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청남대울트라 마라톤대회(2023.4.8.~9. 1박 2일) 참가기

10년 연속. 100km 울트라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한 권길옥님

제19회 청남대울트라마라톤 대회는 꽃샘추위가 예상되어 완주가 만만치 않을 거라 예상이 되었고 전날 서울로 당일로 조문까지 다녀오느라 심신이 편치 않아 걱정되었다. 그래도 처음 출전하는 동지와 함께 청남대로 출발했다.

접수대로 가서 접수를 하고 배번을 부여받으니 마음은 벌써 출발지 청남대 정문에 가 있었다. 상의와 배낭에 번호표를 부착하고 헬기 운동장으로 이동하니 정말 많은 인원이 모여 있었다. 이번엔 젊은 분들도 많아 울트라마라톤대회도 세대교체가 된 느낌이었다. 4시 정각에 북소리와 함께 출발이 진행되었는데 정말 장관이었다. 처음 10km까지만 오버페이스 안 하면 완주할 수 있다는 기본이 있기에 최대한 페이스를 보면서 선수들과 대열을 유지하며 달렸다. 처음엔 날씨가 적당해 너무 좋다는 느낌이었는데 10km 지나 산덕리, 염티리로 들어서니 시원한 바람은 곧 차가운 바람으로 바뀌었다. 해가 떨어지고 염티재를 넘으면 정말 추울 것이라 예상을 하였고 배낭엔 바람막이 두벌과 긴 티 한 벌 그리고 벙어리 장갑이 있었기에 안심되었다.

 

11km 산덕리 부근에서 첫 봉사자들의 맛나는 바나나와 물급수를 보충받고 염티재를 향해서 달렸다. 달리다 보니 앞서 가시는 분 성함이 ‘김차길’이었다. 횡단과 종단까지 완주하시는 그분인지 알 수가 없어 계속 놓치지 않고 달려가다 염티재가 시작되는 부근에서 다가가 알아보니 그분이 맞아 염티재 정상까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염티재 정상까지 오르게 되었다.

정상에 오르니 김차길 형님께선 승용차 미끄러져 내려가듯이 쭈욱 내려 가시는데 정말 아무나 횡단, 종단을 하는 게 아니구나 하며 ‘나같은 사람은 청남대울트라 100km나 즐겨야지 섣불리 횡단이라도 신청했다간 초죽음을 맛 볼 거’라 생각해보았다.
굽이굽이 염티재 고갯길의 아름다운 벚꽃길은 작년과는 다르게 지고 있었다. 드디어 기나긴 염티재 고개를 마치고 남대문교로 가서 맛나는 꿀떡으로 요기하고 마침 동지가 도착했기에 나머지 77km를 향해서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며 달렸다.

해는 서산에 넘어가고 대청호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한기가 느껴졌고, 어느덧 30km 지점 구름재는 완주를 시험이라도 하듯이 체력시험대가 되었다. 어렵사리 정상에 오르다 보니 동지하고 거리가 벌어져 여기부턴 다시 홀로 달리기가 시작되었으며 구름재 정상에서 바라보는 밤하늘의 별들이 너무나 반짝거려 별천지에 들어선 느낌이었다. 북두칠성과 북극성 삼태성의 별자리들이 나를 이끌어 주는 듯 발걸음을 가볍게 해 주었고 깨끗한 공기는 한 줌의 산소 덩어리를 마시는 듯 청량감 그 자체였다.

