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30년이 다 되어 가는 옛날이야기가 되었지만, 우리 큰아이가 3살쯤의 일이다. 그 당시 우리는 주택 2층 건물에 전세를 살고 있었다.

햇볕이 좋은 날은 아기 기저귀와 빨래를 옥상에다 널었다. 아기와 같이 옥상에 올라가기에 계단이 가팔라서 딸아이를 혼자 두고 얼른 빨래를 널고 내려왔는데 아이가 집안에 없는 것이다.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도 가파른데 어떻게 나갔을까? 아무 생각이 나지 않고 순간 눈이 뒤집혀 지는 것 같았다. 온 동네를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찾아다녔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혹시 우리 아이만 한 아이 못 보았냐고 물어보았다. 한참을 찾아다니다 안 되겠다 싶어 경찰에 신고하려고 집으로 돌아왔다. 전화하려는데 침대 아래에 아이가 자고있는 것이다. 당연히 잘 놀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불렀는데 아이가 없자 당황해서 생긴 일이었지만 그때 가슴 쓸어내린 생각을 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얼마 전에 동네를 지나가던 할머니가  3~4살 정도의 여자아이를 우리 어린이집으로 데리고 오셨다. 아이 혼자 골목을 왔다 갔다 하고 있어서 엄마가 찾으러 오지 않을까 해서 한참 동안 기다려도 오지 않기에, 혹시 우리 어린이집 원생이 아닌가 해서 데리고 오셨다고 한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들과 매일 산책하러 나가는 것을 보신 모양이다. 아이는 아직 말을 잘하지 못하여 자신의 이름도 말하지 못했다. 겁을 먹었을까 봐 아이를 일단 안심시키고 시원한 물을 한 컵 주었다. 더운 날씨에 골목을 오가면서 얼굴은 빨갛게 상기되었고 몸은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아기는 부모님의 전화번호가 적혀 있는 목걸이를 하고 있었다. 몇 번이고 전화를 걸어 보았지만 통화가 되지 않는다. 난감한 상황이었다. 부모님이 아이를 잃어버렸다면 눈이 뒤집히게 찾고 난리가 났을 텐데 하는 생각에 조바심이 난다. 무조건 기다릴 수가 없어서 112에 신고를 했다. 고맙게도 경찰관이 오셔서 아기 엄마와 어렵게 통화가 되어 아기를 데리고 갔다.

아이는 직진 본능이 있어서 앞으로만 달린다고 한다. 혹시 아이를 잃어버려서 당황하기보다는 지문 사전등록을 미리 해놓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지난주 우리 어린이집에서는 지문 사전등록을 하였다. 만 8세 미만인 아동과 지적장애가 있거나, 장애인, 치매 환자들은 충북경찰청에 지문, 사진 등 정보를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등록하여 미아가 발생하였을 때 신속하게 발견하는 제도이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경찰청 위탁 업체를 통하여 현장 방문 등록을 할 수 있다. 필요한 서류는 아동 사전등록 신청서와 개인 정보동의서가 필요하다. 여건이 되시는 부모님은 가까운 경찰 지구대에서도 지문 등 사전등록이 가능하다고 하니 어린아이를 둔
가정에서는  등록하시면  좋을  것  같다

 

최미경 원장 (계룡리슈빌 어린이집
최미경 원장 (계룡리슈빌 어린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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