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남계룡리슈빌작은도서관

지난 13일 월요일 계룡리슈빌작은도서관활동가들의 워크샵이 청주 ‘해인네’(해성인문학네트워크)가 새 둥지를 틀고 있는 신항서원과 근처 지인집 그리고 이정골낚시터에서 이루어졌다.

해인네 김해숙 대표는 2001년부터 ‘청주역사문화학교’라는 교육공동체 만들어 역사뿐 아니라 생태, 고전, 전래놀이, 마을, 건강한 밥상 등 다양한 인문학교실을 이끌고 있다. 그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공부, 공부와 일, 일과 밥상을 연결시키는 꾸준한 활동들로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향기 있는 사람이다.

그의 안내로 신항서원이 원래는 유정서원이었다는 이야기, 청주의 강원도라는 이정골에 오늘날의 중고등학교 역할을 했던 서원이 세워진 우여곡절 등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지금은 아주 많이 축소되어 보잘 것 없는 모습으로 남아있지만 배움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그 뜻을 계승하여 몸으로 배우는 공부를 실천하고 있는 김 대표 이하 해인네의 활동가들을 보며, 우리 도서관 역시 같은 지향점을 가졌기에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았어도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었다.(신항서원과 해인네는 포털사이트를 검색하면 많은 글들이 있으니 여기서 자세한 소개는 생략한다.)

이날 워크숍 점심은 집에서 각자 준비해 온 반찬 한 가지씩에다, 근처 지인 집에서 마련한 밥과 된장, 각종 김치류였는데, 임금님 수라상이 부럽지 않은 성찬이었다.(사진을 보시라)

 

식사 후 이정골낚시터 산책을 하고 지인분께서 미리 준비해 놓은 따끈한 황토방에서 보이차와 군고구마, 과일 등을 먹으며 애국지사 박열과 후미코 이야기, 청주의 근대사와 고택 이야기를 들었다. 간송 전형필 선생이 연상되는 주인장의 이야깃거리가 무궁무진하여 다음에 도서관에 모셔 강의로도 듣고 아카이빙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하루로서는 너무나 짧은 일정을 마쳐야 했다. 끝으로 이날의 소회를 짧은 글로 표현해 주신 활동가의 시를 옮겨본다.

눈 안에 자연 한 가득,
입 안에 사랑 한 가득,
귀 속 담은 맑은 소리 한 가득,
발에 닿는 이정골 추억 한 가득,
돌아오는 수레바퀴엔 모든 분들의 노고 한 가득,
불빛 살려내며
맨살 비벼대는 큰 마당 안,
웃는 돌들과 함께
신항서원을 다시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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