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연(文然)의 고사성어-45

중구난방(衆口難防), 여러 사람의 입은 막기가 어렵다.

주(周)나라(기원전 1046~771)  때 있었던 이야기를 모은 십팔사략(十八史略)에 나오는 성어다.

이 책은 원(元)나라의 증선지(曾先之)가 편찬한 중국의 역사서로 초학자들의 교과서 역할을 했다. 어떤 사안에 대하여 의견이 일치되긴 어렵다. 더군다나 이해가 갈린 경우라면 사람마다 각각의 생각이 달라 각자의 처방을 낸다. 조금씩 양보하고 합리적인 차선책을 찾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교육을 받아 왔지만, 자신이 관련되면 싹 무시한다.

여러 사람이 입을 모아 주장하면(衆口) 막기 어렵다(難防)는 이 성어가, 이리저리 흩어지고 찢기어 갈피를 잡을 수 없다는 뜻의 지리멸렬(支離滅裂)로 처음에는 뜻하지 않았다. 주나라 여왕(厲王)은 국정을 비방하는 사람이 있으면 가차 없이 벌을 주었다. 백성들은 불만이 있어도 밀고가 두려워 입을 닫았다. 여왕은 반대하는 백성이 사라지자 정치를 잘 하는 줄 알고 기고만장했다.

이때 소공(召公)이 탄압정책에 반대하여 이렇게 간하였다.

“나라가 조용한 것은 비방을 억지로 막은 것에 불과합니다. 백성들의 입을 막는 것은 개천을 막는 것보다 어렵습니다.”라며 개천이 막혔다가 터지면 많은 사람이 다치고 손실도 크다. 백성들 또한 이와 같으니 다스리는 사람은 그들이 생각하는 말길을 틔워줘야 한다고 충언했다. 그러나 여왕은 이런 충언을 무시했다가 백성들이 난을 일으키자 도망가 평생 숨어 살게 되었다고 한다.

 

문연 이화수(남이황금길소식 기자,전 장신대학교 자연치유 대학원 교수)
문연 이화수(남이황금길소식 기자,전 장신대학교 자연치유 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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