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구 변호사 이야기

                                         ON LEE 이성구 변호사

2017년 사법고시가 폐지되었다. 현재는 로스쿨(법학 전문대학원)에서 법학석사 학위를 취득한 사람만이 시험을 통해 변호사가 된다. 산남동에는 법원이 있어 법률 사무소가 많지만 서울대 물리학 석사 출신으로 이과적 전문지식까지 겸비한 온리법률사무소 이성구 변호사· 변리사 이야기를 듣고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어떤 분일 까? 또 ON LEE의 의미도 궁금했다. 두꺼비마을신문과 같은 승강기를 사용하지만 문을 두드린 건 처음이다.

물리가 좋았던 학창시절
“학창시절 물리를 굉장히 좋아했어요.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간명하게 설명해 주는 물리에 매료됐었죠. 과학 문제 하나로 친구들이랑 며칠을 토론하고 문제 해결하는 것이 좋았어요. 망설임 없이 물리학을 전공했고, 이론 물리를 깊이 연구하며 학문의 길로 가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석사 과정까지 마쳤어요.” 직장이 아닌 직업 “석사 마치고 해군을 다녀오니 어느새 30살이 되었어요. 그사이 친구들은 박사 과정을 하거나 취업을 했지요. 그동안 공부한 것을 살릴 수 있는 변리사 시험을 계획했는데 변리사 시험을 준비하던 친구들이 변 호사를 하면 변리사도 병행할 수 있다는 말에 사법고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런데 물리학 공부와 사법고시의 공부방법이 너무나 달랐어요. 1년 반을 공부했지만 합격선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었죠. 어림잡아 제 점수 위에 수천 명이 있었어요. 해군 장 교 하면서 모은 돈도 점점 바닥이 났고 시간이 지날수 록 취업도 합격도 못할 것 같은 불안함이 커졌어요. 아버지께 “하던 공부와 달라 잘 안 될 것 같다”고 말 씀드렸더니 공부는 그만하고 취업해서 가정을 꾸리 라고 하시더군요. 너무 쿨하게 “그만해라” 하시니 오 히려 독하게 마음먹고 다시 한번 도전하는 계기가 되 었어요. 이번에 떨어지면 그만두어도 후회가 없겠다 싶을 정도로 정말 열심히 하니까 합격되더라고요.”

책임과 보람이 행복하다!
“변호사 11년차, 변호사가 되면 정말 다양한 생각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돼요. 자의든 타의든 소 송이나 분쟁에 휘말리게 된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분 들, 시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으로 시민들에 영향 을 주는 각종 결정을 하는 분들, 쉽지 않은 사회의 변 화를 이끌기 위해 사명 의식을 갖고 열심이신 분들, 다양한 분들을 가까이에서 접할 기회가 많아요. 그리 고 변호사로서 직접 그 속에 들어가 누군가의 인생에 서 중요한 결정이 이루어지는 순간을 함께 할 수도 있 고, 사회의 중요한 결정에 일부분을 담당하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어요. 그만큼 변호사로서의 책임과 보람, 고단함을 복합적으로 느낀다고 할까요. 다양한 사람 들을 통해 인생에서 부와 명예, 권력의 모습이 아닌 가장 작더라도 자신만의 자리에서 최고로 느낄 수 있 는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평범한 진 리를 새삼 깨닫고 있어요”

따뜻한 변호사이고 싶다!
“형사 사건에 피고인을 조력할 수 있는 국선변호인 이 있는 것처럼 민사에도 소송구조 변호사가 있어요. 일반 소송보다 보수가 적고 더 힘든 부분이 많지만 그 분들의 위로받고, 호소하고픈 마음을 들어주고, 때로 는 수긍하기 힘든 현실을 설명드리기 위해 신청해요. 또 소송이라는 게 이길 걸 지거나 질 걸 이기기는 쉽 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변호사가 질 것을 이기게 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능력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분 들도 있어요. 결과가 보이는 경우엔 수임할 때 승산이 높지 않아도 하실지를 여쭤보는 편입니다. 사실 제가 안 하게 돼도 어차피 다른 변호사님과 하는 경우도 많 으니 조금 더 과대 포장하면 수임하는 경우가 많겠지 만 결국에는 갈등이 생기기도 하고 무리한다는 생각 에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아요. 마법을 부릴 수는 없 겠지만 최선을 다하고 ‘온리’의 경청을 통해 응어리를 풀고 따뜻함을 느끼기를 바래요. 브로커에게 사기당 한 우즈베키스탄 이주 노동자가 소송도 지고 돌아간 다기에 그 나라에선 큰 돈이겠다 싶어 받은 수임료 일 부를 되돌려 준 적이 있어요. 그런데 이주 노동자들 사이에서 소문이 났는지 여러 번 이주 노동자와 관련 된 사건 문의 전화를 받기도 했어요. 돈보다 더 중요 한 돈으로 평가할 수 없는 마음의 풍요로움이랄까 그 런 것을 느낄 수 있었죠.”

온리법률사무소가 있는 건물과 안내판. 온리법률사무소는 청주지방법원 동문~            청주교육지원청 서문 사이 대로변에 있는 ‘호반빌딩’ 4층에 있다.  
온리법률사무소가 있는 건물과 안내판. 온리법률사무소는 청주지방법원 동문~            청주교육지원청 서문 사이 대로변에 있는 ‘호반빌딩’ 4층에 있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행복!
“요즘 힘나는 시간은 독서, 축구동아리 활동할 때랍 니다. 개업 변호사의 좋은 점이 시간 조절이 가능한 것이죠.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운동하고 다양한 관 심사의 책을 서로 추천하고 토론하는 것이 행복해요. 중도에 포기했던 물리 공부에 대한 꿈도 꿉니다. 불확 실한 미래, 자신 없었던 이론 물리에 아직도 아쉬움이 있거든요. 밤샘 실험과 이해되지 않는 수식에 치였던 물리학도가 아닌 본업인 변호사로 여유롭게 바라보 는 물리 공부를 해보고 싶거든요. 아이들이 4학년, 1학년이에요. 아이들에게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 용기 있게 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해주고 싶어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즐겁게 사는 것만큼 행복한 것은 없으니까요!”

변호사란 누군가를 위해 변론을 펼쳐야 하는 사람이다, 인터뷰를 하며 그 변론에 법률적 지식만큼이나 사람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승 소의 기쁨과 더불어 의뢰인의 마음속 응어리도 풀어 주고 싶은 마음. 경청하는 마음,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이성구 변호사의 마음이 전해졌다. 같은 직업을 가졌다고 다 똑같은 동기와 가치관을 가진 것은 아닐 것이다. 냉철한 지식만이 아닌 따뜻한 경청이 꼭 필요한 의뢰인이 있다면 ON LEE를 소개하고 싶다. 세상이 각박해진 만큼 어디서나 필요한 건 사람의 온기가 아닐까? 이 변호사는 ON LEE를 ‘소송은 이성구에게’라는 뜻으로 설명했지만 우리마을인물백과사전은 온리를 ‘따뜻할 온, 마을 리’로 고쳐 읽어보았다. 단돈 천원을 받고 돈 없고 ‘빽’ 없는 이들의 든든한 힘이 되어주었던 드라마 속 ‘천원짜리 변호사 천지훈’에 열광했던 우리들. 산남동에는 따뜻함이 늘 ON 상태인 ‘only(온리) LEE성구 변호사’가 있다. 똑똑똑~ 언제라도 노크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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