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우리 어린이집에서는 열린 어린이집의 날, 부모님과 함께 ‘바다’를 주제로 오감 활동을 하였다. 여름에는 뭐니 뭐니 해도 아이들에게는 물놀이하는 것이 가장 재미있는 놀이일 것이다.

지난 며칠 동안 쉬지 않고 비가 내리는 바람에 가까운 오송에서 늘어난 물로 인한 많은 인명피해가 있어서 가슴이 너무 아프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도 수해를 겪은 적이 있었다. 한참 거리가 떨어져 있는 앞 냇가를 넘어 논으로 흙탕물이 밀려오는 모습은 정말 무서웠다. 냇가에서 멀지 않은 곳의 과수원집이 조금씩 기울어지며 무너져 가던 모습, 소가 떠내려가던 모습은 수십 년이 지났어도 잘 잊히지 않는다.

하늘에 구멍이 난 것 같이 매일 비가 내려서 밖에서는 물놀이를 할 수가 없었다. 유희실 바닥에 넓은 방수천막을 깔고 물놀이 풀장에 물을 받았다. 아이들은 수박 풍선을 던져 보기도 하고 튜브를 타며 물 놀이에 신이 났다. 엄마와 함께 낚시로 물고기를 잡고, 
조물조물 미역을 만져 보며 미끈거리는 느낌을 느껴보았다. 아이들은 미역을 얼굴에 붙이기도 하고 머리에 뒤집어써 보기도 한다.

 

얼마  전  카자흐스탄에서 한국으로 이사 온 4살 다니엘도 처음 한국 친구들과 오감 놀이에 참여했다. 아직 한국말을 하지 못하고 잘 알아듣지 못하여 번역기를 켜고 말할 때가 있다. 아기에게 처음 말을 가르치듯이 다니엘에게 말을 가르치며 낱말 카드를 보여 주며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물 속을 같이 뒹굴면서 아이들은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금
방 친구가 되었다. 낯선 나라에 와서 처음 접해보는 놀이일 텐데 다니엘은 하원 시간에도 더 놀다가 가겠다며 울음을 보이기까지 했다.

 

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랑이는 파라솔이 달린 의자에 앉아서 옥수수 먹기에 여념이 없다. 이번에는 아빠들이 많이 참석해 주셨다. 예전에는 어린이집 행사에 대부분 엄마가 참석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아빠도 휴가를 받고 오셔서 어린이집에서 하는 활동에 참여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실내용 바나나 보트를 힘 좋은 아빠들이 밀어 주니 아기들은 좋아서 까르르 넘어간다. 아이들은 정말 지칠 줄 모르고 놀았다.

옥수수, 핫바, 요구르트 등 한바탕 물놀이를 하고 나서 먹는 간식은 정말 꿀맛이다. 부모님들이 오셔서 조금씩 도와주시니 작은 안전사고 없이 아이들의 놀이는 훨씬 풍성해졌다. 행복한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힘든 줄 모르고 지낸 하루였다.

 

최미경 원장(계룡리슈빌 어린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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