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렬 청주지방법원장을 만나다

우리 마을은 생태 · 교육 마을이자 법조타운이다. 원흥이방죽과 두꺼비생태공원, 구룡산, 청주교육지원청 등이 생태·교육마을의 중심에 있다면 법조타운의 중심에는 법원, 검찰청이 있다. 이 같은 마을 특색을 살리고자 본지에서는 초창기부터 ‘법조타운’을 카테고리로 삼아 법조계의 이야기를 담아왔다. 그러던 차에 청주지방법원의 임병렬 법원장이 동료 법관들이 ‘직접 선출한 최초의 법원장’이라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기존 방식이 아닌 ‘법원장 후보 제청 제도’를 통해 동료 법관들이 선출하여 보임된 최초의 법원장은 어떤 분이실까? 

청주지방법원 임병렬 법원장
청주지방법원 임병렬 법원장

청주지방법원이 “20여 년간의 법관 생활 중 가장 훌륭한 법원”

지난 10월 17일 법원장실에서 처음 만난 임병렬 법원장의 첫인상은 포근하면서도 강직해보였다. 청주가 고향이 아닌데도(임병렬 법원장의 고향은 서울이고, 부산지방법원에서 처음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청주지방법원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이유도 궁금했다. 임병렬 법원장은 “2018년 법관 정기 인사 발령으로 청주지방법원과 첫 인연을 맺게 되었다”며, “쾌적한 근무환경과 친절한 법원 분위기, 도민들의 높은 준법정신 등으로 인해 20여 년간의 법관 생활 중 가장 훌륭한 법원이라고 느꼈다. 때마침 대법원에서 시행하는 장기근무법관 지원제에 의해 청주지방법원 장기근무법관으로 선정되어 근무하다가 법원장에 보임되어 6년째 청주지방법원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료 법관들이 직접 선출한 최초의 법원장으로 취임한 소감이 남다를 것 같았다. 임병렬 법원장은 “김명수 대법원장님이 취임한 이후, 2019년도에 법원 최초로 법원장 후보 추천제도가 시행되었고, 2023년부터 전국법원을 대상으로 확대되어 청주지방법원에서는 제가 처음으로 법원장 추천제도에 의해 법원장으로 보임되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면서도 과거 어느 때보다도 법원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청주가정법원 설치는 반드시 필요”
현재 핫이슈가 되고 있는 청주가정법원 설치가 법관의 입장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물어보았다. 임병렬 법원장은 “현재 춘천, 전주, 제주 및 청주지방법원에 가정법원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민주사회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인 가정에 대한 법원의 후견적, 치유적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는 지금 가정법원의 설치는 반드시 필요”하며, “가정법원이 설치되면 청주지방법원은 일반 민사, 형사, 행정재판 등에 집중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법원을 이용하는 모든 시민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법원에서 바라 본 산남동 두꺼비마을 ©사진_김동수 발행인
법원에서 바라 본 산남동 두꺼비마을 ©사진_김동수 발행인

법원장님 자주 가는 곳
햇수로 6년 동안 청주지방법원에서 근무하면서 어떤 곳을 청주지역의 명소로 생각하는지도 물어보았다. 임병렬 법원장은 상당산성, 청남대, 우암산 등지를 청주지역의 명소로 꼽았다. 임병렬 법원장이 보기에 상당산성은 주말이나 휴일이면 청주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자,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곳이며 둘레길로 잘 조성되어 있어 시민들의 건강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곳이다. 청남대는 대통령 별장으로 사용되던 곳이라 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식물원과 수목원을 능가하는 나무와 꽃들이 심어져 있어 그야말로 ‘청주의 보고’이고, 우암산은 등산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을 뿐 아니라 각종 체육공원과 동물원, 휴식공원이 곳곳에 조성되어 있어 청주의 수호산(守護山) 같은 느낌이라고 임 법원장은 말했다. 
산남동에 자주 가는 식당이나 찻집이 있는지도 궁금했다. 임병렬 법원장은 예상보다 많은 산남동의 상가를 찾아다니고 있었다. 자주 가는 식당으로는 세두아, 산야초, 동해바다, 몽돌간장게장, 신촌파스타, 개성집, 그집쭈꾸미, 권가제면소, 불꽃한우, 마쯔, 이차돌, 우설화, 긴자, 천지연, 경화대반점, 무이비포 쌀국수 등이 있고, 자주 가는 찻집으로는 담스, 커피섬, 기린, 부엉이곳간, 타타스베이글 등이 있다고 귀뜸해주었다.  

“두꺼비 울음소리 고대”
역대 법원장님들을 만날 때마다 이구동성으로 법원 앞에 두꺼비생태공원이 있어 너무 좋다고 말한 기억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임병렬 법원장에게 ‘산남동 두꺼비마을’은 어떤 곳일까? 임 법원장은 “산남동은 우선 청주지방법원이 자리 잡은 곳으로, 청주시내 어느 동네보다도 애정이 많이 가는 곳”이라며, “특히 두꺼비를 위한 생태공원이 법원 바로 앞에 자리 잡고 있어서 업무에 지친 법원 직원들에게 쉼과 자연을 제공하는 소중한 곳입니다. 지금은 두꺼비 울음소리를 듣기 어려워져 아쉽지만 이곳에서 두꺼비 울음소리가 우렁차게 울릴 날을 고대한다”고 말했다. 

임병렬 법원장(사진 왼쪽)이 두꺼비마을신문을 펼쳐보이고 있다. ©김동수 발행인
임병렬 법원장(사진 왼쪽)이 두꺼비마을신문을 펼쳐보이고 있다. ©김동수 발행인

마을과 함께 하는 법원장님
임병렬 법원장과 인터뷰한 날은 공교롭게도 14일에 열린 빛뜨락 축제가 끝난 후였다. 장애인·비장애인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빛뜨락어울림 한마당을 위해 법원 주차장 등을 개방해줘서 고맙다고 지역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주말 법원 주차장 개방에 대해 총무과장의 보고를 받고 뜻깊은 행사인 것 같아 바로 직접 결제를 했다고 알려주었다.

본지와의 인터뷰도 그런 맥락이었을 것이다. 마을신문이라 기꺼이 인터뷰에 응했다는 임병렬 법원장의 말씀을 듣고 무엇보다도 마을의 가치, 마을신문의 가치를 알고 함께 하려는 마음이 느껴져 기분 좋았다. 바쁜 일정 가운데에서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하자 임 법원장은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마을이 잘 돼야 우리 법원도 잘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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