작년 2022년 18회 대회 때는 출발 초반에 땀을 많이 흘린 인지 30km 지점부터 쥐가 나서 50km 차정 사거리까지 걷다뛰다 하였던 추억이 있었는데 이번엔 소금을 챙겨와서 마음 든든하였으며 37km 지점에서 초코파이와 달콤하고 따스한 커피 한잔으로 기를 보충하니 차정사거리까지 무난히 갈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들었다. 다시 달리기가 시작되었지만 그간 오면서 손이 시렵고 한기를 느끼게 되어 배낭을 벗고선 바람막이 상의를 입고 또한 벙어리장갑으로 갈아끼고 배낭을 메고 달렸다. 한기는 사라지고 온기를 느끼니 마음마저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45km 부근에서 힘들게 다가오는 분이 있기에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30km 지점부터 쥐가 나 차정사거리에서 포기하려고 한다고 한다. 그래서 소금 2알을 주고 저도 2알을 함께 먹었더니 그분이 하시는 말 “몸이 좋아져 오늘 완주해야겠다”고 말하여 덩달아 나도 기분이 좋아져 미역국밥을 먹는 곳까지 오게 되었고 배번에 확인도장 찍고선 미역국밥을 받아 김치를 곁들여 맛나게 먹었다.

식기 반납과 물보충을 하고 나머지 절반을 위해서 힘차게 출발을 했다. 63km 지점에서 봉사가 있다고 하여 기대감을 가지고 가는데 이곳은 다른 곳과는 다르게 벚꽃이 만개하여 마침 환하게 비춰주는 달빛과 함께 잘 어울려 즐겁고 행복하게 달릴 수 있었으며 또한 ‘이봉주’라는 아는 분을 만나 동반주도 오래도록 하면서 대화도 많이 나누었다.
피반령 입구까지 약 13km를 가면서 피로감도 엄습하고 졸림이 서서히 몰려와 피반령 정상까지 가는 길이 순탄치 않음을 직감하게 되었다. 어느덧 피반령 입구를 지나 중턱을 넘어서 비몽사몽 걸어가며 졸음과의 전쟁이 시작되었는데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고 작년에 동반주도 함께하고 10회를 완주한 ‘교환님’께서 시간 맞춰서 응원을 왔는데 컴컴하고 인원이 많은데도 감각적으로 잘 찾아 이름을 불러주니 그 소리에 귀가 번쩍 뜨면서 졸음과의 전쟁은 끝이 나게 되었다.

정말 친구가 뭔지 새벽같이 달려와 찾아준 것만도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듯 피반령 정상을 가볍게 오르고선 바로 손살같이 85km지점 인차리 어묵 봉사지로 힘차고 빠르게 내려갔다. 도착하여 성렬이가 떠주는 따끈한 어묵을 먹고서는 나홀로 90km 지점을 향해서 달려가는데 5km가 왜 이리 먼지 힘이 또 부치기 시작했다.

오늘은 마침 청주마라톤 정모가 문의에서 청남대 왕복주라서 잘하면 유니온 삼거리에서 만날거라 예상을 하였는데 정확히 삼거리 들어서니 회원님들과 함께 달리게 되었다. 잠시나마 힘차게 함께 달렸지만 그것도 잠시 홀로주로 청남대길을 달리게 되었다. 어느덧 피미고개 입구에 들어서니 1급수 지점에서 허창원 고문께서 사진도 찍어주고 화이팅을 외쳐주어 피미고개를 쉽게 넘을 수 있었다.

이렇게 하여 피니쉬까지는 약 6km가 남아서 다행이지만 뒤에서 달려오고 있는 동지들이 걱정이 되었다. 모두 무사 완주를 기원하며 달리게 되었는데 저 앞에서 경쾌하게 달려오는 영남아우님이 보였고 남은 거리가 4km 남았는데 11시간대에 완주하고선 응원차 배웅까지 왔다.

3km 남은 거리에서 청남대울트라 초대챔피온 오장환님 만나서 사진도 찍었고 이어서 정문까지 달려오니 피니쉬 골인아치가 눈에 들어왔다. 힘차게 들어가 골인을 하며 대장정의 10회 연속 완주를 하여 명예의전당에 입성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명품 청남대울트라 마라톤대회를 준비하고 밤샘 봉사를 하신 이병걸 조직위원장님과 모든 조직위원님들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더욱 빛나는 명품 청남대울트라 대회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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