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할매들 시를 쓰다

아는 지인과 여행을 가고 싶어 전화를 걸었다. 서로 안부 인사를 하고 백두산 여행을 가자고 하였다. 날짜를 물어서 "8월21~25일"이라고 하니 "가고 싶은데 갈 수 없다고 한다. 지인은 오십 중반의 나이로 더 늦으면 안될 것 같아 대학에 들어 갔다고 한다. 어렸을 때 가정형편과 아들을 중시하근 부모님의 편향된 사고로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것이 한이 되어 자식들 장가보내 놓고 대학에 가려고 하였는데 아이들이 장가를 가지 않아 너무 늦으면 안될 것 같아 올해 모대학에 들어갔다고 한다.  여행을 같이 갈 수 없어 아쉽지만 축하의 말을 하고 한참 수다를 떤 후 전화를 끊었다.  그 지인에게 늦었다고 행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 만학을 응원하면서 얼마 전에 읽은 ' 칠곡 할매들 시를 쓰다' 시집에 있는 시 중에서 다음의 시를 적어본다.

늦은 나이에 한글공부를 하여 글씨도 비뚤고 받침도 엉망일 수 있지만 정감 있고 진솔한 마음이 담겨 있는 시를 읽으면서 마음이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왜 일까요! 더운 날 편안하게 읽어보세요.

 

공  부

                                  곽두조

 

80너머가 공부할라카이 
보고 도라서이 이자부고 
눈 뜨면 이자분다 
아들 둘 딸 둘 다 키웠는데 
그 세월 쪼매 잘 아랐우면 
조았을 거로
우리 미느리가 공부한다고
자꼬 하라칸다 시어마이 독똑하라꼬
자꼬 하라칸다

 

시가 뭐꼬?

                             소화자

논에 들에 
할 일도 많은데 
공부시간이라고 
일도 놓고 
헛둥지둥 왔는데 
시를 쓰라 하네 
시가 뭐고 
나는 시금치씨 
배추씨만 아는데

  

 

구진숙 마을기자
구진숙 마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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