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8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자국 28차총회) 소감

유엔 기후변화협약(FCCC,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ge) 당사자국 총회(COP, Conference of Par-ties)는 1995년  독일  베를린에서  시작하여 1997년  제3차 총회가  열린  일본  교토에서  교토의정서를  채택하였다. 교토의정서는  기후변화의  주원인인  온실가스  배출을 구체적으로  규제하는  것을  각국의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의정서를 말하는데 그 내용은 첫째, 선진국(AnnexI)의 구속력있는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 둘째, 온실가스  감축을  공동이행하고  청정개발체제를  정착시키기 위한  배출권  거래제도입, 셋째, 국가간  연합을  통한  공동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실천  등을 선언하였다. 
2005년부터  실행하기로  되어있던  의정서에  미국이 빠지면서 논란이 되기는 하였었다. 2015년 파리에서 열린 COP21에서  교토의정의  발효기간이 2020년 12월로 만료된  후에  새로  적용할  기후변화협약을  마련하여  발표하였다.
파리협약에서는 배출권거래제 등 시장주의적 방식에 의한 공동이행이 사실상의 온실가스 감축에 효과가 적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는 적응과 재원, 기술이전, 역량 배양, 탄력회복성 등을 강조하였고 195개 당사자국이 통과시킨 협약이다.
파리협정에서 확인한 것은 2050년까지 산업화 이전의 지구 평균온도를 1.5도로 제한하지 않으면 지구는 돌이킬 수 없는 파멸의 길로 갈 수 있다는 경고와 함께 그것을 이행하기 위한 국제협약을 작성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당사자국총회는 그 이후 코로나로 인해 잠깐 긴장이 떨어졌다가 2021년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 26에서 기후위기의 심각성이 더욱 긴박해졌음을 확인하였고 1.5도 목표를 다시 한번 강력하게 확인하였다. 그러나 2022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COP27에서는 1.5도의 명확한 목표를 ‘2.0도보다 훨씬 낮은’이라는 표현으로 후퇴하였으며 재정문제에 대한 정의로운 전환문제를 논의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후퇴 경향은 이번 아랍 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COP28에서는 산유국들의 이해와 직접적 충돌을 겪는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애초에 세계 4위의 산유국인 아랍 에미리트에서 개최하는 것하며 의장인 아흐무드 알 자비르는 국영석유회사(Adnoc)의 CEO로서 산유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이라는 것이 논란이 되었다. 그러나 이번 회의 자체의 결의는 매우 진전된 결의를 채택하였다. 이번 합의에서 중요한 점은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을 명기한 점이다. 지구기온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이 화석연료임을 확인하였으며 추후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의 감축을 결의하였지만 또 한편에서 보면 2021년에 결의한 “화석연료 퇴출”이라는 표현이 빠지고 ‘화석연료 감축’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그래서 진보진영에서는 이러한 변절을 두고 분노하였고 산유국들은 이를 옹호하는 결전의 장이 된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산유국들은 노골적으로 화석연료의 퇴출 선언에 반대하며 화석연료의 생산을 감축한다고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석유와 가스의 효과적인 생산을 강조하는 등 COP이 추구해온 가치를 노골적으로 부정하였다. 
물론 미국과 중국은 이들 산유국들 뒤에 숨어서 드러내지 않고 회의 분위기를 방해했다. 한국은 이번 회의에서 기후변화대응 순위에서 사실상 최하위의 불명예를 기록하였다. 비록 재생에너지 3배 확대라는 명분에 동참하기는 했지만 이미 한국의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분야는 쪼그라들대로 쪼그라들어 있다는 점 때문에 기후대응순위 67개국 중 64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뒤에 있는 나라들은 아랍 에미리트, 이란, 사우디 등 산유국임을 감안한다면 사실상의 꼴찌인 것이다.
더군다나 이번 회의가 끝나자마자 이번 총회 의장이었던 아랍 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즉각 석유산업을 위한 투자액을 7년 동안 1,500억 달러 규모로 늘린다는 발표를 하여 사실상의 합의 파기가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합의 자체는 급진전되었지만 실제로 합의를 이행하는 문제에 있어 열쇠를 쥔 산유국과 미국, 중국에 대한 비판과 압박이 더욱 필요해진 상태이다. 그렇기에 내년의 브라질 총회에서 의장 역할을 할 룰라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는 분위기이다. 이상 유엔기후협약 당사자국 총회의 분위기를 전달하면서 우리 마을의 기후문제 대처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지구적인 것이다”라는 경구처럼 우리 마을의 기후변화를 위한 전환행동이 어느 시점보다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청주의 두꺼비마을은 청주지역 환경운동의 앞장을 선 마을로서 유명한데 정작 이러한 국제적 합의와 결정에 대해 주민들에게 알리고 그에 따른 조그만 것이라도 실천으로 연결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된다.

오동균 신부(대한성공회 청주산남교회)
오동균 신부(대한성공회 청주산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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