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향기 맡는 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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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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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린이집에 다니는 20개월 된 아기가 손가락을 심하게 빨아서 손가락이 물에 푹 불린 것같이 하얗게 되었다. 심지어 손가락이 갈라지기까지 하여 부모님이나 선생님은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다. 낮잠을 잘 때도 손가락을 빨고 자려고 해서 선생님이 애착 인형을 손에 들려주고 낮잠을 재우고 있다.

손가락을 빨거나 공갈 젖꼭지를 언제까지 주어야 하는지 궁금해하실 부모님을 위해 이번 호에는 구강기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프로이트는 발달 단계를 성 에너지 집중 부위인 입- 항문- 성기를 중심으로 발달한다고 보았다. 아기가 처음 태어나서 20개월 정도까지를 구강기라고 분류하였다. 구강기에는 손에 잡히는 모든 것을 입으로 가져가서 빨려고 하는 욕구가 있다. 이 시기 아기는 입 주변에서 만족감을 느끼고 애착 관계 형성의 기틀을 쌓는다고 볼 수 있다. 아기를 키우는 양육 환경은 다르지만, 아기들은 입을 통해 세상을 알아간다. 입으로 가져가는 것 때문에 고민할 필요는 없다. 호기심을 가지고 탐색하고 싶은 욕구가 강해서 하는 행동을 제지당하면 자존감이 낮아지고 주도성을 상실할 수 있다.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이하면서도 어느 순간에 손가락을 빨고 있는 아기를 본다. 선생님은 매 순간 손가락을 빨 수 없도록 제지하기보다 아이가 좋아할 만한 것으로 시선이 옮겨 갈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 주고 있다.

간혹 부모님들이 아기가 빠는 행동을 보일 때 침이 묻어나오는 것을 더럽다고 못 빨게 제지하는 것을 본다. 구강기에 빠는 것은 자연스러운 발달 단계이기 때문에 충분히 빨고 안전하게 구강기를 보낼 수 있는 양육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 좋다. 크기가 너무 작아서 아기가 삼킬 위험이 있는 물건은 두지 않는 것이 좋다.

장난감은 입으로 가져가도 수시로 소독할 수 있고, 책은 씻을 수 있는 헝겊 책이 좋다. 빨기 대신 안정감을 줄 수 있는 다른 애착 물을 만들어 주고, 오감 발달을 돕는 다양한 식재료를 탐색해 보고 맛보는 놀이도 좋다.

일상생활에서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다양한 놀이와, 특히 손을 활용한 놀이를 많이 해준다면 빨기보다 재미있는 것이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아기가 손 빨기를 참고 다른 방법으로 해소했을 때는 아낌 없이 칭찬해 준다면 자존감도 높아지고 만족감도 좋아질 것이다.

3돌 이후에도 빠는 행동이 지속된다면 양육 환경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손가락 빠는 습관에 집착하고 있지는 않은지, 다음 단계인 항문기로 넘어가야 하는 시기에 배변 훈련이 너무 강압적이지는 않은지, 엄마 아빠의 잦은 다툼으로 아이가 스트레스는 없는지 체크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대부분의 아기는 이 시기(1~20개월)가 지나면 빠는 행동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최미경 원장
             최미경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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