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년 만에 만난 스승과 제자들 이야기

왼쪽부터 제자 연명숙님, 백인숙님, 은사 강대곤 선생님, 제자 김진숙님, 박광자님
왼쪽부터 제자 연명숙님, 백인숙님, 은사 강대곤 선생님, 제자 김진숙님, 박광자님

12월 8일 ‘세두아’에서 아주 특별한 자리가 마련되었다. 1970년 청주여고 1학년으로 만난 백인숙님·박광자님·김진숙님·연명숙님 4명의 동창생들이 당시 은사님이었던 강대곤 선생님 부부와 53년 만에 만난 자리였다. 
이 모임이 열린 사연은 지난 10월 14일에 열렸던 빛뜨락어울림 축제로 거슬러 올라간다. 청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 음악팀 ‘인트로’의 단원으로 개막식 공연의 일원이었던 백인숙님이 음식 봉사를 하다가 빛뜨락상 수상자로 호명되던 은사님의 성함을 듣고 반가운 마음에 멀리서 카메라로 찍었다. 그런 후에 내수에 사는 여고 동창생 김진숙님에게 전달하여 은사였던 강대곤 선생님 전화번호를 수소문한 끝에 서로 연락하여 자리가 성사되었던 것이다. 
53년만에 만난 스승님과 제자들은 시종 정겹고 즐거웠다. 이에 기자는 당시 추억과 관련하여 몇 가지 질문을 했다. 
“고등학교 때 강대곤 은사님은 어떤 선생님이셨나요?” 
“평상시 자세도 바르셨다. 흰색 체육복 바지도 줄을 세워서 입으셨다. 목소리도 똑똑 떨어지셨고 정열적인 선생님이셨다. 멋진 선생님이셨는데 하나도 안 늙으신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젊은 선생님이 담임이라 다른 반 학우들이 부러워했다. 인기투표하면 항상 1등을 하셨다.”(좌중 웃음)

이연수 사모님(왼쪽에서 세 번째)과 함께
이연수 사모님(왼쪽에서 세 번째)과 함께

강대곤 선생님은 “오늘 만난 제자들은 영동에서 4년간 근무하고 청주여고로 발령받은 해에 만난 제자들”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그러자 옆에 계시던 이연수 사모님은 “제자들로부터 전화를 받으시고 설레는 마음으로 며칠 동안 잠도 잘 못 주무셨다”고 귀뜸해 주신다. 
53년 만에 재회한 스승과 제자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제자 김진숙님은 기쁨에 겨워 이렇게 건배사를 제안하기도 했다. “제가 ‘오늘 같은 날’을 외치면 여러분은 ‘흔치 않아~ 흔치 않아’라고 호응해주세요~”. 은사 강대곤 선생님은 최근에 출판한 자서전에 실린 제자들 사진을 보여주며 ‘자서전’을 선물했다. 제자 백인숙님은 스승님을 위한 서프라이즈 음악 선물을 준비하여 일행을 감동시켰다. 식당 앞에 있는 공원에서 제자들은 백인숙님의 연주를 감상하면서 손에 손잡고 스승님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손에 손 잡고 합창
손에 손 잡고 합창
은사님을 위한 음약 공연
은사님을 위한 음약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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