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산3리 정월대보름 선바위 전통탑제

정월 대보름을 하루 앞둔 지난 2월 4일 오후 2시, 척산3리 ‘선바위 애향 탑’이 자리한 척산 저수지 입구에 수많은 주민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코로나라는 희귀한 질병으로 3년 가까이 두문불출하면서 내왕조차 어려웠던 지난날의 악몽을 떨치며 모처럼 마을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하얀 도포 자락을 휘날리며 양반 갓을 쓴 제주(이장관, 65세)와 축관이 돼지머리를 중심으로 떡과 과일 등 풍성하게 차려진 제 상위에 차례로 헌주를 하면서 이 마을의 동제가 시작되었다.

지난 1월 초 부임한 구창림 면장과 이길웅 남청주농협 조합장, 이화수 남이 황금길 소식 편집장 외 기자단 등 외빈들도 참석하여 뜻깊은 마을 축제에 박수를 보태고 있었다. 척산3리의 동제로 자리 잡은 전통 탑제(塔祭)는 남이 황금길의 주봉인 봉무산 아래 비옥한 농지와 아늑하고 인심 좋아 살기 좋은 마을로 유명한 척산3리(이장/박봉순, 67세)의 대표적인 마을 축제다. 척산3리는 남이면의 동쪽 중심지에 위치하여 80여 가구에 약 25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아담한 마을이다.

 

오래전 이곳 주민들이 각기 주옥같은 돌들을 모아 둥근 탑을 쌓고 새끼줄에 액운의 근접을 막는 하얀 종이를 끼워 넣어 탑을 감싸게 하는 형상의 조형물을 만들었는데, 이 돌탑을 중심으로 매년 정월 대보름을 맞이하여 동제를 거행하고 있다. 1991년에는 거대한 돌탑 옆에 ‘선바위 애향 탑’ 기념비와 ‘선바위 탑의 얼’ 시비까지 세워 탑제의 유래와 의미를 잘 새기고 있다.

특히 제주와 주민들의 헌주가 끝나면 참석자 모두에게 소지를 나눠주고 불을 살라서 지난날의 온갖 액운을 떨쳐버리는 순서가 있고 이어서, 탑을 세 바퀴 돌면서 무병장수 ‘가화만사’ 풍년을 축원하는 시간에는 엄숙하면서도 비장함마저 엿보게 된다. 행사를 마치고는 마을부녀회가 마련한 음식들을 나누며 흥겨운 잔치와 함께 친목을 도모하는 뜻깊은 하루로 동제를 마무리하게 된다.

 

글-김영주 남이황금길소식 기자
글-김영주 남이황금길소식 기자

 

 

사진-최태희 남이황금길소식 기자

 

저작권자 © 두꺼비마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