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원흥이두꺼비살리기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강태재 선생님은 2003년~2004년 원흥이두꺼비살리기 운동이 개발 측과 극한 충돌과 대립하던 시기에 원
흥이생명평화회의 제1기, 2기 공동의장을 맡아 ‘보존과 개발의 상생’이라는 대타협을 이끌어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때마침 김은숙 시인께서 강태재 선생님
에 대한 시를 써서 보내왔다. 이에 소개한다. /편집인의 말

오늘도 걷는다마는

                                  - 강태재 선생님


걷는다는 건 길을 가는 것
살아있는 길의 경전을 읽는 것이니
보고 담고 귀 기울이고 새기며
일어나는 질문과 답 찾아 멈추지 않는 걸음이니 
 

숲이며 유적이며 골목길 내력 살피다 만나는
보푸라기 같은 햇살 아래 밥을 버는 얼굴들 
메마른 표정 뒤 웅크린 슬픔 짚이거나 
길 아닌 길에 서성이는 위태로운 그림자 보이면 
발원發願처럼 오래도록 밤하늘 바라보다가

발끝에 탄식 차이는 기울어진 지대일수록 
웃음만큼 잊지 말아야 할 울음 자리에 머물며 
마음 심지 돋우어 오롯이 등불 밝히니 
바람 휘몰아쳐도 유장히 흘러갈 강물 그리느니

따사로운 눈빛들 그러모아 균형을 잡고 
울울창창 사람 숲 향해 오늘도 걷는다마는

 

< 詩作 노트 >
현대 우리 사회에 어른이 없다는 탄식을 많이 합니다.
어른이란 무엇일까요? 단순히 오래 살아온 사람이 아니라, 자신에게 쌓인 식견과 경륜을 필요한 사람에게 기꺼이 나누어 주는 사람, 그래서 그가 한 발자국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받쳐주는 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게 강태재 선생님은 그런 어른이십니다.

 

우리 사회가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도록 헌신한 분들이 많은데, 교직에 있을 때 저는 학교와 집만 오가며 지역에 별 관심을 기울이지도 어떤 역할을 하지도 못했습니다. 우리 사회를 위해 애쓰신 분들과 지역공동체에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기에, 퇴직 후 한 사람의 시민으로 내가 속한 공동체에 작은 역할이라도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그런 생각으로 조금씩 발을 뗄 때 ‘상생충 BOOK’ 운동을 같이하는 인연으로 자주 뵙게 된 강태재 선생님이 소중한 식견을 나눠주고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며 친절한 안내자가 되어 주셨습니다. 

 

팔순에 가까운 연세에도 시민단체 활동만이 아니라 문화, 예술, 역사, 자연 등 곳곳을 부지런히 찾아다니며 다시 의미를 새기고 때로 후배들을 격려하며 힘을 주십니다. 함께 자리하여 말씀 나누는 걸 좋아하는 후배들이 많다면 강태재 선생님은 우리 지역의 ‘어른’이 아닐까요?

 

SNS에 꾸준히 올리시는 ‘오늘도 걷는다마는’이라는 포스팅 제목에 우리 사회와 사람에 대한 선생님의 쉼 없는 관심과 걸음이 담겨있다는 생각에서 동일한 제목으로 창작한 詩입니다.

 

/  김은숙 시인​​​​​​​(상생충BOOK협의회 운영위원
/  김은숙 시인​​​​​​​(상생충BOOK협의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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