에  박힌  일반  신문보다  읽는 재미가  더 있다. 나도  십 년 가까이  신문에  생태  농사와 법 이야기를 써 오고  있다.
이런 신문의 차별점은 마을신문이라고 하여 다 있는 것이 아니다. 주민들의 관심과 신문 제작진의 꾸준하고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15년 동안 이어져 올 수 있었다. 특히 15년간 신문 편집일을 해온 조현국 님에게 주목하고 싶다. 그의 열정과 노력이 숨이 되어 지금까지 마을신문을 건강하게 살리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그 또한 어찌 내적 갈등이나 어려움이 없었을까. 대학에서 강의하면서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는 것과 엄청나게 손이 가는 신문 일을 동시에 해내는 게 여간 버겁지 않았을 것이다. 마을공동체의 가치에 대해 굳은 신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내적 갈등과 번민을 이겨내고 마을신문을 통해 전국에서 유례없는 도시 마을공동체를 만들어 낸 그에게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법원 가는 다리 바로 옆으로 목련이 몇 그루 있다. 저 다리 밑에서부터 커 와 키가 무척 큰데, 다리 위를 걷는 우리는 바로 눈앞에서 꽃을 볼 수 있다. 겨우내 견디던 꽃눈이, 봄이 오면 조금씩 터져 꽃으로 피는 것을, 법원에 다녀올 때마다 감상하는 즐거움이 무척 크다. 생태공원에 마을신문이 만들어낸 공동체의 기운이 깔려 있어 더욱 그러할 것이다. 해마다 꽃을 피우며 자라는 목련처럼, 이제 청년기에 접어든 두꺼비마을신문도 마을 주민의 삶에 활력을 주면서 무럭무럭 성장하길 바란다.

오원근(충북시민재단 이사장, 변호사)
오원근(충북시민재단 이사장,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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